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의 이혼 과정이 세간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는 가운데 이 사장의 경영 능력이 더불어 재조명 받고 있다./ 남윤호 기자 |
이부진, 경영인으로서 또는 엄마로서
[더팩트|김아름 기자] 17년 전 일반인 남성과 '세기의 결혼'으로 세간의 눈길을 사로잡은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이 이번엔 '파경'으로 세인의 주목을 받고 있다. 오늘(4일) 오후 이혼소송 중인 남편 임우재 삼성전기 고문은 이부진 사장과 이혼할 사유가 없다는 항소장을 직접 법원에 제출하고 자신의 심경을 밝힐 예정이다.
자연스럽게 주위 시선은 '이혼'에 초점이 맞춰지겠지만 한편으로는 호텔신라 오너 경영인으로 흔들림 없는 모습을 보이는 'CEO' 이부진 사장의 활동상도 재조명 받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도 이 사장의 이혼과 관련해선 깎아내리기 보단 "두 사람의 사생활"이라면서 말을 아끼는 등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이며 그의 경영 활동에 대해 큰 신뢰를 보이고 있다.
이부진 사장의 한 측근은 이와 관련 "이 사장이 '원톱' 자리에서 보인 특유의 리더십 덕분에 주변의 신뢰를 받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 측근은 "이부진 사장의 일정을 보면 회사 일과 일과 후 아이와 시간을 보내는 것이 사실상 전부이다"며 "개인 사생활을 별도로 누리는 시간이 거의 없다"고 귀띔했다. 회사와 아이밖에 모른다는 것이다. 이혼소송 항소에도 이렇다 할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는다고 한다.
대체로 재계에서는 조용하면서도 섬세하고, 따뜻하면서 냉철한 리더십이 경영인 이부진 사장의 장점이라고 여긴다. 실제 그의 이러한 성격은 회사 내 크고 작은 사안에선 물론 가정에서도 빛을 발하고 있다.
◆ 면세점 유치 등 책임 경영으로 신뢰를 쌓다
이부진 사장(오른쪽) 은 HDC신라면세점 유치를 위해 국내외로 동분서주하며 광폭 행보를 보였다. /남윤호 기자 |
"잘 되면 다 여러분 덕이고 떨어지면 제 탓이다. 걱정하지 말라." 지난해 이 사장의 발언 가운데 스스로의 책임을 강조한 것으로 서울 시내 면세점 선정을 앞두고 직원들에게 남긴 말이다.
지난해 7월 이부진 사장은 영종도에서 열린 서울 시내 면세점 후보 기업 면접(프레젠테이션) 장소를 직접 방문해 합격 기원 떡을 돌리는 등 직원들을 독려했다.
당시 이부진 사장은 임우재 고문과 이혼 소송이 진행되고 있었다. 그러나 연일 쏟아지는 스포트라이트 속에서 어느 누구도 그의 사생활을 '어떠하다'고 알아챌 수 없었다. 안의 일과 바깥의 일을 철저히 분리, 외부에선 오로지 회사의 면세점 사업권 획득에만 몰두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과 함께 면세점 입지로 결정한 용산 아이파크몰에서 열린 '대한민국관광산업 발전을 위한 비전 선포식'에 직접 참석해 지역·지방 관광 활성화를 위해 힘을 모을 뜻을 밝혔다. 또 중국을 방문, 관광산업에 대한 진정성을 드러내며 직접 "메르스가 진정되고 있으니, 많은 중국인 관광객이 한국으로 올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호소하는 등 국내외에서 오너로서 책임있는 행보를 보였다.
그 결과 서울 시내 면세점 사업권 유치에 성공, 지난해 12월 24일 용산에서 1차 임시 개장했으며 오는 3월 그랜드오픈을 앞두고 있다.
또한 지난해 메르스가 한반도가 강타했을 당시 메르스 확산 방지를 위해 '영업장 폐쇄 조치'라는 결단을 내리기도 했다. 그는 지난해 6월 18일 메르스 확진 환자가 제주신라호텔에 투숙했다는 사실이 확인되자 주저함 없이 바로 제주도로 직행, 호텔 폐쇄 결정을 내렸다. 숙박 예약 고객을 비롯해 투숙객 모두에게 숙박비 전액 환불과 항공비까지 보상했다.
이외에도 이부진 사장은 삼성 총수 일가 가운데 유일한 등기이사로 연봉 공개 대상에 등재, 취임한 2011년부터 줄곧 정기 주주총회에서 의사봉을 잡으며 책임있는 행보를 보이고 있어 많은 주주들에게 신뢰를 주고 있다.
◆ '택시기사 4억 선처' 등 노블리스 오블리제 실천
이부진 사장은 지난해 2월 택시기사 4억 원 선처로 '노블리스 오블리제'를 실천한 경영인으로 찬사를 받은 바 있다./이새롬 기자 |
이부진 사장은 노블리스 오블리제를 실천, 따뜻한 품성을 지닌 것으로도 익히 알려져 있다. 노블리스 오블리제는 사회 고위층 인사에게 요구되는 높은 수준의 도덕적 의무를 뜻하는 말로 이 사장은 지난해 2월 택시 기사에 대해 4억 원 선처를 내리는 등 행보를 보인 바 있다.
'택시기사 4억 선처'는 지난해 2월 서울 중구 장충동에 자리한 신라호텔에서 모범택시 한 대가 호텔 출입구 회전문을 정면으로 들이 받았던 사고로 당시 호텔 회전문은 전부 깨졌으며 택시의 앞부분도 심각하게 훼손됐다. 또 택시에 탑승해 있던 승객과 호텔 직원 등 3명이 부상을 입었다.
사고를 낸 택시기사는 80대의 고령으로 당시 5000만 원의 한도 책임 보험이 가입돼 있었으나 신라호텔 피해액이 5억 원 수준이라 이를 변상하기 턱 없이 부족했다. 그러나 당시 이부진 사장은 해당 택시기사의 처지를 고려, 사고로 인한 피해는 회사 측에서 부담하게 했으며 택시기사에 대한 치료비 역시 부담하라고 지시해 많은 사람을 놀라게 한 것.
그는 또 지난 2014년 여름 루게릭 환자를 돕기 위해 시작된 '아이스버킷 챌린지' 행사에도 남몰래 동참했는데 당시 이부진 사장의 '아이스버킷 챌린지'는 당구선수 차유람의 지목으로 이뤄졌다. 차유람은 자신의 트위터에 "(아이스 버킷 챌린지) 캠페인의 의미와 뜻을 벗어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 장미란 언니 원혜영 의원님 호텔신라 이부진 사장님, 감히 이 세 분을 지목하게 됐다"는 글을 올렸다.
이후 이부진 사장은 직접 얼음물 샤워를 하진 않았으나 기부를 통해 아이스버킷 챌린지에 참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외에도 이 사장은 제주도에 있는 어려운 사정에 처한 식당을 직접 방문해 격려하는 등 마음을 쓴 것으로 알려졌다.
◆ 다정하고 따뜻한 엄마로서의 이부진
이부진은 지난해 3월 열린 주주총회에서 깁스를 하고 등장했다. 당시 깁스엔 아들이 쓴 것을 보이는 문구가 적혀 눈길을 끌었다. |
이부진 사장은 경영인으로서는 물론 엄마로서의 모습도 여과없이 내비쳤다.
그는 지난해 3월 호텔신라 주주총회 참석 당시 발목에 깁스를 한 상태로 등장했는데 이때 깁스에 '엄마 사랑해, 쪽~'이라는 글귀가 사람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이 문구는 이부진 사장의 초등학생 아들이 엄마의 쾌유를 기원하며 쓴 것으로 이를 본 대부분은 이부진 사장과 아들의 사이가 끈끈한 것 같다고 입을 모으기도 했다.
또 아들과 함께 대형마트에서 장을 보거나 백화점에서 아들 장난감을 고르는 모습 등이 종종 카메라에 잡히면서 자녀에게 있어 보통의 엄마들과 다름없다는 사실이 증명되기도 했다.
이 뿐만이 아니다. 경영 일선에 있는데도 육아에 대한 끊을 놓지 않았다. 이부진 사장은 지난 2008년 아들을 출산한 뒤 한 달 만에 해외 출장에 오르는 등 업무에 복귀했으나 30개월간 모유 수유를 하는 등 육아를 쉬지 않았다. 이에 대해 '누군가 도와주는 사람이 있었겠지'라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육아에 있어서 아무리 도와주는 사람이 있다 하더라도 장기간의 모유 수유만큼은 쉽지 않다.
실제로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생후 2개월까지 56.7%인 모유 수유 비율이 4개월에는 50%, 12개월에는 2%로 뚝 떨어진다. 그만큼 이부진 사장의 육아에 대한 열의가 묻어나는 대목이다.
한편 지난달 14일 수원지법 성남지원 가사 2단독 재판부(판사 주진오)는 이부진 사장이 임우재 삼성전기 고문을 상대로 낸 이혼 및 친권자 지정 등 소송 선고 공판에서 이부진 사장의 손을 들어줬다. 그 결과 아들에 대한 친권과 양육권 모두 이부진 사장에게 넘어갔다. 이에 임우재 고문은 항소의 뜻을 표출, 오늘(4일) 오후 항소장을 법원에 제출하며 직접 입장을 발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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