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팩트

  • HOME >NEWS >경제 >기획/현장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글자크게
    • 글자작게
    • 인쇄하기
    기사제보
[이건희 와병 2년②] 이건희 회장 VIP병실의 '낮과 밤'..."외부 자극에 반응"
입력: 2016.05.10 11:09 / 수정: 2016.05.10 11:30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건강 악화로 회장실을 비운 지 10일로 만 2년이 된 가운데 이 회장이 투병 중인 삼성서울병원 입원실은 철저한 보안을 유지하고 있다. 왼쪽 상단은 지난해 5월 22일 더팩트 카메라에 잡힌 이건희 회장. /삼성서울병원=남윤호 기자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건강 악화로 회장실을 비운 지 10일로 만 2년이 된 가운데 이 회장이 투병 중인 삼성서울병원 입원실은 철저한 보안을 유지하고 있다. 왼쪽 상단은 지난해 5월 22일 '더팩트' 카메라에 잡힌 이건희 회장. /삼성서울병원=남윤호 기자

[더팩트 | 서재근 기자]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투병 중인 삼성서울병원의 분위기는 1년 전이나 크게 다를 바 없다. 5월의 신록이 강렬하게 내뿜고 있는 생명력에 영향을 받아서인지 병원을 드나드는 사람들의 몸놀림도 비교적 활기차다. 지난 2014년 서울 한남동 자택에서 급성 심근경색으로 쓰러진 이 회장은 10일로 삼성서울병원에 입원한 지 만 2년이 됐다. 재계 서열 1위 삼성의 수장인 이건희 회장의 건강 상태 호전 여부와 경영 복귀 가능성이 아직도 재계 안팎에서 큰 관심사지만 2년 전이나, 1년 전이나 지금이나 크게 달라진 게 없다.

입원 병원도 그대로고, 병실도 그대로다. 상태 또한 그대로다. 단지 시간만 지났을 뿐이다. 지난해 6월 2일 <더팩트>의 단독 취재로 '자발 호흡'을 하면서 건재한 신체 상태로 재활 치료에 전념하고 있는 이건희 회장의 모습이 공개된 이후 이 회장의 건강상태와 관련해 세간에 알려진 정보는 11개월이 지난 지금까지도 비슷하다.

삼성서울병원 측도 이 회장의 건강상태와 관련해 "구체적으로 언급할 내용은 없지만, 지금까지 알려진 바와 같이 이 회장의 신체기능은 정상 수준으로 회복한 상태며 꾸준히 재활치료를 받고 있다"고 말한다.

◆ 이건희 회장 병동, '보호자 출입증'소지자만 왕래...보안 강화

이건희 회장이 입원 중인 서울삼성병원은 9일 평일 오전 시간에도 진료 접수가 진행되는 본관 로비와 각종 병동에 환자들과 그 가족들로 붐비고 있다./삼성서울병원=남윤호 기자
이건희 회장이 입원 중인 서울삼성병원은 9일 평일 오전 시간에도 진료 접수가 진행되는 본관 로비와 각종 병동에 환자들과 그 가족들로 붐비고 있다./삼성서울병원=남윤호 기자

<더팩트> 취재진은 9일 오전 이 회장이 입원 중인 서울 일원동 삼성서울병원을 다시 찾았다. 평일 오전 시간에도 접수대를 비롯한 본관 로비와 각종 병동에는 환자들과 그 가족들로 붐볐다. 이용객들의 편의를 위해 마련된 지하철 3호선 일원역에서 병원 본관을 왕복 운행하는 삼성병원 버스에서는 몇 분 간격으로 수십여 명의 행렬이 쉴틈 없이 이어졌다.

이용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은 것은 전과 다를 바 없었지만, 이 회장의 입원 초기 본관 지하 1층에 별도 기자실을 마련, 수시로 건강상태와 관련한 브리핑을 진행하고 외부인의 출입을 원천봉쇄 했던 것과는 확연하게 달라졌다.

병원 측의 대응도 한층 유연해졌다. 재계 안팎에서 '와병 2년'이라는 시점에 의미부여를 하는 것과 달리 병원 측은 "(이 회장의) 건강상태는 큰 변화가 없다"는 견해를 유지할 뿐, 엘리베이터 내부에 별도의 경비 인력을 배치하는 식의 민감한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다만, 병동 면회 시스템에는 변화가 생겼다. 삼성병원 본관 1층 중앙에는 환자들이 입원해 있는 병동과 연결된 엘리베이터가 마련돼 있다. 이건희 회장이 입원 중인 20층에 있는 VIP 병실 역시 마찬가지다. 올해 초까지만 하더라도 병문안을 온 이용객들은 별도의 통과절차 없이 엘리베이터에 오를 수 있었지만, 현재는 입원 수속 때 발급되는 '보호자 출입증'을 소지한 1인에 한해서만 병동 출입이 가능하다.

삼성서울병원 측은 지난 4월부터 원내 모든 병동 입구에 스크린 도어를 추가로 설치해 보호자 출입증을 가지고 있어야만 출입할 수 있도록 했다. /서재근 기자
삼성서울병원 측은 지난 4월부터 원내 모든 병동 입구에 스크린 도어를 추가로 설치해 '보호자 출입증'을 가지고 있어야만 출입할 수 있도록 했다. /서재근 기자

병실로 출입하는 과정은 여기에서 끝나지 않는다. 삼성병원 측은 원내 모든 병동 입구에 스크린 도어를 추가로 설치햐 '보호자 출입증'을 가지고 있어야만 출입할 수 있도록 했다. VIP 병동이 마련된 20층까지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더라도 사실상 병동 안으로는 발을 디딜 수 없다.

지난해 6월 전국을 떠들썩하게 만든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여파 이후 삼성병원은 방역 시스템을 강화하기 위해 지난 4월 1일부터 면회 시스템을 전면 수정했다.

병동 내 감염 예방을 위한 조치라는 게 병원 측의 설명이지만, 이 같은 변화는 지난해 삼성병원발 메르스 확산 사태와 관련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대국민 사과와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이재용 부회장은 지난해 메르스 확산 사태 이후 삼성병원의 허술한 방역시스템이 도마에 오르자 같은해 6월 23일 삼성그룹 서초사옥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메르스 감염과 확산을 막지 못해 국민 여러분께 너무 큰 고통과 걱정을 끼쳐드렸다"며 사과하고 재발방지를 위한 병원 시스템 전반의 대대적인 혁신을 약속한 바 있다.

삼성병원 관계자는 "병동 내 감염 예방을 위해 지난 4월부터 염증성 질환자, 감염에 취약한 미취학 아동, 노약자와 단체 면회객의 면회를 제한하고 있다"며 "'보호자 출입증'을 소지하지 않은 보호자에 대해서는 정해진 면회시간에만 병동 출입이 가능하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 이건희 회장 VIP병실의 '낮과 밤'...건강상태 어디까지 호전됐나

이건희 회장 병실의 낮과 밤. 9일 오전 카메라에 잡힌 이건희 회장이 입원 중인 서울삼성병원 20층 VIP 병실(위). 지난해 5월 22일 저녁 카메라에 잡힌 이건희 회장의 병실은 커튼이 열려져 있다./삼성서울병원=이효균 남윤호 기자
이건희 회장 병실의 낮과 밤. 9일 오전 카메라에 잡힌 이건희 회장이 입원 중인 서울삼성병원 20층 VIP 병실(위). 지난해 5월 22일 저녁 카메라에 잡힌 이건희 회장의 병실은 커튼이 열려져 있다./삼성서울병원=이효균 남윤호 기자

이건희 회장이 입원 중인 20층 VIP 병실은 창문은 낮에 햇살을 차단하려는듯 커튼으로 가려져 있어 외부에서 내부를 전혀 볼 수 없었다. 의료 관계자와 보안 요원들은 병실 입구에서 상시 대기상태를 유지하면서 외부 접근을 차단하고 있다는 게 삼성측 설명이다. 이날 이 회장의 부인인 홍라희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과 장남 이재용 부회장, 장녀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차녀 이서현 삼성물산 사장 등 이 회장의 세 자녀는 병실을 찾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지만, 그룹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들 모두 바쁜 업무에도 시간이 날 때마다 틈틈히 병실을 찾아 아버지의 건강 상태를 확인한다.

<더팩트> 단독보도 이후 이 회장 병실에 '철통 보안' 체제가 유지되면서 지난 11개월여 동안 언론에서는 재계 및 의료 관계자들의 말을 인용해 그의 건강 상태를 예견하는 기사가 잇달았지만, 지금까지도 정확한 답안은 나오지 않고 있다.

삼성병원 관계자는 "최근 일부 언론 기사에서 이 회장의 의식회복 가능성에 대해 부정적인 전망을 내놓는 등 다양한 추측성 기사들이 나오고 있지만, 외부 전문의 소견에 지나지 않는다"면서 "병원 측에서 환자의 상태에 대해 구체적으로 언급할 내용은 없지만, 지금까지 알려진 바와 같이 이 회장의 신체기능은 정상 수준으로 회복한 상태며 꾸준히 재활치료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그룹 측 역시 "(이 회장의 상태는) 크게 달라진 것이 없다"며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일부 그룹 고위급 인사들의 입에서도 "(이 회장의) 심장 기능을 비롯한 신체기능이 정상으로 돌아왔으며 외부 소리나 자극에 반응을 보일 때도 있는 것으로 안다"는 정도의 답변만 나온다.

이 회장의 건강 상태는 삼성병원에서 근무하는 의사들 사이에서도 제대로 알려지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일부 삼성병원 전문의에게 이 회장의 건강상태에 대해 문의했지만 "VIP 고객을 직접 대면하는 병원장급 소수 인력을 제외하고 이 회장의 상태에 대해 알고 있는 사람은 없을 것"이라는 답변만 돌아왔다.

익명을 요구한 대기업 관계자는 "이 회장의 건강상태는 이 회장의 진료를 전담하는 (삼성병원) 병원장과 수시로 병문안을 하는 가족들 외에는 사실상 구체적으로 알 수 없다는 상태라고 보는 것이 맞을 것"이라면서 "다만, 병원과 그룹 양측 모두가 기존과 크게 다르지 않은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의식 회복 여부를 제외한 신체기능 대부분이 정상 수준으로 돌아왔다는 삼성 관계자들의 발언도 설득력이 있어 보인다"라고 말했다.


likehyo85@tf.co.kr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이메일: jebo@tf.co.kr
▶뉴스 홈페이지: http://talk.tf.co.kr/bbs/report/write
- 네이버 메인 더팩트 구독하고 [특종보자▶]
- 그곳이 알고싶냐? [영상보기▶]
AD
인기기사
  • BIZ & GIRL

    • 이전
    • 다음
 
  • TOP NEWS

 
 
  • HOT 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