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현 CJ그룹 회장이 병세가 급속히 악화해 신체적 정신적으로 더는 재판을 진행할 수 없다고 판단, 19일 대법원과 검찰에 각각 상고 취하서와 구속집행정지 신청서를 제출했다. /더팩트 DB |
[더팩트 | 서재근 기자]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19일 대법원과 검찰에 각각 상고 취하서와 구속집행정지 신청서를 제출했다.
이 회장의 병세가 급속히 악화해 신체적 정신적으로 더는 재판을 진행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는 게 그룹 측의 설명이다. CJ그룹 관계자에 따르면 이 회장은 사지 근육이 점차 위축·소실돼 마비돼가는 불치의 신경근육계 유전병 샤르코 마리 투스(CMT)가 급속도로 악화해 걷기, 쓰기, 젓가락질 등 기본적인 일상생활 유지조차 어려워진 상태다.
CJ그룹 관계자는 "이 회장은 부축 없이는 전혀 걷지도 못할 정도로 건강이 최악의 상태에 다다른 것은 물론 죽음에 대한 공포, 재판에 대한 스트레스 등으로 극도의 불안과 우울증에 시달리고 있다"며 "기업 총수이기에 앞서 한 인간의 생명권, 치료권을 보장받을 수 있기를 간절히 희망한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기존 근육 위축 증세가 심했던 양쪽 다리에 이어 팔 쪽 근육 위축 및 소실 속도가 매우 빨라지면서 손과 손가락의 변형과 기능 저하가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종아리 근육이 모두 빠져 체중이 양쪽 무릎에 쏠리면서 관절에도 무리가 가 기본적인 일상생활이 불가능한 상태다.
CJ그룹 측은 "최근 의료진이 이 회장의 근육량을 측정한 결과 지난 2012년말 대비 무려 26%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며 "더욱 심각한 문제는 특별한 치료제가 없어 매일 2회 전기자극 치료를 시행하고 있지만, 이미 위축·변형된 손과 발을 원래 상태로 되돌릴 길이 없고, 무릎관절 손상으로 통증이 심각해 기본적인 치료조차 원활하게 할 수 없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재현 회장은 기존 근육 위축 증세가 심했던 양쪽 다리에 이어 팔 쪽 근육 위축 및 소실 속도가 매우 빨라지면서 손과 손가락의 변형과 기능 저하가 진행된 상태다. /CJ그룹 제공 |
이어 "심리상태 역시 매우 불안정한 상태"라며 "이 회장은 지난해 말 파기환송심에서 실형 선고를 받은 데 이어 그 충격으로 평생 의지해온 어머니마저 쓰러지자, 좌절감과 죄책감에 음식 거부, 치료거부 증세를 보여 혈관으로 영양수액과 함께 항우울제를 투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식신장 거부반응 역시 심각한 수준이다. 이 회장은 부인으로부터 신장을 이식받았지만, 유전자형이 전혀 맞지 않는 비혈연간 이식인 데다 지난 2014년 재수감 당시 일시에 신체 균형이 무너지면서 면역억제제를 고용량으로 사용하고 있는데 간 수치 악화, 부신부전증, 입안 궤양, 고혈압 등 부작용도 심각한 수준이라는 게 그룹 측의 설명이다.
CJ그룹 고위 관계자는 "이 회장이 주치의는 '장기이식환자에 필요한 감염관리나 CMT 재활치료 환경이 전혀 갖춰져 있지 않은 교도소에 이 회장이 수감될 경우 심각한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경고했다. 지금과 같은 건강상태로 (이 회장이) 구속수감된다면, 치명적인 위험에 처할 것"이라며 "최근 이 회장은 가족들에게 '내가 이러다 죽는 것 아니냐. 살고 싶다'며 죽음의 공포를 수차례 호소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