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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 위기' 롯데그룹, 주가도 여론도 곤두박질
입력: 2016.06.14 05:54 / 수정: 2016.06.14 09:58

롯데그룹이 그룹 총수의 비자금 조성, 면세점 입점로비 혐의 등으로 전방위적인 검찰 조사를 받고 있다. /더팩트DB
롯데그룹이 그룹 총수의 비자금 조성, 면세점 입점로비 혐의 등으로 전방위적인 검찰 조사를 받고 있다. /더팩트DB

[더팩트│황원영 기자] 롯데그룹이 휘청거리고 있다. 그룹 총수의 비자금 조성, 면세점 입점로비 혐의 등으로 검찰 수사가 전방위로 확산되면서 ‘오너 리스크’가 급속도로 부각됐다. 정상적인 경영이 사실상 불가능해진 가운데 주식시장에서도 9개 롯데그룹주가 일제히 폭락했다. 호텔롯데 상장 무산으로 대내외 신인도가 하락하는 등 ‘창사 이래 최대 위기’에 직면했다.

◆ 롯데그룹 계열사 연일 폭락…시총 1조 증발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롯데푸드, 롯데제과 등 롯데그룹 상장 계열사 9개 중 7개 기업이 연중 최저치로 하락 마감했다. 이날 롯데그룹 9개 종목의 평균 하락폭은 4.89%로 연고점과 비교하면 평균 26%가량 하락했다.

롯데그룹 종목은 지난해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의 ‘형제의 난’이 벌어질 때부터 하락했다. 지난 10일 검찰 수사가 본격화된 이후 2일 연속 급락했다.

현대정보기술의 낙폭이 10.57%로 가장 컸고, 롯데손해보험도 6.43% 하락세를 보였다. 롯데제과는 5.97% 내린 19만7000원, 롯데쇼핑은 5.38% 내린 21만1000원, 롯데케미칼과 롯데칠성은 각각 3.92%, 1.87% 하락한 25만8000원, 185만6000원을 기록했다. 롯데하이마트(-4.42%), 롯데정밀화학(-2.89%), 롯데푸드(-2.65%) 등도 모두 줄줄이 떨어졌다.

주가 하락으로 롯데쇼핑 시가총액이 3779억 원, 롯데케미칼 3599억 원 줄어드는 중 이날 하루 동안 롯데 그룹사에서 증발한 시가총액은 1조 원 이상이다.

오너에 대한 강도 높은 수사가 이뤄지면서 경영 공백이 불가피해지자 투자 심리가 급격히 위축된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지난 10일 압수수색 당시 17곳에서 트럭 7대 분량의 자료를 확보했다. 이후 검찰은 비자금 조성, 배임, 탈세 등 끊임없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신격호 총괄회장의 비밀 금고를 찾아내 금전출납부 등 주요 서류와 현금 35억 원을 확보하기도 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일부 실적 부진을 겪는 계열사가 있는 데다 경영 공백이 이어지고 있어 당분간 주가 상승 모멘텀을 찾기 힘들다”고 분석했다.

◆ ‘호텔롯데 상장 무산’ 국내외 신뢰 추락

이번 검찰수사 여파로 롯데그룹 지주사인 호텔롯데 상장도 무산됐다. 호텔롯데는 13일 금융위원회에 상장 철회신고서를 제출하고 무기한 연기했다.

애초 호텔롯데는 이달 29일 상장할 예정이었다. 당시 공모액이 5조 원대를 넘어 사상 최대 규모가 될 것으로 관측됐지만, 검찰 수사로 오는 7월 21일로 1차례 미뤄졌다. 이날 롯데호텔은 철회신고서에서 “당사에 대한 최근 대외 현안과 투자자 보호 등 제반여건을 고려해 이번 공모를 추후로 연기하는 것으로 결정했으며, 대표주관회사 동의하에 잔여일정을 취소한다”고 밝혔다.

업계는 상장 무산에 따른 대외 신인도 하락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뿐 아니라 해외 기관투자가들에게도 부정적인 인식을 심어줄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신동빈 회장이 직접 호텔롯데 기업공개(IPO) 설명회에 참석해 “호텔롯데 상장을 통해 투명성을 확보하고, 신뢰받는 기업으로 나아가겠다”는 포부를 밝힌 만큼 이번 상장 철회가 대내외 신뢰를 떨어뜨릴 수밖에 없다.

◆ 경영 공백에 여론 악화 “정상화 어려울 것”

롯데케미칼 역시 경영 불확실성 등으로 미국 엑시올 인수를 철회했다. 신동빈 회장을 비롯해 이인원 부회장, 황각규 사장 등 롯데그룹의 심장부 정책본부를 이끄는 핵심 임원들이 검찰 수사 선상에 오르면서 경영 차질이 발생하고 있다. 실적 부진까지 이어지면서 롯데그룹의 경영 정상화는 당분간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여론이 악화되면서 롯데면세점의 시내면세점 특허 확보, 롯데홈쇼핑 영업정지 조치 해제 등에 타격을 받게 됐다.

그간 롯데그룹은 롯데월드타워 안정성 문제, 롯데마트 가습기 살균제 판매, 형제의 난, 롯데그룹 일본 지주사 논란 등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국적 논란을 만회하고자 롯데그룹은 롯데월드타워에 ‘나의 광복’, ‘통일로 내일로’, ‘대한민국 만세’ 등의 애국적인 문구를 달고 초대형 태극기를 내걸기도 했지만 일부 시민단체의 반발로 다음 달 철거를 앞두고 있다.

하지만 신동빈 회장과 신동주 전 부회장은 경영권 분쟁을 그치지 않는 모양새다. 신동주 전 부회장은 신동빈 회장과 쓰쿠다 다카유키(佃孝之) 사장을 롯데홀딩스 이사직에서 해임하는 안건을 이달 말 일본 도쿄에서 열리는 롯데홀딩스 주주총회 안건으로 상정해달라고 요구했다. 신동주 전 부회장이 지난해 12월 신동빈 회장을 고발하면서 제공한 자료가 이번 수사의 결정적 자료라는 분석도 제기됐다. 신동주 전 부회장은 신동빈 회장을 상대로 추가 소송도 벌일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경영권 다툼으로 베일에 싸여 있던 한·일 롯데그룹의 지배구조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 재벌 범죄 가운데 역대 최대 규모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며 “이러한 상황에서도 경영권 싸움을 그치지 않는 형제를 두고 비판적인 여론이 형성되는 상황이다. 전방위적인 수사와 경영권 부재 등의 불확실성으로 지속해서 주가에도 부정적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hmax875@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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