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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성창호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오전 10시30분 홍만표 변호사에 대한 구속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다. 다만 홍만표 변호사는 영장실질심사를 포기해 출석하지 않는다. /더팩트DB |
[더팩트ㅣ박지혜 기자] 정운호 네이처리퍼블릭 대표의 변호를 맞았던 홍만표 변호사가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를 포기했다. 홍 변호사가 재판에 집중하기 위해 전략적인 선택을 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검사장 출신인 홍 변호사를 변호하는 김기표 변호사의 이력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잘나가던' 홍만표 변호사, 왜 구속 기다리는 신세로 전락했을까
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성창호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오전 10시30분 홍 변호사에 대한 구속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다.
다만 홍 변호사가 영장실질심사를 포기하고 출석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힌 만큼 심사는 서면 심리로 진행된다. 만약 성 부장판사가 필요할 경우 검찰이나 변호인에게 추가로 질의를 받을 수 있다. 홍 변호사의 구속 여부는 이날 오후 늦게 결정될 전망이다.
현재 홍 변호사는 변호사법 위반,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조세포탈 혐의 등을 받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2011년 9월 이후 '몰래변론'이나 수임료 축소신고 등 방법으로 10억 여원 상당의 세금을 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정 대표를 변호하면서 검찰 관계자 등에 청탁을 명목으로 3억 여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이외에도 2011년 9월 네이처리퍼블릭의 지하철 매장 임대사업 계약과 관련, 서울메트로 관계자 등에게 청탁을 한다는 명목으로 정 대표 등 복수 관계자로부터 2억 원을 받아 챙긴 혐의도 있다.
현재까지 홍 변호사는 탈세에 대한 일부 혐의만 인정하고 있으며 법조계 로비에 대해서는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홍 변호사가 수사 초기부터 언론의 큰 주목을 받는 것에 부담감을 느꼈고 이 때문에 영장실질심사에도 불출석했을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아울러 그가 향후 재판 과정에 집중하기 위한 전략적인 선택으로 심사를 포기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잘나가던 홍 변호사가 탈세 및 변호사법 위반 혐의를 받게 된데는 정 대표와 그의 항소심 변호사인 최유정 변호사에서 촉발된 '정운호 게이트'에 홍 변호사가 연루됐다는 정황이 포착되면서부터다.
지난 4월 정 대표는 자신의 변호를 맡은 최 변호사와 접견하던 중 최 변호사의 손목을 비트는 등의 폭행을 저질렀다. 당시 정 대표는 최 변호사가 석방을 조건으로 소송위임계약서도 작성하지 않은 채 50억 원의 수임료를 요구했고, 20억 원을 지불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항소심에서도 징역형을 받으면서 최 변호사에게 수임료 20억 원을 돌려달라고 하던 과정에서 폭행이 오갔다고 설명했다.
당시 사건은 변호인과 의뢰인 사이의 일로 치부됐지만 검찰의 수사 과정에서 부장 판사 출신인 최 변호사가 정 대표의 석방을 위해 법조계 전반에 로비를 벌인 정황이 밝혀지면서 일파만파 커졌다. 업계에서는 이를 '정운호 게이트'로 부르며 법조계 전반에 만연한 로비가 드러나는 것 아니냐고 추측하기도 했다.
실제 이 과정에서 정 대표가 처음 원정 도박 의혹을 받았던 지난 2012년과 2014년에 홍 변호사가 검찰과 경찰로부터 두 차례 그의 무혐의 처분을 이끌어 냈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검찰의 수사가 홍 변호사를 향했다. 검찰은 홍 변호사가 검사장 출신으로 '전관 변호사'임을 앞세워 정 대표를 수사하는 검찰 등에 압력을 행사해 로비를 벌였다는 정황을 포착하고 그의 사무실과 자택 등을 압수수했다.
검찰의 수사 결과 홍 변호사가 여러 건의 사건을 수임하면서 소득 신고를 누락하는 등 조세포탈을 저질렀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또 검찰은 홍 변호사가 파주와 분당에서 실질적으로 부동산 업체 A사를 운영하고 있다고 보고 이곳 역시 압수수색을 마친 상황이다. 검찰은 홍 변호사의 누락된 수임료 등이 이곳으로 흘러갔을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정운호 게이트'와 연관됐던 최 변호사와 법조계 브로커들이 모두 구속된 만큼 홍 변호사 역시 구속을 면치 못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홍만표 변호사 변호인 '특수통 김기표는 누구?'
상황이 이렇다보니 홍 변호사를 변호하는 변호인에 법조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홍만표 변호사는 자신의 변호인으로 검찰 특수부 출신 김기표 변호사를 선택했다.
김 변호사는 2004년 서울동부지검에서 검사 생활을 시작해 2009년 대검 검찰연구관을 지낸 뒤 2011년부터 2014년까지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 수석검사로 일했다.
이 기간 그는 SK그룹 최태원 회장 회사 자금 횡령 사건, 동양그룹 현재현 회장 CP 사기 발행 사건, 4대강 살리기 입찰 담합 사건, 구자원 회장 CP 발행 사기 사건 등 대형사건을 처리했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홍 변호사와 김 변호사가 최고 수준의 법률전문가인 만큼 수사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추측을 내놓고 있다. 아울러 법조계의 '전관 예우' 역시 이번 수사에 영향을 미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한 관계자는 "일명 '정운호 게이트'로 촉발된 이번 사건에 대한 국민적인 관심이 매우 높기 때문에 봐주기식 수사는 힘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홍 변호사와 함께 사전구속영장이 신청된 정 대표 역시 영장실질심사에 불출석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지난해 1~2월 네이처리퍼블릭과 계열사인 에스케이월드 등 법인 자금을 빼돌려 회사에 142억여 원의 손해를 끼친 혐의(특정경제가중처벌법상 횡령·배임)를 받고 있다. 또한 2012년 11월 특가법상 사기 등으로 기소된 심모 씨의 재판에서도 허위 증언을 한 혐의도 받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