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 풀무원 계열사 풀무원건강생활의 지점관리 직원 2명이 직영점 지점장을 폭행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해 '갑질 논란'으로 번지고 있다. /성강현 기자 |
[더팩트ㅣ서민지Ⅱ 기자] 대형 식품기업 풀무원 계열사 풀무원건강생활 직원이 술자리에서 벌어진 폭행으로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해 충격을 주고 있다. 풀무원 측은 술자리에서 벌어진 '단순 싸움'이라고 설명하고 있지만 본사 직원이 직영점 지점장을 폭행한 사건인 만큼 '갑질 논란'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4일 풀무원 계열사인 풀무원건강생활의 지점관리 팀장과 대리가 강남에 있는 본사직영 지점장을 폭행해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서울 수서경찰서는 9일 풀무원건강생활의 지점관리 팀장 A(42) 씨와 대리 B(29) 씨가 풀무원건강생활 역삼지점장 C(29) 씨를 때려 숨지게 한 혐의(상해치사)로 구속됐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풀무원이 이번 사건으로 인해 '바른 먹거리'라는 기업 이미지 실추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성강현 기자 |
◆실적 압박 등 '갑질'에 의한 사고? 이미지 추락 불가피
이를 두고 지점 관리를 하는 본사 직원과 직영 지점장 사이에서 벌어진 일인 만큼 '갑질'에 의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가장 많이 나오고 있다.
최근 풀무원이 실적 부진을 겪고 있기 때문에 영업 압박이 실랑이로 번지면서 사망까지 이르게 한 것이 아니냐는 추측에서다. 실제로 이들의 싸움은 숨진 C씨가 "본사가 왜 지점을 홀대하냐"고 항의하면서 시작된 것으로 전해졌다.
풀무원은 지난해에도 '갑질 논란'으로 구설에 오른 바 있다. 지난해 10월 풀무원의 충북지부 음성물류센터 운송업자 40여 명은 회사가 노조 탄압, 징벌적 임금 삭감 등을 한다며 파업에 돌입했다.
당시 지입차주들이 기업 로고 외에 화물연대 스티커를 붙이면서 갈등이 생겼고, 법원은 화물연대 지입차주들에게 업무방해금지 가처분 결정을 내렸다. 하지만 지입차주들이 풀무원이 '노예 계약'을 강요하고 있다고 계속해서 주장하면서 논란은 쉽게 잠재워지지 않았다.
한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갑질 논란'에 이어 발생한 사건이기 때문에 정확한 경위를 떠나 갑질 의혹을 받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이미지 실추는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이번 사건은 소비자들에게 신뢰감을 추락시키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온라인상에는 "풀무원 갑질 정말 대단하다(whyg****)", "술자리에서 싸움하다 목숨까지 잃다니…조폭들이냐?(mucu****)", "풀무원 믿고 먹었는데 정말 이젠 믿을 게 없다(repl****)", "풀무원 문제가 많네(ming****)" 등 비판의 목소리가 줄을 잇고 있다.
서울 강남구 수서동 한 빌딩에 입주한 풀무원(8층)과 풀무원생활건강(2층). |
◆술 마시다 벌어진 단순 싸움?
반면 '갑질'과 상관없이 술자리에서 발생한 '단순 싸움'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풀무원 계열 직영지점의 장은 해당사 정직원이 순환근무를 하는 자리이기 때문에 갑을 문제로 확대하는 것은 다소 무리라는 지적이다.
실제로 C씨는 본사에서 해당 지점으로 발령이 나 근무하고 있었으며, B씨와는 동기인 것으로 알려졌다. A씨와 B씨 또한 경찰 조사에서 만취한 상태에서 벌어진 '우발적인 사고'이며, 고의는 없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풀무원 측 또한 술자리에서 일어난 사고로 본사의 대리점 갑질은 아니라고 선을 긋고 있다.
한편 풀무원은 올해 초 실적 악화 속 고배당 잔치로 여론의 질타를 받기도 했다. 지난해 연결기준 풀무원의 영업이익은 395억 원으로 전년 대비 25% 떨어졌고, 순이익은 전년보다 76.2% 감소한 122억 원을 기록했다.
반면 고배당 정책을 유지해 보통주 1주당 1020원을 현금배당했다. 이에 따라 회사 지분 57.33%를 보유한 남승우 총괄 대표이사는 22억2700만 원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