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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운호 게이트'에 연루됐던 검사장 출신 홍만표·부장판사 출신 최유정 변호사와 '롯데 맏딸'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왼쪽부터)이 모두 구속됐다. /더팩트DB |
[더팩트ㅣ박지혜 기자] 일명 '정운호 게이트'로 불리며 변호사와 의뢰인간의 폭행 사건에서 촉발돼 법조계의 고질적인 비리와 기업간의 불공정거래까지 모두 들춰낸 이번 사건이 끝을 향하고 있다. 최근 검찰은 정운호 전 네이처리퍼블릭 대표의 변호를 맡았던 판검사 출신 변호인을 포함해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까지 롯데면세점 입점 비리 및 배임죄로 구속시켰다. 이로써 정 전 대표와 연루됐던 핵심 인물들이 모두 구속돼 법의 심판을 받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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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운호 전 네이처리퍼블릭 대표의 롯데면세점 입점 로비 의혹에 연루된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이 7일 새벽 구속 수감됐다. /이새롬 기자 |
◆정운호 연루된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 기업인으로는 첫 구속
7일 법조계에 따르면 정 전 대표에게 수십억 원을 받고 네이처리퍼블릭을 롯데면세점에 입점시켜준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이 구속수감됐다. 신영자 이사장은 정 전 대표의 로비와 관련된 혐의로 구속된 첫 기업인이다.
신영자 이사장은 정 전 대표의 측근으로부터 약 30억 원의 금품을 받고 롯데면세점에 입점시켜 준 혐의를 받고 있다. 신영자 이사장은 네이처리퍼블릭 매장을 영업에 유리한 곳으로 재배치하라고 지시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또 네이처리퍼블릭 뿐만 아니라 다른 화장품 업체와 요식업체 등으로부터도 면세점 입점 컨설팅 명목의 뒷돈을 받은 혐의도 있다.
또 검찰의 수사 과정에서 신영자 이사장이 배임과 횡령을 했다는 사실도 적발됐다. 검찰은 신영자 이사장의 아들 장재영 씨가 100% 지분을 가지고 있는 BNF통상으로부터 자녀들의 급여 명목으로 40억 원 이상을 받아간 정황을 포착했다. 신영자 이사장과 장 씨에게 횡령 혐의까지 적용되면 총 혐의액수는 70억 원 이상이 될 것으로 추산된다.
이에 따라 서울중앙지검 방위사업수사부(부장검사 박찬호)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배임수재 등 혐의로 신영자 이사장에 대해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했고 법원은 이를 받아들여 발부했다.
업계 관계자는 "업계에서는 모두 정 전 대표의 사건이 이렇게 커질 것이라고는 예상하지 못 했다"며 "중소기업의 대표가 전직 판검사 출신을 구속시키고 현직 검사까지 수사대상에 올려놓을 것이라고는 아무도 몰랐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이번 사건은 현재 검찰이 롯데그룹의 전방위적인 수사를 진행하고 있는 상황에서 신영자 이사장이 연루되면서 롯데그룹의 수사와 신영자 이사장의 수사가 겹쳐지는 등 사건이 매우 복잡하게 돌아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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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운호 전 네이처리퍼블릭 대표의 변호를 맡았던 판검사 출신 변호인들이 모두 구속됐다. /더팩트DB |
◆ 문어발처럼 얽힌 '정운호 게이트' 어떻게 촉발됐나
지난 4월 22일 정 전 대표가 자신의 항소심 변호를 맡았던 판사 출신 최유정 변호사의 팔목을 비틀고 의자를 던지는 등의 폭력 행위를 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정 전 대표는 최 변호사에게 수임료로 받은 20억 원을 돌려달라고 요구하는 과정에서 폭행이 일어났다고 진술했다.
당시 정 전 대표의 법무 대리인 정성태 변호사는 "최 변호사가 보석허가 결정에 의한 석방을 조건으로 소송위임계약서도 작성하지 않은 채 50억 원의 거액을 요구했다"며, "최 변호사 측이 선납 받은 20억 원 수임료는 상습도박 혐의뿐만 아니라 정 대표가 얽힌 민·형사 사건 일체에 대한 선임료라고 주장을 하고 있지만 그렇지 않다"고 주장했다.
변호사와 의뢰인 간의 수임료 문제였던 이 사건은 수사 과정에서 최 변호사가 정 전 대표에게 받은 수임료를 법조계 관계자들에게 로비를 하는 용도로 사용했다는 진술이 확보되면서 '법조계 비리 사건'으로 확대됐다. 정 전 대표를 중심으로 법조계의 고질적인 전관예우가 드러난 셈이다.
조사가 시작된 후 최 변호사는 전주로 잠적했지만 지난 5월 10일 경찰에 체포됐다. 이후 최 변호사는 유리한 재판부 배당·보석석방 등을 내세워 정 전 대표로부터 착수금 20억 원을 먼저 받고 성공보수 30억 원을 추가로 받는 등 50억 원의 부당 수임료를 받은 혐의(변호사법 위반)로 구속기소돼 법의 심판을 받고 있다.
최 변호사에 대한 수사가 시작되면서 정 전 대표가 100억 원대 불법 도박 혐의로 수사를 받기 시작한 지난 2012년 그의 변호를 맡았던 검사장 출신 홍만표 변호사에도 수사의 칼날이 향했다. 홍 변호사는 지난 2012년과 2014년에 홍 변호사는 검찰과 경찰로부터 두 차례 무혐의 처분을 이끌어 냈다.
홍 변호사 역시 검사장 출신이라는 '전관 변호사'임을 앞세워 정 전 대표를 수사하는 검찰 등에 압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문제는 검찰의 수사 결과 홍 변호사가 변호 활동을 하면서 조세포탈을 하고 이를 부동산에 투자해 부당으로 재산을 부풀려온 사실이 추가로 확인됐다는 점이다. 실제 홍 변호사는 2011년 9월 이후 지난해까지 사건 수임료 34억여 원을 세금 신고에서 누락해 15억여 원을 탈세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에 따라 검찰은 홍 변호사를 변호사법 위반,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조세포탈 혐의 등으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홍 변호사는 검사장 특수통 출신 변호사에서 법의 심판을 기다리는 피의자 신세가 됐다.
이 외에도 검찰은 서울중앙지검 조사관 소속 수사관 김 씨가 정 전 대표의 로비 의혹의 핵심 인물로 꼽히는 법조 브로커 이민희 씨(구속기소)와 사건 관계자 등으로부터 수천만 원 상당의 금품을 받은 정황을 포착하고 압수수색을 하고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또 서울고등검찰청 소속 박모 검사가 감사원의 감사 무마 등을 대가로 정 전 대표 측으로부터 억대 금품을 수수했다는 정황을 포착해 지난 21일 해당 검사의 주거지와 검찰청사 내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하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