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그룹 글로벌비즈니스센터가 본격 개발되면서 인근 부동산 시장에 지각 변동이 일어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성락 기자 |
현대차 GBC관련 부동산 시장 전망 엇갈려
[더팩트ㅣ이성락 기자] 현대자동차그룹(현대차그룹)의 초대형 건축 프로젝트인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 개발 사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서울 강남구 삼성동 옛 한전부지 인근을 중심으로 부동산 시장이 활성화되고 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이번 개발과 관련, 부동산 업계의 의견은 엇갈리고 있어 어떻게 흘러갈지 섣불리 예단하기 어려운 모양새다.
22일 오후 <더팩트>가 찾은 삼성동 일대 부동산에서는 현대차그룹 GBC 개발 사업에 대해 제각각의 의견을 보였다. 가장 먼저 찾은 Y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GBC 개발이 가시권에 들어오기 시작하면서 인근 부동산 시장 역시 활성화되고 있다"며 "예컨대, 3.3㎡당 4000만~5000만 원에 거래되던 것이 7000만 원대로 올랐다"고 말했다.
그는 GBC가 단순히 초고층 통합사옥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GBC로 인해 부동산 시장이 꾸준히 요동칠 것으로 전망하며 "미래 가치가 있다 보니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매물 요구가 들어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매일 4~5명 정도는 꼭 이 지역에 대해 물어보는 상담 전화가 오고 있다"며 "아파트 시세는 1년 반 전보다 전반적으로 1억5000만 원씩 올랐을 것이다. 지금 소유주들이 팔 생각이 없어 매물이 없다"고 덧붙였다.
서울 강남구 삼성동 옛 한전부지의 현재 모습. /이성락 기자 |
반면 GBC 개발이 큰 영향을 미치지 않고 있다는 의견도 적잖다. D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별로 달라진 것 없다"며 "GBC 개발 및 부동산 시장 변화에 대한 여러 이야기에 동의할 수 없다. 오피스 시장에도 영향을 미칠지 의문이다"고 말했다. 그는 주거지 상황을 예로 들며 "빌라의 경우 3.3㎡당 3500만 원, 단독 주택의 경우 3.3㎡당 4000만~4200만 원 수준을 줄곧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H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 역시 인근 부동산 변화에 대해 묻자 "전혀 없다. 똑같다"고 잘라 말했다.
'GBC로 인한 부동산 시장의 지각 변동'이 새삼스럽다는 반응도 있었다. GBC 개발에 대한 이야기는 이미 한참 전에 나왔고, 정작 GBC 개발은 시작도 하지 않은 수준이라는 설명이다. S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GBC 인근은) 이미 (부동산 가격이) 오를 대로 오른 동네"라면서 "영향은 이미 오래전에 받았고, 지금은 거래 자체가 별로 없는 지역"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이 일대가 가진 '잠재력'에는 동의하는 분위기였다. D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이 지역은 GBC도 있지만, 서울의료원 쪽 개발 등 여러 가지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섣불리 예상할 수 없지만,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다른 지역과 비교해 값을 유지하고 있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밝혔다.
'GBC'는 현대자동차 그룹 통합사옥 건물과 호텔·업무시설, 공연장, 최첨단 시스템을 갖춘 컨벤션 및 전시시설 등 모두 6개 건물이 들어선다. /현대자동차그룹 제공 |
이날 의견을 종합하면 GBC로 인한 변화는 뚜렷하지 않다. 주변 오피스 시장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예상도 쉽게 할 수 없다. 그러나 1조7000여억 원 규모의 현대차그룹 신사옥과 대규모 마이스 단지 개발이 확정됐다는 점에서 이 일대 부동산 시장은 향후 직·간접적으로 GBC에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현대차그룹은 지난 17일 서울시청 브리핑룸에서 GBC의 미래 모습을 담은 개발계획안과 사전협상 결과를 발표했다. 현대차그룹이 공개한 개발계획안에 따르면 GBC는 7만9342㎡ 부지에 지상 및 지하를 합쳐 연면적 92만8887㎡ 규모로 조성된다. 105층 통합사옥을 비롯해 공연장, 전시시설, 컨벤션, 업무시설 등 6개 건물이 들어선다.
영동대로와 국제교류복합지구를 가로지르는 공공보행통로가 교차하는 지점에 들어서는 GBC는 비즈니스와 마이스, 문화, 엔터테인먼트, 스포츠, 쇼핑 등 복합공간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실제로 서울시는 인근을 국제교류복합지구로 조성하고 국제업무, 마이스, 스포츠, 문화엔터테인먼트 등 4대 핵심기능을 유치, 강화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rocky@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