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코데즈컴바인 주가가 이상 폭등하고 있는 가운데 이를 방관하고 있는 한국거래소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더팩트 DB |
[더팩트ㅣ황진희 기자] '국부론'을 쓴 애덤 스미스(1723~1790년)는 국가가 시장의 흐름에 개입하지 않는 대신 시장은 '보이지 않는 손(Invisible hand)', 즉 가격에 의해 자동으로 효율성을 유지하게 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돈과 돈, 이해관계가 더 촘촘히 얽혀있는 현대사회에서는 시장의 효율성과 안정성을 유지하기 위해 국가(감독당국)가 시장의 흐름에 개입해야 하는 경우들이 종종 발생하곤 한다. 예를 들어 최근 코스닥 시장에서 벌어진 ‘코데즈컴바인 사태’ 같은 경우다.
최근 4개 사업연도 연속 적자를 기록해 상장폐지 위기까지 몰렸던 코데즈컴바인이 단기간에 코스닥 시장에서 카카오를 제치고 시가총액 2위에 오르는 기현상이 벌어졌다. 지난달 말 2만 2900원에 머물던 코데즈컴바인 주가는 지난 16일 장중 18만4100원을 기록하며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시총 7조원을 넘봤다. 12거래일 만에 무려 704%나 급등한 것이다.
특히 유통주식 수가 적은 이른바 ‘품절주’인 코데즈컴바인이 일부 작전세력에 의해 주가가 널뛰고 있다는 지적에 개인 투자자들의 불안은 더욱 커져갔다. 또 한번 개인 투자자들의 대규모 피해가 발생하는 이른바 ‘개미지옥’ 사태가 벌어질지, 시장은 코데즈컴바인의 주가 흐름을 예의주시했다.
현재 코데즈컴바인의 전체 상장 주식 수는 3784만여 주로, 이 가운데 99%가 넘는 3759만여 주가 보호예수(매각제한)된 상태다. 따라서 유통 가능한 주식 수는 25만여 주에 불과해 작전 세력이 충분히 개입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특히 오는 6월부터 차례로 보호예수가 종료되면 대규모 매도 물량이 쏟아지면서 주가가 곤두박질 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이처럼 관리종목이 단숨에 시총 2위까지 올라 시장을 흔들자 코스닥 시장의 신뢰도가 무너지기 시작했다. 특히 코데즈컴바인이 ‘이상폭등’ 현상으로 연인 증시를 불안에 떨게 만드는 상황에서도 시장 관리 감독 의무를 가진 한국거래소가 별다른 조치를 내놓지 못하는 데 대한 비난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코데즈컴바인 사태로 코스닥 지수 자체의 신뢰도마저 의심받는 상황까지 벌어졌지만 거래소가 ‘뒷북’조차 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쏟아졌다.
그러나 코데즈컴바인 사태에 대한 원인까지 알려지고 있는데도 거래소는 여전히 뒷짐을 진 모양새를 취했다. 지난 4일 거래소는 코데즈컴바인에 시황변동 관련 조회공시를 요구했고, 7일 코데즈컴바인 측은 “별도로 공시할 중요한 정보가 없다”고 밝혔다.
이후 거래소는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다가 지난 16일이 돼서야 부랴부랴 투자위험종목 지정을 예고하고 시세조종 및 주가조작 가능성을 염두에 둔 조사를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이때부터 코데즈컴바인 주가는 하락반전하기 시작했고, 거래소는 최근에서야 불공정거래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조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또 뒤늦은 22일 '유통주식수 미달 종목에 대한 대응방안' 긴급 브리핑을 열고 최근 코데즈컴바인 등 유통주식수가 적고 이상 급등세를 나타낸 종목에 대해 매매거래 정지 규정을 신설하는 등의 시장관리 방안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여전히 시장 일각에서는 거래소의 뒤늦은 대응이 아쉽다는 평가가 잇따르고 있다. 코데즈컴바인 사태가 발생해 주가가 널뛰는 상황에서도 발빠른 대처에 나서지 못한 거래소가 결국 비난의 목소리가 높아지자 부랴부랴 대응에 나섰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코스닥은 경제성장 동력의 한 축인 중소·벤처기업의 자금조달 창구라는 점에서 코스피 시장 못지않게 중요한 주식시장이다. 시장은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움직인다는 말은 이론에 머물 뿐, 현실에서는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시장의 신뢰가 무너지고 투자자들이 피해를 입지 않도록 감독의 책임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