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시 전부터 많은 관심을 모았던 ISA가 시행 초반 소비자들의 관심이 떨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팩트 DB |
[더팩트ㅣ서민지Ⅱ 기자] ISA가 뜨거운 관심 속에 출시됐지만, 판매 시작 이후 가입자 수가 감소세를 나타내며 다소 아쉬운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특히 증권사의 가입자 수(6%)는 은행(94%)에 크게 밀리고 있다. 출시 한 주가 지난 이번 주부터는 ISA 가입 고객을 유치하려는 경쟁이 본격화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오지만 업계의 전망이 밝지만은 않다.
지난 14일 예·적금부터 펀드, 주가연계증권(ELS) 등의 금융상품을 한 계좌로 통합 운영할 수 있어 '만능통장'이라 불리는 ISA가 출시됐다. ISA 출시 전부터 금융사의 치열한 경쟁이 예고됐지만, 기대와 달리 금융소비자들의 관심이 식어가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ISA 출시 첫 주인 14일부터 18일까지 일별 가입자 수가 꾸준히 줄어들고 있다. 첫날 가입자 수는 32만2990명으로 흥행에 성공하는 듯했으나 2일째 11만1428명으로 첫날보다 반 이상 줄었고, 3일째는 8만1005명을 기록했다. 4일째인 17일 가입자 수는 7만858명으로 첫날의 4분의 1 수준에 머물렀고, 5일째 7만1759명으로 집계됐다.
업권별로는 판매 채널이 많은 은행에 압도적으로 몰려 있다. 닷새 동안 누적된 가입자 수 65만8040명 가운데 61만7215명(94%)이 은행을 찾았다. 반면 증권사는 4만643명으로 6%를 기록했으며, 보험사는 182명에 그쳤다.
다만 1인당 평균 가입금액은 증권사가 월등히 높았다. 증권사의 1인당 평균 가입금액은 300만 원으로 은행(32만 원)에 10배 가까이 차이가 있다.
이처럼 ISA에 대한 관심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자 금융권은 고민에 빠졌다. ISA는 1인 1계좌로 비과세 혜택을 위해서는 5년의 기간을 유지, 금융권이 사활을 걸고 있는 상품이기 때문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업계에서는 ISA를 놓고 먹구름 전망을 내놓고 있다. 과당 경쟁에 따라 실적 압박을 가하는 금융사가 있어 초반 실적에 거품이 끼어 있는 만큼 거품이 빠지면 실적은 더욱 떨어질 것이라는 관측에서다. 현재 금융권에는 가족과 친척, 지인 등을 동원한 가입이 만연하게 이뤄지고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실제로 실적 압박이 심한 것으로 알려진 은행권에서는 가입 금액이 1만 원도 안 되는 가입자도 상당하며, 가장 많은 가입자 수를 보유한 농협은행의 경우 1인당 평균 계좌 가입 금액은 3만 원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금융 당국이 ISA에 대한 불완전판매 감시를 강화한 만큼 공격적인 마케팅도 불가한 상태다. 현재 금융 당국은 ISA 판매와 관련해 가입 시 설명 의무 준수 여부나 실적 추이 등을 모니터링하며 적극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반면 일각에서는 상품에 대한 적응 기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점차 가입자가 늘어날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소비자들이 증권 투자에 익숙하지 않은 만큼 ISA 계좌에 관심이 많지만 가입까지 이뤄지진 않는다는 것이다. 또한 현재 증권사에서만 판매되고 있는 일임형 ISA 상품이 다음 달 은행에서도 판매되기 때문에 새로운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한 업계 관계자는 "현재 ISA에 가입한 고객들의 이익이 가시화된다면 가입자가 크게 증가할 것"이라면서도 "이익이 크게 체감할 수 없는 정도라면 지지부진한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