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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임형 ISA' 수익률 증권사 압승, 금융권 '머니무브' 진행되나
입력: 2016.07.29 11:18 / 수정: 2016.07.29 16:57
증권사가 최근 3개월간 일임형 ISA 운용에서 은행권에 압승을 거두며 머니무브가 본격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더팩트 DB
증권사가 최근 3개월간 일임형 ISA 운용에서 은행권에 압승을 거두며 '머니무브'가 본격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더팩트 DB

[더팩트ㅣ서민지Ⅱ 기자] 올해 초 금융권의 화두였던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성적표가 발표됐다. 증권사가 현재 ISA의 절대 강자인 은행권에 압승한 가운데 최근 ISA 계좌이동제가 시행된 만큼 2조4000억 원의 '머니무브(자금이동)'가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저금리시대에 수익률을 따라 계좌 이동이 활발히 전개될 것으로 투자전문가들은 본다.

29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3개월간(4월 11일~7월 11일) 일임형 ISA 모델 포트폴리오(MP) 수익률 상위 30위권에 기업·우리은행의 상품 2개를 제외하곤 증권사가 싹쓸이했다.

메리츠종금증권이 1~4위를 줄줄이 차지하며 상위권에 가장 많은 상품을 올렸다. 평균 수익률도 1.63%로 1위를 차지했다. 이 외에도 MP 수익률 10위권 안에는 증권사 상품이 모두 자리 잡았고, 30위권까지 확대해야 은행권 상품 2개가 포함됐다.

전체 상품에서도 증권사 MP 130개 중 103개(88.8%)가 플러스 수익률을 올렸고, 13개(11.2%) 마이너스 수익률을 나타냈다. 은행의 경우 MP 34개 중 25개(73.4%)가 플러스 수익률을 9개(26.5%)가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했다.

금융사별 ISA 평균 수익률을 따져봐도 증권사의 강세는 두드러진다. 메리츠종금증권, 하나금융투자, HMC투자증권, SK증권, 미래에셋대우, NH투자증권, 유안타증권 등 7곳의 증권사가 1%대 수익률을 거뒀지만, 은행권 중 평균 수익률 1%를 넘는 곳은 없었다.

최근 3개월간 일임형 ISA 모델 포트폴리오 수익률 상위 10위권에는 증권사 상품들이 줄을 이었다. /자료=금융투자협회, 표=서민지 기자
최근 3개월간 일임형 ISA 모델 포트폴리오 수익률 상위 10위권에는 증권사 상품들이 줄을 이었다. /자료=금융투자협회, 표=서민지 기자

이처럼 증권사가 수익률에서 완승을 거두자 은행권 ISA 고객들이 증권사로 발길을 돌리는 게 아니냐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지난 18일부터 ISA 계좌이동제가 시작된 만큼 지각변동이 이뤄질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금융사 영업점에 방문해 원스톱으로 손쉽게 계좌를 이동할 수 있다는 점 또한 이를 부추길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ISA 가입이 은행에 편중돼 있는 만큼 대규모 자금이 이동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달 말 기준 ISA 전체 가입자 수 236만7794명 중 90%에 가까운 212만3552명이 은행에서 ISA 계좌를 만들었다. 은행의 ISA 가입 금액은 1조7201억 원으로 전체 2조4573억 원에서 약 70% 차지한다.

체계적인 자산 관리를 위해 일임형 ISA로의 움직임이 활발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신탁형 상품의 경우 소비자가 자유롭게 금융 상품을 선택해야 하지만 일임형은 금융사의 투자 포트폴리오에 맞춰 자산이 운용되는 방식이다. ISA 운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거나 고수익을 원하는 신탁형 고객의 경우 일임형으로 갈아탈 가능성이 있다.

지난달 말 기준 ISA 누적 가입자 수 236만7749명 중 신탁형 가입자는 213만2720명으로 90%에 달한다. ISA 계좌이동제는 유형에 상관없이 이동이 가능한 상황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초저금리가 이어지고 있는 만큼 수익률에 따라 고객들의 이동이 활발히 이뤄질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저금리로 다른 투자처로 눈을 돌리는 이들이 많아 수익률은 곧 금융사의 경쟁력"이라며 "고수익 가능성이 있는 위험도가 높은 상품의 경우 증권사가 경험이 많아 전문적이기 때문에 금융사를 갈아타는 고객들이 속속 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전 세계 시장에 불확실성이 확대된 만큼 이동이 많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경기 불황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 속 최근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등으로 글로벌 시장에도 우려가 확산되고 있어 고위험군 상품에 자금을 돌리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 "수익률 또한 아직 3개월간의 결과이기 때문에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jisseo@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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