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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스코가 올해 신임 임원(상무보)에게 제공하는 업무용 차량에서 현대차의 그랜저 대신 GM의 임팔라를 선택해 뒷말을 낳고 있다. /더팩트DB |
[더팩트ㅣ박대웅 기자] 올해 포스코 신임 임원(상무보)들은 회사가 제공하는 업무용 차량에서 현대차의 '그랜저HG'를 선택할 수 없다. 대신 그랜저HG의 빈자리는 GM의 임팔라가 차지했다.
주요 기업의 임원 차량은 해당 기업간 역학관계를 보여주는 예시로 단순한 차량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때문에 포스코가 현대차가 아닌 미국에서 전량 가져오는 수입차인 임팔라를 선택한 것을 두고 재계에서 '포스코의 현실적 선택'이라는 해석이 힘을 얻고 있다.
20일 업계는 포스코가 현대차의 그랜저HG를 임원 차량 목록에서 뺀 것을 두고 양사간 '보이지 않는 힘 싸움'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현대차와 기아차는 포스코로부터 공급받는 강판 비중을 점차 줄이고 있다. 반면 한국GM과 르노삼성, 쌍용자동차 등은 포스코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이같은 기류는 권오준 포스코 회장의 행보만 봐도 짐작할 수 있다.
포스코는 현대차를 제외한 다른 완성차 메이커와 다양한 프로모션을 진행하며 보다 긴밀한 협력 관계를 이어가고 있다. 권 회장은 지난달 23일 서울 선릉 포스코센터에서 열린 한국GM '올 뉴 말리부' 프로모션 행사에 직접 참석했다.
당시 권 회장은 "포스코에서 생상된 강판이 100% 사용됐다"며 참관자들을 향해 적극적인 마케팅 활동을 펼쳐 눈길을 끌기도 했다. 앞서 지난 3월에도 권 회장은 같은 장소에서 열린 쌍용차의 '티볼리에어' 프로모션 행사에 참석해 '티볼리에어' 홍보맨을 자처하기도 했다.
이에 반해 포스코와 현대차 사이는 미지근하다. 포스코 매출에서 현대기아차가 차지하는 비중은 갈수록 줄고 있다. 포스코가 지난달 6일 발표한 2015년 매출 기여도를 보면 현대중공업이 3.2%로 가장 높고 포스코P&S(2.5%), 현대·기아차(1.9%), 포스코-마하라슈트라(1.7%), 포스코강판(1.5%), 한국GM(1.5%), UPI(1.4%) 순이다. 이 중 포스코-마하라슈트라는 인도에 있는 합작법인이고, UPI는 미국 합작법인이다.
비록 범현대가인 현대중공업이 포스코 매출 기여도 1위를 차지하긴했지만, 2014년 매출 기여도가 3.8%였던 것과 비교하면 1년 사이 매출 비중이 0.6%포인트나 줄었다. 현대기아차도 마찬가지다. 현대기아차는 2013년까지 포스코 매출의 3%를 담당하는 주요 고객이었지만 지난해 1.9%까지 감소했다.
현대차그룹의 현대제철이 일관제철소를 완공하면서 포스코 의존도를 해소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일관제철소는 철광석을 녹여 쇳물을 만드는 고로부터 이 쇳물로 철강 판이나 철강 막대 등을 만드는 설비까지 모두 갖춘 제철소를 말한다.
포스코로서는 현대·기아차의 매출 비중이 줄어드는 만큼 다른 자동차 업체를 고객사로 발굴해야하는 상황에 직면한 셈이다. 재계 안팎에서는 이같은 현실적 필요가 올해 포스코의 신임 임원 차량 선정에 반영된 것이 아니냐고 입을 모았다.
포스코 관계자는 이런 관측에 대해 "'현대차의 매출 비중이 줄어서 제외했다'는 말은 사실과 다르다"며 "그랜저가 연말에 신형 모델이 나와 올해 후보군에서 빠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GM과 관계를 염두한 포석이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이 관계자는 "과거 GM의 알페온을 임원차량 목록에 포함한 바 있다"며 "임팔라도 같은 맥락이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