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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CI 2차 누출사고 환경부 재조사 "요식행위" 논란
입력: 2016.02.26 06:57 / 수정: 2016.02.26 06:57
지난해 7월 발생한 OCI 군산공장 2차 누출사고에 대한 환경부의 재조사가 진행 중이다. 하지만 해당 조사는 보여주기식 형식적 조사 에 그치고 있다는 피해주민들의 비판을 받고 있다. /더팩트 DB
지난해 7월 발생한 OCI 군산공장 2차 누출사고에 대한 환경부의 재조사가 진행 중이다. 하지만 해당 조사는 '보여주기식' '형식적 조사' 에 그치고 있다는 피해주민들의 비판을 받고 있다. /더팩트 DB

환경부의 총체적 부실조사에 '주민불만 폭발'

[더팩트 | 권오철 기자] "환경부 재조사는 주민 가지고 노는 것. 이런 환경부 왜 존재하나?"

지난해 7월 발생한 OCI(사장 이우현) 군산공장 2차 누출사고에 대한 환경부의 재조사가 형식적인 '요식 행위'에 그치지 않느냐는 불만이 피해주민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다. 2차 누출사고에 대한 환경부의 재조사에서 피해주민들이 기대한 것은 단순 '스팀사고'가 아닌 '화학사고'임이 증명되는 것이었다.

하지만 환경부의 재조사의 일환으로 진행된 피해주민 건강영향조사는 '화학사고'원인을 증명하는 데 특별한 인과관계가 없을 것이라는 정황이 드러나면서 주민들 불만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재조사를 담당하는 한 관계자는 "주민들이 건강에 피해를 봤다는 민원에 따라 건강영향조사를 하는 것일 뿐, 조사 결과가 화학사고 여부를 결정하는 데 영향을 주는 것은 전혀 아니다"고 밝혀 피해를 호소하는 주민들 정서와 거리감이 있음을 내비쳤다.

또 화학사고를 증명하는 데 중요한 단서로 지목됐던 OCI 내부문건에 대한 조사는 환경부 담당부서의 직원이 문서의 존재자체를 모르는 등 정밀한 재조사가 이뤄지지 않고 있음을 드러냈다.

이에 2차 누출사고 피해주민들은 "이럴 거면 건강영향조사 왜 하나?" "환경부가 우릴 가지고 놀았다"고 반응하는 등 당국에 대한 불신이 커져가고 있다.

지난해 6월 OCI 군산공장에서 화학사고가 발생한 지 한 달여 만인 7월, 같은 공장에서 2차 누출사고가 발생한 사실이 <더팩트>의 보도로 알려지면서 환경부는 단순 '스팀사고'로 결론을 내렸던 해당 사고에 대한 재조사를 25일 현재까지 진행 중이다.

OCI 군산공장의 전경. 이곳에서 지난해 6월과 7월 두 차례 누출 사고가 발생했다. 7월 사고 직후, OCI 측 관계자들은 피해주민들에게 찾아가 스팀과 함께 화학가스가 누출됐다고 인정했다. 하지만 환경부는 화학가스 무검출을 근거로 스팀사고로 결론냈으며 OCI 역시 화학가스 누출을 공식 부인했다.
OCI 군산공장의 전경. 이곳에서 지난해 6월과 7월 두 차례 누출 사고가 발생했다. 7월 사고 직후, OCI 측 관계자들은 피해주민들에게 찾아가 스팀과 함께 화학가스가 누출됐다고 인정했다. 하지만 환경부는 화학가스 무검출을 근거로 스팀사고로 결론냈으며 OCI 역시 화학가스 누출을 공식 부인했다.

환경부의 재조사는 ▲2차 누출사고 피해주민 건강영향조사와 ▲2차 누출사고에서 화학가스 누출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 OCI 내부문서에 대한 조사 등이 요체다.

건강영향조사와 관련, OCI 2차 누출사고 피해자 10여 명은 사고 직후 얼굴 따가움, 메스꺼움 등의 증상으로 병원을 찾은 정보가 담긴 진단서 및 소견서를 지난달 7일 환경부 소속기관인 화학물질안전원에 제출했다. 화학물질안전원은 이를 순천 전남대학교병원에 전달했으며 전문의 교수의 조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고 한다.

지난해 7월 사고가 발생한 지 약 6개월 만에 처음으로 진행된 이번 건강영향조사는 2차 사고가 화학사고임을 증명할 핵심적인 단서가 돼주기를 피해주민들 사이에서 기대를 모았다.

화학물질안전원 관계자는 해당 조사에 대해 "6월에 있었던 화학사고에 준해서 조사 중이긴 하다"면서 "(화학가스) 누출에 대한 정보가 없어서 전문의가 판단하는 데 힘들어 하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여기서 '누출에 대한 정보가 없다'는 것은 사고 직후 현장에 도착한 환경부의 화학가스 측정에서 '무검출'로 나왔다는 것이다. 하지만 화학사고로 판명난 1차 누출사고에서도 환경부의 측정은 '무검출'로 나왔다. 환경부가 현장에 나오는 데 약 40~50분이 소요되며 그 시간 동안 누출된 화학가스는 공중으로 날아가고 없어 원천적으로 화학가스를 측정하 것 자체가 불가능한 상황이다. 그럼에도 환경부는 이 측정치를 근거로 단순 스팀사고로 결론을 내린 바 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주민들이 건강에 피해를 봤다는 민원에 따라 건강영향조사를 하는 것일 뿐, 조사 결과가 화학사고 여부를 결정하는 데 영향을 주는 것은 전혀 아니다"고 덧붙였다.

조병옥 새만금지방환경청장이 지난해 11월 군산시청에서 열린 OCI 화학사고에 대한 주민설명회에서 질문 공세를 받고 있는 모습. 당시 조 청장은 2차 누출사고 피해자들이 사고 이후 수개월 동안 건강영향조사를 받지 못했다는 것을 인정하고 해당 조사를 약속했다.
조병옥 새만금지방환경청장이 지난해 11월 군산시청에서 열린 OCI 화학사고에 대한 주민설명회에서 질문 공세를 받고 있는 모습. 당시 조 청장은 2차 누출사고 피해자들이 사고 이후 수개월 동안 건강영향조사를 받지 못했다는 것을 인정하고 해당 조사를 약속했다.

환경부의 이러한 태도에 피해자들은 어처구니가 없다는 반응이다.

피해자 A씨는 "화학사고 여부를 재조사한 것과 무관하다면 뭣 하러 진단서, 소견서를 제출하라고 했는지 이해가 안 간다"면서 "지난 주민설명회에서 불만이 터져나오니까 형식적으로 액션만 취한 것 아니냐"고 울분을 토해냈다.

그는 이어 "피해자들이 이렇게 존재하고, OCI 측도 주민들에게 나와서 염산이 누출됐었다고 실토했다. 정황상 누가 봐도 화학사고다. 그런데 환경부는 화학사고로 볼 수 없다고 단정짓고 있다"며 "대기업 편에서 피해주민을 기만하는 것으로 밖에 안 보인다. 환경부는 왜 존재하나"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2차 누출사고 이후 OCI 군산공장 공장장 등 직원들은 피해자 A씨에게 수차례 찾아와 누출된 가스에 "염산을 취급하는 설비였다" "수증기에 염산이 섞였다" "(1차 누출 때와) 비슷한 물질이다"라고 설명했으며, 왜 사고 직후 수증기라고 해명했냐는 질문에는 "총무팀이 잘 몰라서 (수증기라고) 잘못 설명한 것이다"라고 말하는가 하면 "원하는 것을 들어주겠다"는 회유의 메시지를 전했다. 이 같은 OCI 측의 녹취록이 모두 확보된 상태다. 현재 OCI 측은 이 같은 발언들을 뒤로한 채 단순 수증기 누출이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해 11월에 있었던 OCI 군산공장 화학사고에 대한 주민설명회는 1차 누출사고보다 2차 누출사고에 대한 주민 및 도의원들의 지적으로 뜨겁게 달아올랐다. 이에 환경부 관계자들은 2차 사고에 대한 재조사를 약속, 당국의 향한 비난의 열기를 잠재운 바 있다.

OCI 내부 관계자는 2차 누출사고에 대해 염화수소(Hydrochloride)가 생성돼 수증기(Steam)와 섞여 날아갔을 가능성이 가장 크다고 결론지었다. 또 수증기 누출로만 생각하는 것은 이 같은 가능성을 인지하지 못한 결과라고 방점을 찍었다. 환경부는 이 문건에 대해 재조사를 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독자제공
OCI 내부 관계자는 2차 누출사고에 대해 염화수소(Hydrochloride)가 생성돼 수증기(Steam)와 섞여 날아갔을 가능성이 가장 크다고 결론지었다. 또 수증기 누출로만 생각하는 것은 이 같은 가능성을 인지하지 못한 결과라고 방점을 찍었다. 환경부는 이 문건에 대해 재조사를 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독자제공

2차 누출사고가 단순 스팀사고가 아닌 화학가스가 함께 섞여 비산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한 OCI 내부문건에 대한 환경부의 조사에 대해서는 취재 결과 사실상 진행되지 않은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 주민설명회에서 "(OCI 내부문건를) 재조사 중에 있다"라고 말했던 환경부 관계자는 해당 조사에 대해 "그건 새만금청 화학안전관리단으로 전화를 하라"며 "그 지역에 있는 분이 조사를 해야지 중앙에서 계속 조사를 할 수 없지 않나"라며 책임을 떠넘겼다.

새만금지방환경청 화학안전관리단도 모르고 있었다. 해당 부서 관계자는 "저희의 관할이 아니라 모르고, 익산방재센터 환경팀에서 담당했다"고 설명했다.

익산화학재난방재센터 환경팀 관계자 역시 해당 사안에 대해 까맣게 모르고 있었다. 그는 "OCI 내부문건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며 "7월 누출사고에 대해 재조사를 했는지 여부도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조사를 거쳐 스팀사고로 결론이 났다. 그렇게 끝이 났다"고 덧붙였다.

kondor@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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