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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너가 프리미엄?'…재벌 3·4세 평균 5.4년만에 임원승진
입력: 2015.12.12 07:00 / 수정: 2015.12.12 05:26

국내 30대그룹 임원진에 30대 오너가 3·4세가 대거 포진했다. / 손해리 기자

국내 30대그룹 임원진에 30대 오너가 3·4세가 대거 포진했다. / 손해리 기자

[더팩트ㅣ박대웅 기자] 국내 30대그룹중 2016년 정기인사를 단행한 코오롱, 현대중공업, GS등의 임원승진 현황을 분석한 결과, 그룹 오너가 자제들은 입사후 임원 자리에 오르기까지 평균 5.4년이 걸린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적으로 입사후 샐러리맨이 임원대열에 합류하기까지 20년 이상이 걸리는 것과 비교할때 오너가 자제 5.4년만의 임원 승진은 우리 재계에 이른바 '오너가 프리미엄'이 매우 강하다는 걸 읽게한다.

이는 경영승계를 위한 후계자 수업이 조기에 이뤄지고 있다는 단면으로 해석할수 있지만 한편으로는 국내 유수 그룹(직장)에서 이른바 '혈통주의적 금수저' 관행이 깊게 잠복하고 있다는 걸 시사해 주목된다.

12일 <더팩트>는 최근 '금수저 논란'이 사회적 이슈로 부상하고 있는 가운데 오너가 자제들의 초고속 승진실태를 조사·분석했다.

분석결과, 해당 그룹 오너가 자제들은 평균적으로 5.4년 만에 기업의 별인 임원이 됐다. 대상 그룹은 LG, 현대중공업, GS그룹, GS에너지, 한진, 한화, 두산, 금호석유화학, 현대, 코오롱, SPC, 하이트진로 등이다. 평균 임원승진기간은 해당 그룹 총 14명의 오너가 대상자의 입사부터 임원 승진까지 기간을 단순 평균화했다.

오너가 장남들의 전면 배치...코오롱 이규호씨 31살에 임원승진

우리나라 주요 대기업들은 최근 2016년 정기인사를 단행했다. 눈에 띄는 대목은 단연 오너가 자제, 그것도 장남들이 전면에 나선 승진이다. 이 중 이웅렬 코오롱그룹 회장의 장남 이규호 씨는 불과 31살의 나이에 임원이 됐다. 다른 기업과 비교해도 단연 가장 어린 나이다.

지난 2일 코오롱그룹은 이웅렬 회장의 장남이자 외아들 이규호 코오롱인더스트리 경영지원본부 부장을 상무보로 승진하는 인사를 단행했다. 불과 31살에 별을 단 것이다. 2012년 코오롱인더스트리에 입사한 이규호 상무보는 일반적으로 직장인들이 사원에서 대리를 다는 5년여보다 빠른 입사 3년여 만에 임원이 됐다.

같은 나이대 직장인들이 대부분 사원 생활을 하는 것을 감안하면 초고속 승진이다. 실로 '금수저'의 위력이 대단하다는 걸 피부로 느낄 수 있다. 코오롱그룹은 "이규호 상무보는 앞으로 코오롱그룹 주력 사업장인 코오롱인더스트리 각 사업 부문의 현안을 점검하는 등 그동안 경영진단실에서 해오던 업무를 계속 맡을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장남 김동관 한화큐셀 영업실장은 지난 6일 발표된 한화그룹 정기인사에서 32살의 나이로 상무에서 전무로 승진했다. 2010년 1월 차장으로 입사한 지 5년만의 일이다.

김동관 전무는 지난 2월 태양광 계열사를 한화큐셀로 통합해 셀 생산규모 기준 세계 1위의 태양광 회사를 탄생시켰고, 구조조정과 생산효율성을 개선해 성과를 인정받았다. 또 태양광 업계 단일계약 최대 규모인 미국 넥스트에라(NextEar)와 공급계약을 포함해 전 세계에서 사업수주를 이뤄냈다. 한화그룹은 이런 혁혁한 공이 승진의 배경이 됐다고 설명했다.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의 장남 정기선 현대중공업 기획총괄부문장 역시 33살의 나이에 상무에서 전무로 승진했다. 2009년 1월 현대중공업 재무팀 대리로 입사한 지 6년여 만이다. 정기선 전무는 지난달 사우디아라비아 국영석유회사인 아람코와 전략적 협력관계 구축을 내용으로 하는 양해각서 체결을 주도했다. 정기선 전무는 조선과 해양 영업을 통합한 영업본부의 총괄부문장까지 겸직한다.

GS그룹은 4세들을 전면에 내세웠다. 허창수 GS그룹 회장의 외아들 허윤홍(36) GS건설 사업지원실장은 상무에서 전무로 올라섰다. 2002년 경영관리실장(상무)로 입사한 후 3년여 만이다. 또 허광수 삼양인터내셔날 회장의 장남 허서홍(38) GS에너지 전력·집단에너지 사업부문장은 부장에서 상무로 승진했다. 고 허만정 창업주의 증손자(장손)이자 허남각 삼양통상 회장의 장남인 허준홍(40) GS칼텍스 법인사업부문장은 1년 만에 상무에서 전무로 승진했다.

새롭게 서울 시내 면세점 사업권을 획득한 두산은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의 장남 박서원(36) 오리콤 크리에이티브총괄 부사장을 면세점전략책임자(전무)로 발령냈다. 박서원 전무는 내년 4월 면세점 개장을 목표로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박서원 전무는 지난해 10월1일 오리콤 크리에이티브총괄 부사장으로 경력입사했다.

허영인 SPC그룹 회장의 장남 허진수(38) SPC글로벌전략경영실장은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허진수 부사장은 2005년 28세의 나이로 파리바게뜨를 담당하는 파리크라상 상무로 입사해 임원 생활을 11년째 이어오고 있다.

박문덕 하이트진로 회장의 장남 박태영(39) 경영전략본부장은 역시 전무에서 부사장으로 올라섰다. 박태영 부사장은 2012년 4월 상무인 경영관리실장으로 입사했다. 시작부터 임원으로 다른 출발선에서 섰다.

올해 정기인사 대상자는 아니지만 구본무 LG그룹 회장의 양자 구광모 LG그룹 상무 역시 37세의 나이에 LG그룹 후계자로 역량을 발휘하고 있다. 구광모 상무는 2006년 LG전자 재경부문 금융팀 대리로 입사해 2007년 과장, 2011년 차장으로 승진한 뒤 2013년 LG전자 HE(홈엔터테인먼트)사업본부 부장으로 LG전자 뉴저지법인에서 근무했다. 그러다 지난해 4월 LG시너지팀 부장으로 자리를 옮긴 뒤 같은해 11월 상무로 승진, 경영일선에서 활약하고 있다.

조남호 한진중공업 회장의 장남 조원국(38) 전무, 이준용 대림산업 명예회장의 3남 이해창(44) 대림코퍼레이션 부사장, 이수영 OCI 회장의 장남 이우현(47) 사장등은 각각 임원으로 바로 입사했다.

<더팩트> 분석 결과 30대 주요 그룹의 자제는 평균적으로 4년여 만에 임원으로 100% 승진했다. / 손해리 기자

<더팩트> 분석 결과 30대 주요 그룹의 자제는 평균적으로 4년여 만에 임원으로 100% 승진했다. / 손해리 기자

재벌가 여성 자제 중용도 패턴으로 정착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의 장녀 정지이(39) 현대유엔아이 전무는 2004년 현대상선 재정부 사원으로 입사해 2005년 대리를 거쳐 회계부 과장을 지낸 뒤 2006년 IT회사 현대유앤아이 기획실장(상무)에서 2007년 전무로 승진했다. 어머니인 현정은 회장 옆에서 측근으로 활동하고 있는 정지이 전무는 주요 대북사업 때마다 현정은 회장과 함께 방북하며 현정은 회장을 그림자처럼 보필해 왔다.

금호석유화학은 박찬구 회장의 딸 박주형(36) 상무가 신규 임원으로 경영에 참여하면서 30대인 박준경·박철완·박주형씨의 ' 3세 트로이카'의 경쟁이 가속화되고 있다.

박주형 상무는 금호석유화학 내 핵심 부서로 꼽히는 구매와 자금 부문을 담당하게 됐다. 박주형 상무는 2010년 대우인터내셔널에 입사해 지난달까지 약 5년간 재직했다. 금호가 자녀 중 다른 대기업에서 오랜 시간 직장을 다닌 전례가 없는 만큼 박주형 상무의 이력은 이채롭다. 더구나 여성 자녀가 다른 대기업에 근무한 사례가 또한 없어 박주형 상무의 등장은 '금녀의 벽'으로 일컬어지던 금호가 승계 구도에 또 다른 해석을 낳고 있다.

박주형 상무의 등장에 박찬구 회장의 아들이자 친오빠 박준경(38) 상무와 작고한 박정구 전 금호그룹 회장의 아들 박철완(38) 상무도 자극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박준경 상무와 박철완 상무 모두 해외영업팀에서 근무 중이다. 이들 3세들은 모두 박찬구 회장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영업 및 생산, 자금 부서에서 경영수업을 받게 됐다.

한편 CEO스코어에 따르면 30대 그룹에 입사한 3·4세 자녀는 모두 44명이며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을 제외하고 현재 임원으로 경영에 참여하고 있는 이는 32명이다.

3·4세 중 입사하자마자 바로 임원이 돼 경영에 참여한 경우는 9명으로 세명 중 한명 꼴이다. 신세계그룹 정용진 부회장과 정유경 부사장, 한진중공업 조원국 전무, 이해창 대림코퍼레이션 부사장, 이우현 OCI 사장 등이 임원으로 바로 입사했다.

정몽근 현대백화점 명예회장의 장남과 차남인 정지선 회장과 정교선 부회장, 조석래 효성그룹 회장의 장남과 삼남인 조현준 사장과 조현상 부사장도 입사 후 1년 만에 임원이 됐다.

반면 박용곤 두산 명예회장 장남인 박정원 회장, 허윤홍 GS건설 상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구광모 상무는 임원이 되는데 8~9년이 걸렸다. 또 정몽구 현대차 회장의 장남 정의선 부회장, 정기선 현대중공업 상무, 김동관 한화큐셀 상무는 5년 만에 임원이 됐다.

bdu@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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