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자협회는 서울 중구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부정청탁 및 금품 수수에 관한 법률(김영란법)' 설명회를 8일 개최했다. /한국프레스센터=권오철 기자

[더팩트 | 권오철 기자] 김영란법이 시행이 되면 언론사와 기자들은 무엇을 조심하고 어떻게 대비해야 할까?

이러한 질문에 대해 소병철 한국기자협회 자문위원장(농협대학교 석좌교수)은 광고 청탁이나 행사 등을 계획할 때 상식성, 공개성, 명시성에 부합하는지를 따져보라고 권했다. 대비책으로는 김영란법 시행 후 1년은 선례가 쌓일 때까지 조심하고 사업 시행 전 국민권익위원회에 물어보고 시행하라고 덧붙였다.

한국기자협회는 서울 중구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부정청탁 및 금품 수수에 관한 법률(김영란법)' 설명회를 8일 개최했다. 이번 설명회는 100여 명의 기자 및 언론사 관계자가 참석한 가운데 소 위원장의 김영란법 핵심 조문에 대한 해설로 진행됐다.

흔히 김영란법은 음식물은 3만 원, 선물은 5만 원 경조사비는 10만 원으로 규제하는 이른바 '3·5·10'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각 언론사의 실무적 광고 청탁이나 행사 진행에 따른 적용에서 부정청탁의 기준을 판단하는 것은 관계자들에게 아직도 낯선 문제로 남아 있다.

소 위원장은 언론사의 경영에 있어 무엇이 부정청탁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서 ▲상식에 부합하는지 ▲공개적으로 투명하게 하는지 ▲규정과 절차가 명시되어 있는지를 따져보라고 권했다.

예를 들어 기자가 기업에 광고를 부탁하는 것 자체는 부정청탁이 아니므로 가능하다. 정상적 계약을 맺고 광고성 기사를 쓰는 것도 가능하다. 물론 기자가 기업의 약점을 내세워 광고를 청탁하는 경우는 또 다른 형사 법령에 의해 절차상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김영란법은 '3·5·10'외에도 공직자 등이 1회 100만 원, 회계연도 300만 원 이상의 금품을 받으면 처벌 받도록 규정하고 있어 기자가 광고를 부탁한 후 회사가 받게 되는 광고료가 문제가 될 수 있다.

소병철 한국기자협회 자문위원장(농협대학교 석좌교수)이 기자 및 언론사 관계자를 대상으로 김영란법 핵심 조문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한국프레스센터=권오철 기자

하지만 예외 조항에 따르면 채권·채무의 관계는 '100만 원·300만 원' 이상의 돈 거래가 허용된다. 이때 채권·채무에 대한 정당성이 요구되는데 광고료의 규모가 사회 통념상의 상식선 안에 있는지, 공개적으로 투명하게 거래가 이뤄지는지, 명시적으로 규정과 절차가 정해져 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정당한 채권·채무 계약관계의 형식이 이뤄진다 하더라도 내재적인 한계는 존재한다. 기업이 언론사에 광고료를 지불할 경우 각 언론사의 시청료, 판매부수 등에 따른 통상(상식)적인 광고료를 초과하면 문제가 발생한다. 또 광고를 수주받은 기자가 회사로부터 인센티브를 받는 것은 허용하지만 회사가 아닌 광고대행사 등 제3자로부터 인센티브를 받는 것은 문제가 되는 등 각 언론사의 광고계약 특징에 따라 적용되는 경우는 다양할 수 있다.

소 위원장은 결론에서 김영란법 대비를 위해 4가지 포인트를 제시했다.

먼저 김영란법 시행 후 1년 동안은 조심해야 한다. 김영란법은 적용 대상과 금액 기준이 제시되고 있을 뿐, 적용범위가 광범위 하고 해석과 이해에 있어 차이를 보일 여지가 있어 선례가 쌓일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둘째로 언론사가 시행하는 내부 사업을 모아놓고 절차가 명시화돼 있는지 등을 전반적으로 점검해야 한다. 셋째로 어떤 사업을 시행하기 전에 의문 사항은 미리 권익위에 질의하고 회신을 받는다. 마지막으로는 각 언론사의 투철한 직업윤리와 각오를 실천하기를 소 위원장은 권했다.

한편 김영란법은 지난 2011년 6월 김영란 전 권익위원장이 국무회의에서 처음으로 제안한 '공직자의 청탁수수 및 사익추구 금지법'으로 제안자인 김 전 위원장의 이름에서 따왔다.

국회 정무위원회는 지난해 1월 정무위 전체회의에서 법 적용 대상을 '공직자'에서 '공직자 등'으로 바꾸면서 사립학교와 언론사의 장 및 임직원을 포함시켰다. 이어 같은 해 3월 국회 본의회에서 의결, 대한변호사협회·한국기자협회 등이 헌법소원을 냈음에도 올해 7월 헌법재판소가 합헌 결정을 했다. 김영란법은 실제적으로 오는 9월 28일 시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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