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환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이 기자간담회를 열고 당분간 5개 취약업종에 대해서 신규대출을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더팩트DB |
[더팩트ㅣ황진희 기자] 김용환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이 조선·해운·철강·화학·건설 등 5개 취약업종에 대해 당분간 신규대출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조선·해운업종 쇼크로 올해 1분기 실적이 급감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3일 김 회장은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를 열고 부실채권 정리와 글로벌 진출, 핀테크 기반 사업 역량 확대를 올해 최우선 경영과제로 내세웠다.
김 회장은 “5대 취약업종에 대한 부실규모가 크기 때문에 신규대출은 당분간 하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다만 채무조정이나 법정관리 등 구조조정 절차에 돌입한 업체의 정상화를 위해서만 채권단 협의를 거쳐 추가자금 지원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조선·해운업 등 5대 취약산업에 대한 구조조정이 가시화하는 시점에서 이에 대한 위험에 가장 노출된 은행이 농협”이라며 “현재 우리나라가 지니고 있는 취약점과 거의 같기 때문에 그 여파가 쓰나미처럼 올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농협금융은 올해 1분기 전년 동기대비 35% 줄어든 894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충당금 전입액이 대폭 증가한 것이 실적 악화로 이어졌다. 농협금융의 충당금 전입액은 3575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7% 늘었다.
이는 주력 계열사인 농협은행의 대규모 조선·해운 충당금 부담 때문으로, 농협은행은 창명해운 1944억 원, STX조선 413억 원, 현대상선 247억 원을 각각 쌓는 등의 영향으로 충당금 전입액이 전년 동기 대비 대폭 늘어난 3328억 원을 기록했다.
김 회장은 당분간 대기업 여신도 취급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는 “가계대출을 지속하겠지만 대기업 여신의 경우 신규취급은 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중소기업의 경우 시장과 성장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선별적으로 대출을 해줄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대규모 부실채권 해결방안에 대해서는 빅 배스를 통해 부실채권을 털고 가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농협금융은 올해와 내년에 걸쳐 2년간 빅배스 단행할 경우 현재 보유한 부실은 모두 해소할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세계시장 진출과 핀테크·스마트금융 강화에 대한 계획도 공개했다. 농협금융은 올해 중국 공소그룹과 연계 합작 사업을 구체화할 계획이다. 우선 농협캐피탈이 공소그룹 융자리스회사 증자에 참여하는 방식으로 리스 회사를 출범하고, 합작 손해보험사도 선보일 예정이다. 농협생명이 참여한 인터넷 소액대출 회사와 NH투자증권이 참여하는 소비금융 회사 등도 고려 대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