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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유성· 강만수· 홍기택 '무너진' 산업은행 수장, 정권탓인가?
입력: 2016.08.06 05:51 / 수정: 2016.08.06 1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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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은행이 최근 대우조선 사태 관련 비리 의혹에 휩싸이면서 국책은행의 위상이 무너지고 있다. /더팩트 DB
산업은행이 최근 '대우조선 사태' 관련 비리 의혹에 휩싸이면서 국책은행의 위상이 무너지고 있다. /더팩트 DB

[더팩트ㅣ서민지Ⅱ 기자] '대우조선해양 사태' 기간을 지낸 민유성 전 산업은행 회장부터 강만수·홍기택 전 회장이 부실관리 및 비리 의혹 등에 휩싸이면서 산업은행의 책임론이 다시금 떠오르고 있다. 여기에 이 전에 재직했던 수장들 역시 각종 비리에 연루된 바 있어 국책은행의 위상이 무너지고 있다.

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강만수 전 회장은 재임 시절 대우조선 비리를 은폐하고, 지인 회사를 편법 지원한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강 전 회장은 경영컨설팅을 통해 대우조선의 비리 사실을 적발했으나 이를 묵인하는 대가로 지인이 운영하는 회사에 자금을 지원하도록 압박한 것이다.

강 전 회장의 요구를 받은 대우조선은 바이오업체 B사를 지원했다. 대우조선과 자회사 부산국제물류(BIDC)는 2011년 9월과 11월에 각각 4억9999만8000원씩을 투자했다. 10억 원 이상의 투자는 내부 이사회 의결을 거쳐야 하는데, 이 사항이 산업은행에 보고된다는 사실을 감안한 편법이다.

하지만 이런 방식으로 지원은 지속됐다. 2012~2013년에도 대우조선은 연구비 지원을 목적으로 B사에 추가로 44억 원을 지원했다. 이때 대우조선 관계자들은 강력히 반대했으나 강 전 회장이 압력을 행사하자 편법을 사용하게 됐다. 또한 강 전 회장은 본인의 친척이 운영하는 건설업체 W사에 50억 원 상당의 일감을 몰아준 의혹도 받고 있다.

역대 산업은행 수장들이 비리 의혹 등 논란에 휘말리면서 불명예를 벗지 못하고 있다. /내용=서민지 기자, 그래픽=정용무 기자
역대 산업은행 수장들이 비리 의혹 등 논란에 휘말리면서 불명예를 벗지 못하고 있다. /내용=서민지 기자, 그래픽=정용무 기자

산업은행 수장의 몰락은 이뿐만이 아니다. 민유성 전 회장 역시 대우조선 경영비리 의혹에 연루돼 있어 검찰의 수사를 받을 것으로 관측된다. 여기에 재임 시절 파산 직전인 리먼브라더스를 인수하려 하면서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최근에는 한 시민단체가 민유성 전 회장이 재직 당시 산업은행이 보유하고 있던 성지지오텍 주식을 시세보다 싸게 매도해 산업은행에 손해를 입게 했다며 고발하기도 했다. 시민단체는 민유성 전 회장이 성진지오텍에 대해 갖고 있던 445억9200주 상당의 신주인수권부 사채를 성진지오텍 대표의 개인회사인 유영금속에 매도했고, 이에 따라 산업은행은 시세차익 100억 원가량을 손해를 봤다고 주장하고 있다.

산업은행 회장들의 불명예는 이전부터 '전통(?)'처럼 이어져 왔다. 1988년부터 2000년 수장으로 있던 이근영 전 총재는 정부의 요구에 따라 현대상선에 4000억 원을 불법 대출해줘 논란이 됐다. 이는 김대중 정부의 '대북 송금' 사건 발단이 되기도 했다.

그 뒤를 이은 엄낙용 전 총재의 경우 국정감사에서 돌발 발언 등을 이유로 산업은행 수장 임기를 8개월 정도만 채운 채 자리에서 물러났다. 그는 국정감사에서 현대상선이 북한을 지원하는 과정에서 정권 실세가 개입했다는 주장을 제기했다.

이다음 수장인 정건용 전 총재는 뇌물수수 혐의로 징역 6월과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기도 했다. 그는 김재록 전 인베스투스글로벌 회장에게 컨설팅 업무를 수주하도록 도와달라는 청탁과 함께 1만 달러를 뇌물로 받았다. 총재에서 물러난 후에도 9개월 동안 사무실을 무상으로 제공받기도 했다.

다음 바통은 김창록 전 총재가 이어받았다. 그는 2008년 변양균 전 청와대 정책실장의 청탁을 받고 뇌물성 후원금을 제공했다. 뇌물은 7000만 원 상당 규모로 신정아 씨가 일하던 성곡미술관에 후원한 것이다.

올해 초까지 산업은행을 이끌었던 홍기택 전 회장의 경우 대우조선 지원을 두고 "정부와 금융 당국이 모든 것을 결정했고, 산업은행은 들러리 역할만 했다"고 발언해 파문이 일었다. 정부의 '관치금융'과 홍기택 전 회장의 '책임 회피' 등 논란은 확산됐고, 최근 아시아인프라은행(AIIB) 부총재직에서 사실상 사퇴 수순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산업은행이 비리 등으로 얼룩지자 "국책은행의 위상을 찾아보기 힘들다"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산업은행이 잇단 비리로 국민의 신뢰를 저버리고 있다"며 "이러한 상황이 오랜 시간 이어온 만큼 신뢰를 쉽게 회복하지는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jisseo@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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