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팩트

  • HOME >NEWS >경제 >IT >게임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글자크게
    • 글자작게
    • 인쇄하기
    기사제보
[TF현장] 포켓몬 고향 일본도 주목하는 속초 게임 열풍
입력: 2016.07.16 09:00 / 수정: 2016.07.18 18:57

해외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닌텐도 신작 모바일게임 ‘포켓몬 GO’가 강원도 속초에서도 이용 가능하다는 소식이 빠르게 퍼지는 가운데 15일 속초 엑스포타워에서 ‘포켓몬 GO’ 이용자들이 게임을 즐기고 있다. /속초=이덕인 기자
해외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닌텐도 신작 모바일게임 ‘포켓몬 GO’가 강원도 속초에서도 이용 가능하다는 소식이 빠르게 퍼지는 가운데 15일 속초 엑스포타워에서 ‘포켓몬 GO’ 이용자들이 게임을 즐기고 있다. /속초=이덕인 기자

‘포켓몬 GO’ 신드롬 진원지 속초시 가봤더니

[더팩트 | 속초=최승진 기자] ‘포켓몬 GO(고)’ 열풍이 거세게 몰아치고 있는 실제 태초마을(게임과 애니메이션 ‘포켓몬’에서 주인공이 처음 시작하는 마을)의 모습은 어떨까. 그 해답을 찾기 위해 15일 서울에서 차로 약 3시간 거리인 강원도 속초시를 찾았다.

동해안의 푸른 바다를 감상할 수 있는 이곳은 본격적인 휴가철이 시작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몰려드는 포켓몬 관광객들로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었다. 전 세계적으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포켓몬 GO’를 양양·고성 등과 함께 국내에서 즐길 수 있는 몇 안 되는 지역이기 때문이다.

엑스포공원과 해수욕장 그리고 고속버스터미널은 속초에서 ‘포켓몬 GO’를 즐기는 사람들에게 3대 성지로 불리고 있다. ‘포켓몬’을 좀 안다는 사람이라면 이를 금세 눈치 챌 수 있다. 스마트폰 게임인 ‘포켓몬 GO’는 실제 거리를 돌아다니면서 지도에 표시된 곳으로 이동해 ‘피카츄’ 등 ‘포켓몬’을 포획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게임의 핵심인 ‘포켓몬’들은 속초시내에서도 이들 장소에 가장 많이 출몰한다. 그런 만큼 이용자들도 많이 몰린다.

한 시민이 15일 입구에 ‘포켓몬 서식 지역’이라고 적힌 상점으로 들어서고 있다.  /속초=이덕인 기자
한 시민이 15일 입구에 ‘포켓몬 서식 지역’이라고 적힌 상점으로 들어서고 있다. /속초=이덕인 기자

속초엑스포공원 인근 편의점에서 일하고 있는 천모 씨(22)는 “평일인데도 불구하고 어제와 그제 주말만큼 매출이 나왔다”며 “오전 12시에 마감할 것을 어제는 새벽 3시에 했다”고 말했다. ‘포켓몬 GO’를 즐기기 위해 어제 저녁 경북 상주에서 직접 차를 몰고 온 이모 씨(31)는 “포켓몬은 지금의 뽀로로와 같은 어린 시절 상징”이라고 했다. 10살 아들과 함께 이 게임을 즐기고 있던 주부 서모 씨(46)는 “아이와 눈높이를 맞추기 위해 시작했다”며 “현실적인 요소가 강조돼 호기심을 충족시킨다”고 전했다.

속초해수욕장은 물놀이를 즐기는 사람들로 북적일 것이란 기대와 달리 곳곳에 수영금지를 알리는 깃발이 걸려있었다. 높은 파도가 치면서 위험 경고가 내려져 출입이 전면 금지됐기 때문이다. 대신 그 자리를 ‘포켓몬 GO’를 즐기는 사람들이 채웠다. 이곳저곳 걸어 다니면서 손가락으로 휴대전화 화면을 연신 쓸어 넘기는 풍경이 이채롭다.

인명구조요원으로 일하고 있는 김모 씨(20)는 이에 대해 “지난해와 달라진 것이 있다면 휴대전화를 들고 포켓몬을 찾아다니는 사람들의 모습을 볼 수 있게 됐다는 점”이라고 설명했다. 인근에서 식품점을 운영하는 이모 씨(52)는 “젊은이들이 많아지니 음료수 하나라도 더 팔게 돼 매출이 늘었다”고 전했다.

일본 TBS 취재진이 15일 속초엑스포공원에서 한 ‘포켓몬 GO’ 이용자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속초=이덕인 기자
일본 TBS 취재진이 15일 속초엑스포공원에서 한 ‘포켓몬 GO’ 이용자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속초=이덕인 기자

서울에서 속초로 내려오는 고속버스는 이날 대부분 매진이었다. 본격적인 휴가철인 7월 하순에서나 볼법한 풍경이 보름 일찍 펼쳐진 것이다. 터미널 인근에선 포켓몬을 잡기 위해 바쁜 걸음을 재촉하는 사람들이 종종 보였다. 이런 모습은 오전보다는 오후에 더 많았다. 이를 두고 낮에는 관광지를 둘러보기 때문이라는 일부 해석도 나온다.

포켓몬 도시로 바뀐 속초는 이모저모를 담으려는 각 언론사들의 취재열기로 뜨거웠다. 이를 바라보는 해외 시각도 흥미롭다. 일본 방송 TBS의 다케다 유카리 PD는 “미국·호주 등 일부 국가에 출시된 포켓몬 GO가 어떤 이유에서인지 모르지만 한국 속초에서 플레이할 수 있다는 소식을 듣고 왔다”며 “생각했던 것보다 재미있어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놀랬다”고 밝혔다. 일본에선 현재 이 게임을 즐길 수 있냐는 질문에 그는 “할 수 있는 곳이 없다”고 답했다. 홍콩에서 온 국내 게임회사 직원 얀 람 씨(30)는 “포켓몬 GO를 즐길 수 있다고 해서 다른 외국인 동료들과 함께 속초에 왔다”며 “여행도 즐기고 게임도 하니 좋다”고 말했다.

속초지역에서는 ‘포켓몬 GO’ 열풍을 등에 업은 신종 아르바이트도 탄생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포켓몬 GO’ 소식을 듣고 14일 인천에서 온 대학 휴학생 3인의 ‘알 부화’ 아르바이트가 대표적이다. 새로운 ‘포켓몬’을 얻기 위해선 게임 속 ‘알’을 가지고 수 킬로미터 거리를 이동해야 하는데 이 일을 대신 해주는 일이다. 이들은 ‘포켓몬’을 대신 키워준다는 해외 기사에 착안해 이번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 때마침 전동휠도 갖고 있었다. 가격은 1km 당 1000원이다. 그동안 얼마를 벌었는지 묻자 “하루 식비 정도 벌었다”고 했다.

속초해수욕장 출입이 15일 금지된 가운데 ‘포켓몬 GO’ 이용자들이 해변가에서 게임을 즐기고 있다. /속초=이덕인 기자
속초해수욕장 출입이 15일 금지된 가운데 ‘포켓몬 GO’ 이용자들이 해변가에서 게임을 즐기고 있다. /속초=이덕인 기자

중앙대학교 선후배 사이인 이표 씨(29)와 이동혁 씨(23)는 15일부터 속초시내에서 ‘스마트폰 비상 충전기’를 판매하기 시작했다. 방학을 맞아 의미 있는 일을 하고 싶어 지방을 다니면서 이것저것 팔고 있던 중 ‘포켓몬 GO’ 열풍 소식을 듣고 이곳으로 왔다. 이들은 ‘당신폰이 잠든 사이에 전설의 포켓몬이 누군가에게 잡히고 있다’라고 적힌 재치 있는 팻말을 목에 걸고 있었다.

수많은 사람들이 속초에서 가상의 괴물 잡기에 여념이 없자 이들을 대상으로 한 업체들의 홍보전도 펼쳐졌다. 식품업체 매일유업은 이날 엑스포공원에서 ‘포켓몬’을 잡고 인증샷을 보여주면 자사 커피 제품을 무료로 나눠주는 행사를 진행했다. 오후 3시부터 2시간 동안 모두 500개의 커피 제품 가운데 200개가 나갔다. 몇몇 사람들은 ‘포켓몬’의 남자 주인공으로 변장한 행사진행요원과 함께 기념사진을 찍기도 했다.

속초시내 곳곳에선 포켓몬 관광객을 위한 할인혜택을 제공했다. 한 식당은 13일부터 이들에게 가격을 10% 깎아주는 것은 물론 마실 물과 화장실 그리고 휴대전화 배터리 충전도 자유롭게 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포켓몬 GO’를 하기 위해선 이곳저곳 힘들게 돌아다녀야 하는데 이곳 주인인 김모 씨(30)도 같은 ‘포켓몬 GO’ 게이머로서 동질감을 느꼈기 때문이다. 그는 “어제의 경우 매출이 전주 목요일 대비 6배나 증가했다”며 “손님 중 절반은 포켓몬 관광객이었다”고 귀띔을 했다. 그러면서 “이번 일을 추진해 나가면서 기분 나쁜 적도 없었다. 다들 예의를 갖췄다”고 전했다.

한 식음료 회사가 15일 속초엑스포공원에서 ‘포켓몬 GO’ 이용자에게 무료 음료를 제공하고 있다. /속초=이덕인 기자
한 식음료 회사가 15일 속초엑스포공원에서 ‘포켓몬 GO’ 이용자에게 무료 음료를 제공하고 있다. /속초=이덕인 기자

눈에 띄는 점이 있다면 이 같은 ‘포켓몬’ 특수가 속초시내에서도 지역별 그리고 업태별로 다르게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속초해수욕장 인근에서 4년째 커피숍을 운영 중인 곽모 씨(25)는 “포켓몬 열풍이 불었다고 해서 특별히 체감할 정도는 아니다”며 “걸어 다니면서 하고 잠도 자야 하기 때문에 편의점과 숙박업이 덕을 볼 것 같다”고 전했다.

속초를 뒤흔든 ‘포켓몬’ 열풍에 경찰도 비상이다. 많은 사람들이 몰릴 것으로 예상되는 지역에 경찰 인력을 중점 배치하고 순찰을 강화하고 있다. 해외에선 ‘포켓몬 GO’를 즐기면서 길을 걷다 다치거나, 운전 중 부주의로 교통사고를 내는 사례가 나오고 있다. 국내에선 아직 사건사고가 보고되지 않았지만 안심할 수 없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shaii@tf.co.kr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이메일: jebo@tf.co.kr
▶뉴스 홈페이지: http://talk.tf.co.kr/bbs/report/write
- 네이버 메인 더팩트 구독하고 [특종보자▶]
- 그곳이 알고싶냐? [영상보기▶]
AD
인기기사
  • BIZ & GIRL

    • 이전
    • 다음
 
  • TOP NEWS

 
 
  • HOT 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