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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습기 살균제 수사 급물살…옥시 불매운동 이어 집단소송
입력: 2016.04.27 05:30 / 수정: 2016.04.27 07:41

가습기 살균제 사망 사건의 피해자·유가족들이 26일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한 신현우 전 옥시레킷벤키저 대표를 향해 플래카드를 들고 있다. /박지혜 기자
'가습기 살균제 사망 사건'의 피해자·유가족들이 26일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한 신현우 전 옥시레킷벤키저 대표를 향해 플래카드를 들고 있다. /박지혜 기자

검찰, 가습기 살균제 제조·판매 관계자 소환 조사

[더팩트ㅣ이성락 기자] 검찰이 '가습기 살균제 사망 사건'과 관련된 제조·판매 업체관계자를 소환해 조사를 진행한다.

서울중앙지검 '가습기 살균제 사망 사건' 특별수사팀은 27일 옥시레킷벤키저(옥시) 현 연구소장 조 모 씨와 유해물질 PHMG(폴리헥사메틸렌구아니딘)를 공급한 국내 도매업체 CDI 대표 이 모 씨를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한다고 밝혔다. 또 전날 검찰에 출석한 전 옥시 선임연구원 최 모 씨도 재소환한다.

조 씨는 제품 최초 개발·제조 과정에 참여했던 인물로 알려졌다. 도매업체 CDI는 SK케미칼에서 PHMG 원료를 사들인 뒤 옥시 측에 공급한 중간상인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이들을 상대로 안전성이 검증되지 않은 화학성분을 넣어 제품을 제조·판매한 경위와 제품 유해성을 사전에 인지했는지 등을 조사할 방침이다.

검찰은 전날 오전 최 씨와 함께 신현우 전 옥시 대표, 전 옥시 연구소장 김 모 씨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신 전 대표는 가습기살균제 '옥시싹싹 뉴 가습기당번'이 본격적으로 판매되기 시작한 지난 2001년 무렵 옥시의 대표 자리에 있었다.

가습기 살균제 사망 사건 피해자·유가족들은 정부와 제조·판매 업체를 상대로 집단 소송을 제기한다. /박지혜 기자
'가습기 살균제 사망 사건' 피해자·유가족들은 정부와 제조·판매 업체를 상대로 '집단 소송'을 제기한다. /박지혜 기자

신 전 대표가 출석을 위해 검찰에 모습을 드러내자 현장에 있던 피해자 유가족들은 울음을 터뜨렸다. 그들은 "사람이 너무 많이 죽었다. 우리 아이 살려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신 전 대표는 제품의 인체 유해성을 알았냐는 질문에 "검찰에서 모든 걸 밝히겠다"며 "가습기 살균제의 유해성은 사전에 몰랐다"고 해명했다.

검찰은 이날 신 전 대표 등을 상대로 가습기 살균제를 제조·판매한 경위와 PHMG 성분의 유해성을 사전에 알고 있었는지 여부를 집중 추궁했다.

조사가 진행되는 가운데 옥시 제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매운동이 전개되고 있다. 피해가 심각한 수준임에도 불구하고 수박 겉핥기식의 사과에 단단히 화가 난 것이다. 최근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와 가족모임'과 환경보건시민센터, 소비자단체협의회 등 37개 시민단체는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옥시 제품에 대한 불매운동에 동참해줄 것을 호소했다.

더불어 피해자 단체들은 옥시 등 가습기 제조·판매사를 대상으로 집단소송을 진행할 계획이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은 대리인단을 꾸려 '가습기 살균제 사망 사건' 피해자들을 위한 집단소송에 나서기로 했다고 서울 서초구 회의실에서 발표했다.

민변은 제조사의 공식사과, 개별 피해보상, 재발방지를 위한 공익기금 조성 등을 소송의 목표로 정하고, 해당 사건 해결을 위한 포괄적 법률자문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민변은 다음 달 9일까지 소송인단을 모집해 같은 달 30일 소송을 낼 계획이다.

한편 검찰은 정부가 공식 인정한 피해자 221명 중 '옥시싹싹 뉴 가습기당번'을 사용한 피해자를 177명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중 사망자는 70명으로 알려졌다.

rock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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