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검사 이원석)는 10일 정운호 네이처 리퍼블릭 대표와 수임료 20억 원의 공방을 벌였던 최유정 변호사를 9일 오후 9시 체포했다. /더팩트DB

[더팩트ㅣ박지혜 기자] 정운호 네이처리퍼블릭 대표와 수임료 20억 원을 두고 공방을 벌이다 잠적했던 최윤정(46) 변호사가 체포됐다. 부장판사 출신인 최유정 변호사는 정운호 대표의 보석 허가를 명목으로 법조계 전반에 로비를 벌인 의혹을 받고 있어, 최유정 변호사의 체포로 '정운호 게이트'가 열리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최유정 변호사 '변호사법 위반으로 체포'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검사 이원석)는 10일 지난 9일 오후 9시쯤 변호사법 위반 혐의 등으로 최유정 변호사를 전주에서 체포해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최유정 변호사는 정운호 대표에게 보석 허가 등을 명목으로 50억 원을 요구해왔고 20억 원을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최유정 변호사가 정운호 대표의 보석을 위한 로비 명목으로 거액의 수임료를 요구한 것이 변호사 법 위반이라고 판단했다. 이 외에도 최유정 변호사는 송창수 전 이숨투자자문 대표로부터 투자 사기사건 2건을 맡는 대가로 50억 원 이상을 받은 것으로 알려져 이에 대한 수사도 함께 진행될 예정이다.

최유정 변호사는 정 대표의 불법 도박 사건이 이른바 '정운호 게이트'로까지 번지게 만든 인물이다. 최유정 변호사는 정운호 대표가 100억대 해외 원정도박 혐의로 1심에서 징역 1년을 선고받은 뒤 항소심 변호사로 선임됐다.

지난달 최유정 변호사는 구치소에서 정운호 대표에게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며 그를 고소했다. 변호사와 의뢰인의 문제였던 이번 사건은 양측이 폭로전을 이어가면서 법조계 비리 전반으로 확대됐다.

실제 이 과정에서 최유정 변호사가 정운호 대표의 보석을 위해 사법연수원 동기들을 직접 찾아가 형을 낮춰 달라고 요청했으며, 법원과 검찰을 상대로 수 차례 로비를 벌였다는 정황도 포착됐다. 이에 따라 검찰은 지난 3일부터 최유정 변호사의 사무실과 관할 세무서, 서울변호사협회 등을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변호사법 위반 혐의를 적용해, 최 변호사가 거액의 수임료를 받고 부당한 변론을 한 건 아닌지 수사해 혐의가 확인될 경우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다. 업계에서는 최유정 변호사의 체포로 '정운호 구명 로비' 의혹에 대한 실체가 드러날 것으로 보고 있다.

정운호 네이처 리퍼블릭 대표가 회사의 자금을 횡령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더팩트DB

◆네이처리퍼블릭 상장 작업 무기한 연기

정운호 대표의 이같은 행보에 가장 큰 타격을 입은 것은 네이처리퍼블릭이다. 정운호 대표의 구속 수감으로 네이처리퍼블릭의 상장 작업이 무기한 연기된 상태다. 실제 네이처리퍼블릭은 상장을 통해 조달한 자금으로 중국 진출을 확대하려고 했지만 이마저도 차질을 빚고 있다.

그동안 업계에서는 정운호 대표가 오는 6월 출소할 경우 네이처리퍼블릭의 상작 작업과 중국 사업 확대 작업이 본격화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최근 검찰 조사 결과 정운호 대표가 회사의 돈을 횡령했다는 새로운 의혹이 제기됐다. 이 때문에 그가 6월에 출소해도 또 다른 혐의로 다시 구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경영 복귀가 불투명해진 상황이다.

실제 검찰은 정운호 대표의 비자금 조성 여부를 수사하기 위해 정운호 대표의 측근 박모 부사장을 조사하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일부 네이처리퍼블릭 매장 가맹비가 박 부사장의 개인 계좌로 입금됐다. 화장품 업계 5위인 네이처리퍼블릭이 공금 관리를 개인의 계좌로 했다는 점에서 검찰은 정운호 대표가 가맹비를 개인 자금처럼 유용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검찰은 다음 달 5일 정운호 대표의 형기가 만료되는 만큼 형기 만료 전 구속영장을 청구해 정운호 대표의 신병을 다시 확보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운호 대표의 횡령 의혹에 대해 네이처리퍼블릭 측은 "검찰에서 조사 중인 내용은 언급할 수 없다"고 말을 아꼈다. 아울러 회사 내부에서 진행되는 자체적인 조사에 대해서도 "말 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medea0627@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