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 등 국내 화장품 업계들이 앞다퉈 제주지역 공략에 나서고 있다. 제주지역에서 생산되는 원료를 바탕으로 제품을 만드는 것은 물론, 생산지까지 건설해 관광객과 소비자들의 마음 잡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과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왼쪽부터) / 더팩트DB |
제주, K뷰티의 새로운 격전지
[더팩트|김아름 기자]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 등 국내 'K뷰티' 열풍을 이끄는 선두 업체들이 하나둘 제주도로 눈을 돌리면서 이 지역이 화장품 산업의 새로운 격전지로 떠오르고 있다. 이미 주요 업체들은 제주도에서 생산되는 원료를 사용해 제품 생산을 진행하고 있으며 후발 주자들은 아예 제주도에 터전을 마련해 생산에 들어갔다.
1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지역경제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제주 지역 내 자리한 81개 화장품 제조업체의 매출액은 398억 원으로 2012년 142억 원과 비교해 무려 2.8배 증가했다. 수출하는 비중 역시 중국과 홍콩, 일본을 중심으로 0.5%(2014년)에서 6.1%(2015년)로 대폭 커졌다.
이에 대해 한국은행은 제주도의 '청정 이미지'에 따른 외국인 관광객들의 높은 호감도와 'K뷰티' 인기의 고공행진을 원인으로 꼽고 있다.
실제로 국내 화장품 업체와 제조사들은 제주산 녹차잎과 유채, 화산송이 등 제주도에서 볼 수 있는 원료를 바탕으로 제품을 생산하고 있으며 마케팅에도 이를 적절히 이용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지난해 10월 27일 제주도에 제주창조경제혁신 제2센터 개소식을 진행, 제주지역 내 화장품 산업 연구를 전개한다고 밝혔다. /아모레퍼시픽 제공 |
국내 화장품 1위 기업인 아모레퍼시픽은 지난해 6월 제주창조경제혁신센터 출범을 발표하며 그해 10월 제주창조경제혁신 제2센터 개소식을 진행한 바 있다.
아모레퍼시픽이 진행한 제주창조경제혁신 제2센터는 화장품 산업 육성에 특화된 센터로 우선 제주지역 내 화장품 산업 연구와 강소기업을 육성을 전개할 예정이다.
앞서 아모레퍼시픽은 1980년대부터 제주도에 '오설록 유기농 다원'을 일궈 자연주의 브랜드인 ‘이니스프리’를 탄생, 제주 고유의 원료인 녹차와 유채꿀, 화산송이 등으로 제품을 제작했다. 또 2001년 우리나라 최초의 차 전시관 ‘오설록 티 뮤지엄’을 오픈했으며 2013년엔 복합 차문화 체험공간 ‘오설록 티스톤’ ‘이니스프리 제주 하우스’ 등을 차례대로 열었다.
이니스프리는 제주에서 재배한 유기농 녹차, 유채꿀 등을 화장품의 주 원료로 사용해왔고, ‘화산송이’라는 독특한 재료로도 제품을 만들어 판매에 집중하고 있다. 여기에 최근 아모레퍼시픽은 다음카카오와 함께 1000억원을 투자, 제주도에 창조경제혁신센터를 만드는 등 ‘제주잡기’에 안간힘을 쓰는 상황이다.
LG생활건강 역시 제주지역 원료를 바탕으로 한 제품을 출시하며 적극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LG생활건강 제공 |
LG생활건강도 지난 2014년 제주테크노파크와 업무 협약을 맺은 이후 제주지역에 큰 공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 2010년 더페이스샵을 인수해 제주도의 원료를 기반으로 한 제품 출시를 시작, 2014년 제주의 흙, 물, 씨앗, 열매를 주제로 한 제품 11종을 출시했으며 아모레퍼시픽과 마찬가지로 화산송이를 원료로 한 ‘제주 화산토 라인’ 6종을 출시했다. 이외에도 자사 브랜드인 비욘드로 '제주 대나무 수딩젤'과 '비욘드 메이드 인 제주 미라클 라인' 등 제주 관련 화장품을 연달아 보이고 있으며 오휘에서도 한라산 탐라수국잎 추출물과 제주화산암반수를 담은 수분 라인을 출시했다. 지난해 말 LG생활건강이 제주테크노파크와 업무 협약을 맺은 후 올해 들어 공격적으로 선보이는 제주도 관련 상품이다.
대표적인 로드샵 브랜드인 네이처리퍼블릭과 토니모리 역시 제주 원료를 기반으로 한 제품을 속속 보이며 공격적인 마케팅을 보이고 있다.
네이처리퍼블릭은 유커(중국인 관광객)들에게 인기가 좋은 마스크팩에 제주 동백꽃 씨앗 성분을 넣어 판매하고 있으며 최근엔 거친 외부 환경에도 강한 생명력을 유지하며 자생하는 제주도 풍란의 기운을 담은 셀부스팅 크림을 출시했다. 토니모리는 제주도에서 키운 산삼 크림으로 유커를 비롯한 소비자들의 구매력을 이끌고 있다.
이처럼 제주 지역에 대한 국내 화장품 업계의 높은 관심에 대해 업계 관계자 대부분은 "(관심과 투자는) 계속될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제주 지역의 원료를 바탕으로 한 제품들의 인기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고 K뷰티 열풍이 더욱 거세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은 만큼 화장품 업계들의 제주 지역 마케팅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