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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현장] 김영란법 시행 첫날, 강남대로 고급음식점 가보니…
입력: 2016.09.28 18:11 / 수정: 2016.09.28 18:11
김영란법 시행 첫날 서울 서초구의 활복요리전문점 아카사카는 김영란법 시행전부터 2만9000원의 김영란정식을 저녁 메뉴에 포함시킨 사실이 SNS를 통해 알려진 곳이다. 28일 취재진이 찾았을 때는 김영란정식이 아닌 특별정식으로 메뉴 이름이 변경돼 있었다. /권오철 기자
김영란법 시행 첫날 서울 서초구의 활복요리전문점 아카사카는 김영란법 시행전부터 2만9000원의 '김영란정식'을 저녁 메뉴에 포함시킨 사실이 SNS를 통해 알려진 곳이다. 28일 취재진이 찾았을 때는 '김영란정식'이 아닌 '특별정식'으로 메뉴 이름이 변경돼 있었다. /권오철 기자

[더팩트 | 권오철 기자] 김영란법으로 불리는 부정청탁 및 금품 수수에 관한 법률이 오늘(28일)부터 시행됐다. 김영란법은 공직자 등이 접대받을 수 있는 음식물의 액수를 3만 원으로 제한하고 있어 시행 전부터 음식업계의 걱정거리로 떠올랐다.

김영란법 시행 첫날, 실제 음식점의 분위기는 어떨까? <더팩트>가 직점 이날 점심시간 서울 강남대로 주변 몇몇 음식점을 찾아가 봤다. 점심시간은 대부분 식당에서 저렴한 식사 메뉴가 준비돼 있어 김영란법의 타격을 받지 않고 있었다.

하지만 식당 점주들의 걱정은 저녁시간이었다. 특히 기본적으로 3만 원을 넘기는 메뉴들로 구성된 고급 식당은 김영란법의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김영란법을 겨냥해 2만9000원 메뉴를 추가한 음식점이 있는가 하면 오히려 이전보다 10%의 가격을 올리는 음식점도 눈에 띄었다.

서울 서초구의 활복요리전문점 아카사카는 김영란법 시행전부터 2만9000원의 '김영란정식'을 저녁 메뉴에 포함시킨 사실이 SNS를 통해 알려진 곳이다. 이날 취재진이 아카사카를 찾았을 때는 같은 가격의 정식은 있었지만 '김영란정식'이 아닌 '특별정식'으로 메뉴 이름이 변경돼 있었다.

아카사카 사장 박 모 씨는 "김영란정식을 만들고 나서 너무 이슈가 돼서 부담이 됐다"면서 메뉴 이름을 변경한 사연을 말했다. 이어 "특별정식은 점심정식을 그대로 저녁메뉴에 가져온 것"이라며 "공무원만을 위해 만든 것은 아니라 모임을 하는 일반 손님들도 쉽게 찾을 수 있도록 문턱을 낮춘 것이다"고 설명했다. 해당 메뉴는 10인분 이상을 사전에 예약해야 이용이 가능하다.

강남대로에서 소고기 맛집으로 알려진 춘하추동. 춘하추동 관계자에 따르면 아직 김영란법 메뉴는 만들지 않았지만 저녁 손님을 생각해 곧 김영란법 메뉴를 만들 예정이라고 한다.
강남대로에서 소고기 맛집으로 알려진 춘하추동. 춘하추동 관계자에 따르면 아직 김영란법 메뉴는 만들지 않았지만 저녁 손님을 생각해 곧 김영란법 메뉴를 만들 예정이라고 한다.

강남대로에서 소고기 맛집으로 알려진 춘하추동은 점심을 먹으러 나온 주변 회사 직원들로 붐볐으며 빈자리는 보이지 않았다. 종업원들은 예약 손님을 안내하기에 바빴다.

춘하추동 사장 백 모 씨는 "점심시간은 평소 분위기와 같다"면서 "저녁에는 가격대가 높은 식사 위주라서 걱정이 되는 것이 사실이다"고 걱정을 털어놨다. 춘하추동의 150g당 한우구이 가격은 꽃등심 5만3000원, 등심 4만3000원, 꽃갈비살 4만8000원 , 갈비살 3만5000원, 차돌백이 2만7000원 등이다.

씨는 "아백 직 김영란법에 맞춘 메뉴를 만들지 않았지만 곧 만들 생각이다"고 밝혔다. 이어 오늘 저녁 예약 손님이 있느냐는 질문에 "아직까지는 없다"고 답했다.

돼지갈비·평양냉면 맛집 봉피양 강남점은 줄서서 기다리는 손님으로 붐볐다. 하지만 봉피양 관계자는 김영란법 영향으로 매출의 25~30%가 줄었다고 설명했다.
돼지갈비·평양냉면 맛집 봉피양 강남점은 줄서서 기다리는 손님으로 붐볐다. 하지만 봉피양 관계자는 김영란법 영향으로 매출의 25~30%가 줄었다고 설명했다.

춘하추동 길 건너에 자리한 돼지갈비·평양냉면 맛집 봉피양을 찾았을 때는 10여 명의 예약 손님이 식당 밖에서 순서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곳은 점심시간이나 저녁시간이나 손님이 줄을 잇는 곳으로 유명하다. 종업원들은 정신없이 움직이고 있었다.

봉피양의 냉면, 설렁탕, 도가니 탕 등은 1만 원~2만 원대가 주를 이루지만 한우는 생갈비 200g이 9만5000원, 꽃등심 150g이 9만5000원, 양념갈비 200g이 6만1000원, 안창살 100g이 5만5000원 등 고가를 이루고 있다. 봉피양의 돼지갈비는 270g에 2만5000원으로 비교적 낮은 가격이지만 대체로 김영란법 시행으로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는 가격선이다.

봉피양에서 10년 이상을 근무했다고 소개한 노 모 씨는 말 붙일 틈도 없이 바쁜 중에서도 "원래 이거보다 더 많아야 하는데 평소보다 예약 손님이 없다"면서 "어제는 더 없었는데 오늘은 어제에 비해서는 좀 있다"고 말했다. 노 씨에 따르면 봉피양은 이미 김영란법의 타격을 받고 있었다. 노 씨는 "당연히 김영란법이 걱정된다"면서 "요즘 매출이 25~30% 떨어졌다"고 말했다.

고급 한우 식당 버드나무집은 김영란법 시행에도 불구하고 음식의 가격을 10% 인상할 방침이다. 그동안 사용하는 재료에 비해 가격이 낮았다는 설명이다.
고급 한우 식당 버드나무집은 김영란법 시행에도 불구하고 음식의 가격을 10% 인상할 방침이다. 그동안 사용하는 재료에 비해 가격이 낮았다는 설명이다.

취재진이 마지막으로 찾은 곳은 갈비탕으로 유명한 고깃집 버드나무집 서초점이다. 점심시간에 딱 80인분의 한우 갈비탕을 준비하고 그 이상은 팔지 않는다. 이날 역시 오전 11시 40분쯤 한우 갈비탕은 매진됐다고 한다. 가격은 2만 원으로 일반 갈비탕의 두 배 수준이다.

버드나무집의 한우 가격도 만만치 않다. 등심 140g이 6만6000원, 안창살 130g이 6만6000원, 주물럭 140g이 5만5000원 갈비 250g이 5만5000원 등이다. 하지만 버드나무집은 김영란법 시행에도 불구하고 가격을 올리는 방침을 세웠다.

버드나무집 이사 오 모 씨는 "우리는 모든 저녁메뉴가 김영란법에 걸린다"면서 "하지만 경영진은 10월부터 10%정도 가격을 인상하기로 결정했다"며 파격적인 행보를 밝혔다. 이어 "그동안 품질에 비해 고기를 싸게 팔아 적자였다"면서 "더 이상 손해를 보지 않겠다"고 말했다.

대부분 음식점이 김영란법에 가격을 맞추고 있는 가운데 버드나무집의 결정은 다소 의외라는 반응에 오 씨는 "물론 우리도 김영란법의 영향을 받겠지만 크게 의식하지 않는다"면서 "다른 곳은 가격을 다 내리지만 우리가 이런 결정을 하는 데에는 자신감이 있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오 씨는 "우리는 최고의 재료를 쓴다"고 덧붙였다. 평소 버드나무집 서초점의 저녁 예약 손님은 15~20팀 정도라고 한다. 오 씨는 "오늘도 예약은 평소와 같다"고 설명했다.

kondor@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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