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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철의 팩트펀치] 트럼프 '헬월드' 개막, 재계 '플랜B' 준비해야
입력: 2016.11.12 06:00 / 수정: 2016.11.12 06:00
지난 8일(현지시각) 제45대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가 당선돼 세계가 깜짝 놀랐다. 재계는 가뜩이나 최순실 게이트 후폭풍으로 좌불안석인 상황에서 예상을 뒤엎은 트럼프 우산까지 챙겨야 할 처지다. /게티이미지 제공
지난 8일(현지시각) 제45대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가 당선돼 세계가 깜짝 놀랐다. 재계는 가뜩이나 '최순실 게이트' 후폭풍으로 좌불안석인 상황에서 예상을 뒤엎은 '트럼프 우산'까지 챙겨야 할 처지다. /게티이미지 제공

[더팩트 | 권오철 기자] "한국은 지금 '최순실'로도 버거운데 '트럼프'까지 가세해 내우외환이다." "'헬조선'을 넘어 '헬월드'가 열렸다." 제45대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70)가 당선됐다는 소식을 들은 사람들의 말이다.

대부분 예상밖의 결과라는 반응을 보였지만 지난달 27일 한국기자협회와 삼성언론재단이 공동으로 주관한 특강에서 이춘근(64) 이화여대 교수(한국해양전략연구소 선임연구위원)는 일부 여론조사에서 트럼프가 힐러리 클린턴(69)을 앞서고 있다고 밝히며 트럼프의 당선 가능성을 제기한 바 있다.

당시 국내 언론은 클린턴의 당선을 기정사실화하고 있었기 때문에 이 교수가 내놓은 전망은 매우 신선했다. 이 교수는 미국에서 LA 타임스 등 일각의 여론조사에서 트럼프가 클린턴을 앞섰고, ABC방송과 로이터를 제외한 모든 여론조사에서 두 후보의 지지율은 박빙으로 나온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클린턴이 트럼프를 이기는 여론조사에서도 1~2%포인트 차이에 불과하다며 트럼프의 당선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미국 대선의 뚜껑이 열리자 이 교수의 관측은 현실로 나타났다. 이 교수에게 '예방주사'를 맞아서인지 필자는 트럼프의 당선이 크게 놀랍지 않았다. 하지만 트럼프의 당선은 미국 현지와 세계 각국이 예기치 못한 하나의 사건인 것만은 분명하다. 많은 미국인들은 트럼프를 지지하면서도 겉으로는 속내를 드러내지 않았다고 한다. 남들에겐 TV 프로 중 다큐멘터리를 가장 좋아한다고 말해놓고 집에서는 막장 드라마를 보는 심리라고 이 교수는 설명했다.

미국인들의 꽁꽁 숨겨놓은 본심과 클린턴의 우세를 보도한 미국 주류 언론 탓에 한국 사회는 아무런 대책 없이 트럼프 시대를 맞이했다. 현 정권이 '트럼프 월드'를 사전에 준비한 바는 잘 알려지지 않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10일 트럼프와 통화한 것이 트럼프와 우리 정부가 나눈 첫 교신이다. 재계도 마찬가지다. 한 지인이 미국 대선을 앞두고 국내 대기업 관계자들을 만나 "혹시 모를 트럼프 당선을 대비한 '플랜B'가 있느냐"고 질문했지만 모두 "아니"라고 대답했다고 한다. 마른 하늘에서 내린 소낙비를 맞은 셈이다.

재계는 가뜩이나 '최순실 게이트' 후폭풍으로 좌불안석인 상황인데 뜬금없는 '트럼프 우산'까지 챙겨야 할 처지다. 트럼프의 공약을 한 마디로 요약하면 '더 잘사는 미국 건설'이다. 이를 위해 모든 자유무역 협상을 폐지하고 전면 재협상에 들어가는 등 파격적인 외교정책을 펼 것이란 전망이 재계를 곤혹스럽게 하고 있다. 트럼프가 한국 정부를 상대로 한·미 FTA 재협상에 나서고 한층 강화된 보호무역주의를 내세우면 수출 비중이 큰 철강, 섬유, 자동차, 스마트폰, 백색가전 등 산업은 트럼프발 관세 직격탄을 피할 수 없을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여기에 트럼프가 달러 약세를 유도할 경우 수출업계의 수익성 악화는 심화된다.

반면 정부는 트럼프의 공공인프라 투자 확대 정책이 새로운 기회 요인이 될 수 있다는 낙관론을 폈다. 트럼프는 미국 내 노후화 된 다리, 도로, 철도, 항만 등의 공공인프라에 1조 달러를 투자할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국내 건설사들이 사업에 참여할 수 있다면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 외에도 트럼프의 저가 의약품 수입 확대 정책이 국내 제약업계에 호재로 작용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물론 '트럼프발 충격'의 이해관계를 속단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지적도 있다. 트럼프가 유세 과정에서 여러 정책들을 내놨지만 이는 정교하게 완성된 정책이기보다는 득표를 위한 언급이기 때문에 실제로 어떤 정책을 펼지는 두고 봐야 한다는 시각에서다. 하지만 트럼프 월드의 개막으로 국내 경제 상황이 불확실성에 던져진 것만은 자명하다. 내년 1월 21일 트럼프의 공식 취임까지 남은 시간은 70일. 정부의 컨트롤타워 기능이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는 악조건의 상황이지만 재계는 이제라도 트럼프에 맞설 카드 '플랜B'를 구축해 나가야 한다.

kondor@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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