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보그룹 측이 산행 중 사망한 직원과 관련해 ▲산행 불참자에게 천왕봉 인증샷 요구 ▲점심시간 엘리베이터 사용금지 ▲엘리베이터 사용 적발시 지하부터 지상 10층까지 왕복 20회 ▲체중 감량 지시 및 각서 제출 등 기업문화가 사실이라고 인정했다. 사진은 2014년 대보그룹 가을산행 사진. /대보그룹 제공 |
대보그룹 관계자 "체중 감량 지시 및 각서 제출 등도 사실"
[더팩트 | 권오철 기자] "사규 차원이 아닌 건강을 독려하는 차원의 기업문화."
대보그룹 관계자는 6일 <더팩트>와 통화에서 직원이 산행 중 숨진 사건과 관련해 ▲산행 불참자에게 천왕봉 인증샷 요구 ▲점심시간 엘리베이터 사용금지 ▲엘리베이터 사용 적발시 지하부터 지상 10층까지 왕복 20회 ▲체중 감량 지시 및 각서 제출 등이 이라고 밝혔다.
다만 이 관계자는 "사규 차원이 아닌 건강을 독려하는 차원의 기업문화"라고 해명했다.
이어 "어떤 말로도 유가족의 슬픔을 대신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며 "향후 산재처리 등 회사가 할 수 있는 최대한으로 보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유족들은 고인의 사인이 최등규 대보그룹 회장을 중심으로 한 회사 측의 등산 강요 때문인 것으로 주장하고 있다. 사진은 최등규 대보그룹 회장. /KBS 영상 캡처 |
한편 지난해 12월 25일 대보정보통신 사업부 김 모(42) 차장은 회사 단합대회 차원에서 지리산 천왕봉으로 등산을 하던 중 갑자기 쓰러졌다. 김 씨는 급히 구조헬기로 병원에 이송됐지만 이미 숨을 거둔 상태였다.
이날 김 씨는 회사의 주최로 진행된 산행에 참가하기 위해 12월 24일 회사 일을 마치고 저녁 8시쯤 지리산으로 향하는 버스에 올랐다.
대보그룹은 지난 30여 년 동안 매년 10월과 12월 1차와 2차로 나누어 그룹 차원의 임직원 산행을 진행해 왔다. 올해도 500여 명의 직원이 참여했으며 김 씨가 숨진 날도 120여 명의 직원이 지리산 산행에 참여했다.
대보 관계자에 따르면 김 씨가 탄 버스는 4시간여 후 지리산에 도착했으며 직원들은 인근 숙소에서 25일 0시 30분부터 새벽 4시까지 약 3시간 30분 잠을 잤다가 산행을 시작했다. 김 씨는 그로부터 4시간 후인 오전 8시쯤 바닥에 쓰러졌다.
김 씨의 가족 및 동료는 김 씨의 사인에 대해 최등규 대보그룹 회장 등 경영진의 산행 강요로 비롯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대보 관계자는 최 회장의 공식 사과 등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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