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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현장] 옥시 '딱 1시간' 기자회견 마무리에 피해자 유가족 '분노 폭발'
입력: 2016.05.03 00:40 / 수정: 2016.05.03 00:40
2일 오전 11시에 열린 옥시레킷벤키저의 기자회견이 끝난 후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유가족 연대가 옥시와 개별 면담을 위해 관계자들을 기다리고 있다. /박지혜 기자
2일 오전 11시에 열린 옥시레킷벤키저의 기자회견이 끝난 후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유가족 연대가 옥시와 개별 면담을 위해 관계자들을 기다리고 있다. /박지혜 기자

[더팩트ㅣ박지혜 기자] "당신 아이가 죽었어도 이렇게 행동할 것입니까?"

2일 오전 11시부터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진행된 옥시레킷벤키저(옥시)의 기자회견은 순조롭게 진행될 수 없었다. 피해자 유가족이 면담을 요구해도 외면한 옥시가 언론을 상대로 사태 발생 5년 만에 첫 기자회견을 열었기 때문이다. 진정한 사과는커녕 사실상 무시당한 피해자 유가족은 옥시 기자회견에 나타나 고성과 함께 울분을 쏟아냈다. 더 큰 문제는 옥시의 태도였다. 예정된 딱 1시간 기자회견만 끝내고 서둘러 떠나려 했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자기네 하고픈, 준비된 말만 하고 떠날 심산이었던 셈이다.

옥시 관계자들이 기자회견을 끝내고 자리를 정리하려 했지만 피해자들은 계속해서 옥시 측과 대화를 요구했다. 이날 가습기 살균제 사망 사건과 관련해 사과문과 보상안을 들고 나왔던 옥시는 피해자 가족들의 거센 항의에 결국 예정에 없던 피해 가족들과 면담을 잡았다. 이는 기자회견이 끝난 이후에도 자리를 뜨지 못하고 계속해서 옥시에 항의하는 피해 가족들이 얻어낸 성과였다.

실제 기자회견이 끝난 직후 옥시 관계자들은 현장에서 철수 하기 바빴다. 그러나 피해자 가족들은 자리를 지키며 계속해서 옥시 관계자들에게 대화를 요구하며 움직이지 않았다. 한 피해자 대표는 자리를 정리하는 옥시 관계자들을 향해 "당신들 아이가 죽었어도 이렇게 행동할겁니까"라고 소리쳤다.

이후 계속된 요구와 항의 끝에 아타 울라시드 사프달 대표와 옥시 관계자들은 "피해자들과 면담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피해자 연대 가족들은 사프달 대표가 기자회견을 했던 단상 앞에 삼삼오오 모여 옥시 관계자들을 기다렸다. 피해자 가족 대표는 10여분 간의 기다림 끝에 옥시 관계자들과 함께 로비로 나섰다.

침착한 옥시와 분노를 참지 못하는 피해자 가족들은 크게 상반됐다. 최승운 피해자 가족 연대 대표는 "이런 면피용 사과나 받으려고 지금까지 노력한게 아니다"라고 목청껏 외쳤다. 최 대표는 옥시의 가습기 살균제를 사용해 1살 된 아이를 잃었다.

문제는 옥시 측의 안이한 태도에 있었다. 옥시 관계자들은 개별 면담에서 취재진의 동행을 꺼려했다. 이로 인해 취재진 사이에서 불만이 터져나왔다. 결국 옥시는 취재진 동행 여부를 피해자가 선택하라며 떠넘겼다.

이 때문에 취재진은 "지금 옥시는 개별 면담부터 취재진 동행까지, 아무것도 독자적으로 결정하지 않고 모든 것을 피해자에게 떠넘기고 있다"며 "옥시가 이번 일에서 이렇게 소극적으로 나오면 어떻게 하느냐"며 비판을 서슴지 않았다. 이러한 비판에 옥시 측은 "그런 것이 아니다"라고 말끝을 흐리며 한발 물러섰다. 이후 옥시 측과 피해자 가족 대표는 개별 면담을 위해 이동했다.

옥시레킷벤키저 가습기 살균제로 아이를 잃은 최승운 씨가 취재진과 대화를 하고 있다. /박지혜 기자
옥시레킷벤키저 가습기 살균제로 아이를 잃은 최승운 씨가 취재진과 대화를 하고 있다. /박지혜 기자

이날 옥시의 태도에 화를 참지 못했던 것은 피해자 유가족 뿐만이 아니었다. 취재진 사이에서도 시간을 핑계로 기자회견을 급히 마무리하는 옥시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터져나왔다. 옥시 측은 오전 11시부터 낮 12시까지 기자회견이 진행될 계획이었던 만큼 예정된 시간에 일정을 마무리하겠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취재진 사이에서는 "지금 시간 핑계를 대면서 자리를 피하려고 그러는 것이냐"며 "우리는 아직 궁금한 것이 많고 옥시는 이에 대해 답변할 의무가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옥시 관계자는 "죄송하지만 예정된 시간은 여기까지며, 이후 질문은 전화로 받겠다"고 말하며 기자회견을 급하게 마무리지었다.

가습기 살균제 사건과 관련해 가장 많은 피해자를 낳은 옥시레킷벤키저 한국법인장 사프달 대표가 피해자 가족들에게 거센 항의를 받고 있다. /남윤호 기자
'가습기 살균제 사건'과 관련해 가장 많은 피해자를 낳은 옥시레킷벤키저 한국법인장 사프달 대표가 피해자 가족들에게 거센 항의를 받고 있다. /남윤호 기자

그러나 취재진 사이에서도 강한 비판 여론이 나오자 사프달 대표는 "질문을 조금 더 받겠다"며 성난 취재진을 의식해 움직이지 못했다. 이후 약 10분 간 더 진행된 회견을 마무리 한 후 옥시 측은 자리를 떴다.

현장에 있던 취재진 사이에서 옥시의 태도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터져나왔다. "옥시의 소극적인 행동을 보니 어떻게 해결할지 의구심이 든다" "구체적인 해결방안은 하나도 없고, 단지 미안하다, 죄송하다만 반복하는 기자회견이 무슨 의미였는지 모르겠다" "자기네 하고픈 말만 하고 끝내는 게 어떻게 사과 기자회견이야" 등등.

medea0627@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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