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팩트

  • HOME >NEWS >경제 >경제일반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글자크게
    • 글자작게
    • 인쇄하기
    기사제보
[명재곤의 세상토크] 이건희 회장 사망설과 '지라시'의 증시 농락
입력: 2016.07.01 06:14 / 수정: 2016.07.01 10:12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사망 내용을 다룬 지라시가 6월30일 SNS상에 나돌면서 물의를 빚고있다. 삼성그룹은 이 회장의 사망설은 전혀 사실무근이라고 이날 공시를 통해 공식 부인했다./ 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사망 내용을 다룬 '지라시'가 6월30일 SNS상에 나돌면서 물의를 빚고있다. 삼성그룹은 이 회장의 사망설은 전혀 사실무근이라고 이날 공시를 통해 공식 부인했다./ 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더팩트ㅣ명재곤 기자] 6월 마지막 날,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을 다룬 SNS속 사설 정보지(지라시)를 보자마자 눈살이 찌푸려진다. '시세 조정세력들이 작전을 펴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바로 들었다. 기시감도 작동했다. 생각을 더듬다가 2년여 전 모 인터넷 매체의 기사가 떠올랐다. 확인했다. 추측이 맞았다. 이미 오보로 판명난 그 때 기사내용과 형태를 빌어 저열한 농간을 부린 것이다.

지난 2014년 5월16일 문제의 기사는 이렇다. 물론 이 기사는 지금은 해당 매체가 사실상 오보를 인정하면서 삭제했다.

'이건희 삼성 회장, 16일 오전 사망'이란 제목으로 "급성 심근경색으로 삼성서울병원에 6일째 입원중인 이건희 삼성 회장이 16일 오전 별세했다"며 "삼성측은 이 회장 사망사실을 16일 오후 3시 현재 공식적으로 발표하지 않고 있다"는 게 당시 주요내용이다.

당일 오전 이 회장 사망설이 증권가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빠른 속도로 유포되고 급기야 오후에는 사망기사가 포털에 오르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화들짝 놀란 삼성그룹이 공식 트위터와 윤순봉 삼성서울병원 사장을 통해 "이건희 회장에 대해 항간에 떠도는 위독설(사망설)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강변했지만 루머는 쉽게 사그러들지 않았다. '더팩트'가 지난해 6월 이건희 회장의 병상투혼 모습을 단독포착해 보도하고 나서야 물밑으로 겨우 가라 앉았다.

그런데 올 상반기 마지막 주식거래일인 6월30일 루머세력이 삼성을 겨냥했다. 이건희 회장 사망을 단정적으로 쓴 기사형태의 SNS 지라시가 증권가 안팎을 들쑤셔놨다.

'[속보]이건희 전 삼성회장,29일 오전 사망'이라는 제목을 단 SNS속 지라시는 경악스럽기 그지없다.

"급성 심근경색으로 삼성서울병원에 근 2년간 입원중인 이건희 전 삼성 회장(74)이 29일 오전 별세했다. 삼성측은 이 전 회장 사망사실을 29일 오후 3시 현재 공식적으로 발표하지 않고 있다. 삼성은 장례절차등에 대한 구체적인 결정이 이뤄진 후 30일 발표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회장 사망소식은 29일 오후 청와대, 국정원 등 정부기관에 통보된 것으로 전해졌다.(후략)"

정황상 이날 ‘삼성 이건희 회장 사망, 3시 발표예정, 엠바고. 청와대 통보’등의 헛소문은 유사기사형 지라시에서 파생된 것으로 보여진다. 이 기사형식을 띤 악성루머는 2년여 전 이 회장 사망 오보기사를 낸 그 매체의 제호를 도용해 2016년6월29일 오후3시15분에 출고된 기사인 냥 포장됐다. 특정 저의를 읽게하는 대목이다. 물론 이 지라시가 언제 유포됐는지는 모른다. 그 시간 자체를 이미지 조작할 개연성이 있기 때문이다. 페이스북 전파 숫자도 마찬가지다.

아무튼 매체에 종사하는 이들도 얼핏보면 기사로 오인할 만큼 지라시 문체와 형식등이 그럴듯 하다. 여유를 갖고 살펴보면 지라시의 허구성을 찾을 수 있으나 초단위 매매를 하는 주식 투자자의 눈에는 잘 들어오지 않을 수도 있다.

2년여 전과 마찬가지로 삼성그룹측은 펄쩍 뛰었다. "말도 안되는 헛소문이다. 대응할 가치도 못느낀다"고 즉각 강력히 부인했다. 한국거래소가 이 회장 사망설에 대한 조회공시를 요구하자 바로 "사실무근이다"며 부인 공시를 냈다.

더팩트는 지난해 6월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자가호흡을 단독으로 포착하며 세간에 나돌던 건강이상설을 일축했다. 6월30일 증시안팎에서는 이 회장 사망설이 나돌았지만 삼성그룹측은 사실무근이라고 공식 부인했다./이효균 기자
'더팩트'는 지난해 6월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자가호흡을 단독으로 포착하며 세간에 나돌던 건강이상설을 일축했다. 6월30일 증시안팎에서는 이 회장 사망설이 나돌았지만 삼성그룹측은 사실무근이라고 공식 부인했다./이효균 기자

이 회장 사망설 유포세력들의 노림수가 무엇인지는 현 단계에서 명백하게 알 수는 없다.

일단 루머의 영향으로 이날 삼성그룹주의 장중 변동성이 컸다는 점을 감안할 때 주가와 상관성이 클 것으로 전문가들은 유추할 뿐이다. 삼성전자 삼성물산 삼성에스디에스 삼성SDI등 주요 계열사들이 결과적으로 루머를 쫒는 단타 투기성 매수세 유입으로 동반강세를 연출했다.

조직적인 주가조작세력들이 이 회장 건강이슈를 악용하고 있고, 루머세력이 이 회장 사망설로 유-무형의 이득을 챙겼을 것이라는 합리적 의심이 형성되자 금융당국은 "특정 거래에서 시세조정 혐의가 있는지 철저히 조사하겠다"고 강조했다.

삼성측도 루머의 배경에는 주가 작전세력이 있을 것으로 판단한다. 증권가 한 관계자는 "이 회장 사망 발표시간을 증시 거래 마감시간인 오후 3시로 설정한 대목에서 루머 유포세력들은 증시에서 편법으로 이익을 도모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꼬리(루머)가 몸통(팩트)을 흔든 하루였다.

지난달 21일 영남권 신공항 후보지 선정발표 전에 나돌았던 이 지라시에는 평가항목 점수상 밀양이 신공항 후보지로 유력한 것으로 나타났으나 정부 발표결과는 김해공항 확장으로 귀결됐다. 특정세력의 의도적인 루머 지라시로 증권가에서는 평가한다./ 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지난달 21일 영남권 신공항 후보지 선정발표 전에 나돌았던 이 '지라시'에는 평가항목 점수상 밀양이 신공항 후보지로 유력한 것으로 나타났으나 정부 발표결과는 김해공항 확장으로 귀결됐다. 특정세력의 의도적인 루머 지라시로 증권가에서는 평가한다./ 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지난달 21일 오후 3시 정부가 영남권 신공항 부지선정 대신에 김해공항을 확장키로 했다고 발표하기 수 시간전에 증권가를 중심으로 나돈 지라시는 정부 정책을 '미끼'로 시장을 농락했다. 이 정도면 정부가 '증시 루머세력과 전쟁'을 검토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sunmoon419@tf.co.kr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이메일: jebo@tf.co.kr
▶뉴스 홈페이지: http://talk.tf.co.kr/bbs/report/write
- 네이버 메인 더팩트 구독하고 [특종보자▶]
- 그곳이 알고싶냐? [영상보기▶]
AD
인기기사
  • BIZ & GIRL

    • 이전
    • 다음
 
  • TOP NEWS

 
 
  • HOT 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