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18일) ISA 계좌이동제가 시행되면서 2조 원에 달하는 자금이 대거 이동할지 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더팩트 DB |
[더팩트ㅣ서민지Ⅱ 기자] 오늘(18일)부터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계좌이동제가 시행되면서 금융업계에 지각변동이 예고되고 있다. 대규모 자금이 이동할 수 있는 만큼 금융업계는 행여나 가입자를 뺏길까 긴장감에 휩싸였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날부터 ISA 계좌이동제가 도입된다. ISA는 지난 3월 출시된 통장으로 예·적금부터 펀드, 주가연계증권(ELS) 등 금융상품을 한 계좌로 통합 운영할 수 있어 일명 '만능통장'이라 불리고 있다.
ISA는 그간 금융사 간 계좌 이동이 불가능했지만 이번 제도 시행으로 금융사나 상품 등을 원하는 대로 변경할 수 있게 됐다. 금융사 영업점만 방문하면 원스톱으로 간편하게 계좌를 이동할 수 있다.
이처럼 손쉽게 계좌를 이동할 수 있게 되자 수익률이 높은 금융사로 계좌 이동이 이뤄져 금융사 간 격차가 벌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초저금리가 지속되면서 위험을 감수하더라도 높은 수익을 내는 상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은행권이 일임형 ISA 수익률을 공개하는 시점을 기준으로 소비자들의 움직임이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달 증권사의 일임형 ISA 수익률만 공개되면서 비교 대상은 증권사에 한정된 상태다. 하지만 오는 30일 은행권의 일임형 ISA 수익률이 공개된다면 소비자들이 수익률에 따라 방향을 잡을 가능성이 크다.
ISA 계좌이동제 시행으로 수익률이 높은 금융사로의 이동이 활발해질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인 가운데 소비자들의 움직임이 크지 않을 것이란 의견도 함께 나오고 있다. /더팩트 DB |
특히나 공격적인 운영을 하는 증권사로의 이동이 활발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ISA가 당초 예상보다 좋은 반응을 얻고 있지는 못하다"며 "증권사가 은행에 비해 중위험·중수익 상품군에 대한 투자 경험이 많은 만큼 일임형 ISA의 경우 증권사에 관심이 집중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반면 예상보다 뚜렷한 움직임이 나타나진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현재 증권사의 주력 상품인 일임형 ISA 상품의 경우 가입자 비중이 크지 않아 소비자들이 이동이 미미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지난달 말 기준 ISA 가입자 수는 236만7794명으로 투자 금액은 총 2조4537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일임형 가입금액은 3148억 원으로 신탁형 가입 금액(2조1425억 원)의 6.8%밖에 되지 않는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ISA를 시작한 지 얼마 안 됐기 때문에 3, 4개월간의 수익률을 놓고 비교하기엔 무리가 있다"면서 "글로벌 경기 시장도 안정적이지 않기 때문에 계좌 이동에 고려할 점이 많아 쉽게 이동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 당국은 이번 제도가 주는 긍정적인 효과에 주목하고 있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ISA 가입자가 세제상 불이익에 대한 걱정 없이 금융사나 상품 등을 변경할 수 있어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며 "이에 따라 금융사들은 수익률 제고, 수수료 인하 등 고객 편익 증진을 위해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편 ISA 계좌이동은 이전하려는 금융사 방문을 통해 원스톱으로 이뤄지며, 계좌 이전에 따른 수수료는 부과되지 않는다. 다만 기존계좌에 편입된 자산의 종류에 따라 해당 자산을 환매하는 과정에서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