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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지의 경제in] 범죄형 '개미핥기', 중처벌이 답이다
입력: 2016.08.04 11:28 / 수정: 2016.08.04 11:28
최근 주가조작, 미공개정보 이용 등 증권범죄가 끊이지 않자 솜방망이 처벌 때문이란 지적이 나오고 있다. /더팩트 DB
최근 주가조작, 미공개정보 이용 등 증권범죄가 끊이지 않자 '솜방망이' 처벌 때문이란 지적이 나오고 있다. /더팩트 DB

[더팩트ㅣ서민지Ⅱ 기자] '있는 사람이 더 한다.'

최근 기업 오너부터 연예인 등 유명인들의 주식 불공정거래 의혹을 보고 있자니 이런 생각부터 든다. 남들보다 '넉넉한' 삶을 지내는 이들은 더 많은 돈을 불리기 위해 미공개정보를 이용하거나 허위 공시를 하는 등 본인의 이익을 위해 주가를 이리저리 휘두르고 있다. 여기에 같이 휘둘리는 건 개인투자자(개미)들이다.

전날 하루종일 검색어 상위 자리를 지키고 있던 기업이 있다. 다소 생소한 이름인 '보타바이오'라는 기업이다. 배우 견미리가 최대주주로 있는데, 그의 남편 이홍헌 전 파미셀 회장이 주가조작 혐의로 구속되자 검색어에 수시로 오르내린 것이다.

내용은 이렇다. 보타바이오 사내이사를 지냈던 이 전 회장이 2014년 10월부터 올해 4월까지 보타바이오의 주가를 부풀려 유상증자로 받은 주식을 매각해 40억 원 상당의 차익을 챙겼다는 것이다. 검찰에 따르면 그는 홍콩계 자본이 투자한다는 등 호재성 내용을 허위로 공시해 주가를 오르게 했다.

실제로 보타바이오의 주가는 크게 들썩였다. 당시 주당 1500~1700원대였던 주가는 유상증자 후 5000원대까지 급등했다. 아직 이 전 회장에 대한 혐의가 확정된 것은 아니라 지켜봐야겠지만, 그가 2011년 주가조작 혐의로 징역 3년을 선고받은 바 있어 의심이 커지는 상황이긴 하다.

이같은 소식이 알려지자 주식시장에 미치는 파급력은 막강했다. 보타바이오의 주가는 하한가를 달리며 전장보다 1225원(29.99%) 내린 2860원까지 떨어졌다. 순식간에 52주 최저가를 찍은 것이다. 호재를 믿고 투자한 개미들은 가만히 있다 등이 터지는 꼴이 됐다.

증권범죄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개인투자자들의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사진은 여의도 증권가 전경. /더팩트DB
증권범죄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개인투자자들의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사진은 여의도 증권가 전경. /더팩트DB

주식시장에서 불공정거래 행위는 심심치 않게 발생하고 있다. 지난 4월에만 해도 최은영 전 한진해운 회장(현 유수홀딩스 회장)은 한진해운이 자율협약 신청으로 주가가 급락하기 전 손실을 피하기 위해 보유주식 전량을 매도했다. 약 10억 원의 손실을 면했고, 이를 위해 미공개정보를 이용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 외에도 연예인, 법조계 인사 등의 불공정거래로 증권시장은 범죄로 물들고 있다. 증권범죄는 시장 참여자들의 공정한 투자를 해치고, 피해를 양산하기 때문에 중범죄에 해당한다. 하지만 이같은 범죄는 매년 130건 정도가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증권범죄가 끊이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업계 전문가들은 '솜방망이' 처벌이 증권범죄를 조장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증권범죄는 교묘한 방법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적발하기 쉽지 않을 뿐더러 적발된다 할지라도 혐의를 입증하기 어려운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처벌에 있어 실형보다 집행유예에 그치거나 벌금은 불법을 저질러 챙긴 부당이익에 비해 적어 처벌 수위가 다소 약한 편이다.

지난 4월 한국거래소와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서울남부지방검찰은 갈수록 고도해지는 증권범죄를 대처하기 위해 조사·감독 기관의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불공정거래 규제 사각지대를 해소하기 위해 철저한 조사에 착수하겠다는 것이다. 이에 기대가 큰 만큼 당국은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현재 인기리에 상영되고 있는 영화 '부산행'에서는 펀드매니저를 '개미핥기'라고 묘사해 눈길을 끌었다. 불순한 의도의 몇몇 펀드매니저들이 특정 종목의 주가를 오르내리게 하기 위해 시쳇말로 '개미를 등쳐먹는' 걸 꼬집은 극 중 표현이다. 물론 국내 펀드매니저를 뭉뚱그려 개미핥기로 봐서는 안 된다.

오히려 최근 잇따라 발생하는 증권범죄들을 보면 범죄형 '대형 개미핥기'는 따로 있는 것 같다. 미공개 정보나 허위 공시 등을 이용해 주가를 조작하는 혹은 개인적 이익을 취하는 이들이 그들이다. 금융 당국은 불안해하는 개미들을 개미핥기 소굴에서 보호해주는 든든한 버팀목이 돼야 한다. 자본시장을 우롱하고 법을 우습게 보는 개미핥기는 중처벌해야 한다.

jisseo@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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