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노조는 23일 서울 상암동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성과연봉제 저지 및 관치금융 철폐를 요구하는 총파업을 진행했다. /상암=문병희 기자 |
파업 영향은 제한적, 금융 대란 없었다
[더팩트ㅣ상암=박대웅·서민지Ⅱ 기자]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금융 노조)이 성과연봉제 저지를 위해 한자리에 모였다. 이들은 성과연봉제 철폐를 요구하며, 총력 투쟁을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다졌다.
금융 노조는 23일 오전 9시부터 서울 상암동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9.23 총파업'을 열었다. 금융 노조의 총파업은 지난 2007년, 2014년에 이어 세 번째다.
행사 준비에 이어 노동가요 배우기, 구호 연습 등을 마친 뒤 오전 11시가 되자 본격적인 행사가 시작됐다. 개회선언을 비롯해 총파업 선포, 노동가요 제창, 총파업 대회사 및 격려사가 이어졌다.
이날 총파업에 참석한 조합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상암=문병희 기자 |
이날 김문호 금융 노조 위원장은 개회사에서 "총파업 전 파업불참 각서를 강요하고 정부가 파업에 엄정 대처하라는 지시를 내리는 등 파업 저지가 있었다"며 "금융 노조는 어떤 경우에도 성과연봉제에 합의하지 않고 끝까지 싸워 저지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단상에 오른 김동만 한국노총 위원장과 최종민 민주노총 직무대행도 "성과연봉제 도입을 철회해야 한다"며 "낙하산 인사·관치금융은 철폐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양대 노총은 노동자의 권리를 침해하는 불법행위를 보고 있지 않겠다며 연대 투쟁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정치권 또한 격려사를 전했다. 금융 노조 위원장을 지냈던 이용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과거 파업 자체가 불법으로 간주됐지만, 합법 파업이 되는 현 상황도 나아진 건 아니다"라며 "금융 노조의 파업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심상정 정의당 상임대표 또한 "성과연봉제는 이미 실패한 제도"라며 "낙하산 인사와 방만경영으로 불거진 책임을 노동자에게 전가하는 것은 절대 용납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금융 노조가 단상에 올라 금융 노조 총파업 구호를 외치고 있다. /상암=남용희 인턴기자 |
오후에는 각종 문화공연과 지부 위원장들의 투쟁발언, 안건 상정 및 심의, 2차 투쟁선포 등의 순서로 이어졌다.
홍완엽 금융 노조 수석부위원장은 "정부가 노사 관계를 벌어지게 하고 있다. 성과연봉제 도입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사즉생의 심정으로 성과연봉제 철폐를 위해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강하게 말했다.
이후 마이크를 넘겨받은 SC제일은행·신용정보원·기업은행·산업은행 지부 등의 위원장도 정부와 사측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며 투쟁을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금융 노조는 이번 총파업을 시작으로 성과연봉제 도입이 무산될 때까지 총력 투쟁에 나선다. 이들은 오는 10월부터 제2차, 제3차 총파업 등을 포함한 쟁의행위를 이어갈 계획이다.
한편 이번 총파업에 참석한 인원이 예상보다 많지 않아 은행 영업에는 큰 차질이 없었다. 다만 참석자 수를 두고 정부와 금융 노조의 의견은 엇갈렸다.
금융 노조는 이날 파업에 5만 명 정도가 참석한 것으로 추산했다. 반면 금융감독원과 고용노동부는 오전 10시 기준 각각 1만8000명, 1만9000명 정도가 참여한 것으로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