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9일 조직개편을 통해 자동차 부품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 것을 공식화하면서 전자업계 전통의 라이벌 LG와 새로운 경쟁전선을 구축하게 됐다./더팩트DB |
[더팩트 | 김민수 기자] 삼성전자가 자동차 부품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면서 전자업계 전통의 라이벌 LG와 새로운 경쟁전선을 구축하게 됐다.
9일 삼성전자는 조직개편과 보직인사를 통해 전사조직에 전장사업팀을 신설하면서 전장사업 진출을 공식화했다. 삼성의 반도체 사업을 이끌어온 권오현 대표이사 부회장이 직접 관할한다는 점이 이번 사업에 대한 무게감을 더하고 있다. 향후 전장사업과 삼성의 반도체 기술 경쟁력이 시너지 효과를 가져올 것임을 암시하는 대목이기 때문이다. 이재용 부회장이 차세대 먹거리 중 하나로 '전장사업'을 꼽았다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실질적으로 사업을 이끌 전장사업팀장에는 생활가전 C&M사업팀장을 맡아왔던 박종환 부사장을 임명했다. 이로 인해 앞서 전장부품 사업본부를 출범시킨 LG전자와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우선 초기 시장 안착을 위해 카인포테인먼트와 자율주행 카드를 꺼냈다.
자동차 자율주행 분야는 시스템의 두뇌로 불리는 마이크로 프로세서가 핵심 역할을 하게 된다. 따라서 반도체 경쟁력은 초기 사업 추진 과정에서 강점이 될 것으로 업계에서는 추측한다.
또 삼성SDI가 BMW 등 글로벌 자동차 브랜드들과 차량용 반도체 공급 등 상당한 수준의 협력관계를 구축한 점도 긍정적 전망을 부르는 요인이다.
삼성SDI는 현재 BMW, 폴크스바겐, 크라이슬러, 포드 등 글로벌 자동차 메이커에 전기차용 베터리를 공급하고 있다. 특히 BMW는 전기차 i3, i8에 이어 새로 출시되는 플러그인하이브리드 SUV에도 삼성SDI 배터리를 채용하기로 했다. 아울러 삼성전기는 차량용 전장부품을, 삼성디스플레이는 CID용 풀HD급 디스플레이 패널을 공급하고 있다
반면 삼성전자보다 10여년 앞서 자동차 전장사업분야에 진출한 LG전자는 '수성'에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스마트폰 시장이 아닌 자동차 전장부품 사업에서만큼은 지지않겠다는 의지가 드러나는 대목이다.
LG전자는 본격적인 스마트카 전기차 시대가 도래할 것을 예상하고 2013년 7월 독립사업본부로 VC(Vehicle Components) 사업부를 출범시킨 뒤 이우종 사장 체제로 제품 개발력과 영업력을 키워왔다.
VC본부는 올해 1분기부터는 실적발표 때도 기존 HE·H&A·MC사업본부와 별도로 독자적인 사업 성적표를 발표하고 있다. 1분기에는 매출 3826억 원, 2분기 4508억 원, 3분기 4786억 원을 기록했다.
신사업의 경우 연구개발(R&D) 비용 때문에 영업이익면에서는 소폭 적자를 내고 있지만 미래 성장동력으로 전사 차원에서 집중하는 사업부문이다.
더욱이 LG전자 VC사업본부의 주력은 카인포테인먼트 분야로 오디오, 비디오, 내비게이션 등이다. 초기 사업부터 삼성전자의 공략 카드와 겹쳐 정면으로 맞닥뜨릴 수밖에 없는 부분이다.
LG전자는 향후 전기차 부품 투자를 확대하면서 자율주행차 프로젝트에도 승부를 걸고 있다.
이미 구글의 자율주행차 프로젝트 협력사로 선정됐고 메르세데스 벤츠와도 자율주행 시스템의 핵심인 스테레오 카메라 시스템 공동개발을 위한 MOU를 체결했다.
또 GM의 차세대 전기차 쉐보레 볼트EV의 전략적 파트너로서 구동모터, 인버터, 차내충전기, 전동컴프레서, 배터리팩 등 11종의 핵심부품을 공급하면서 큰 성과를 올리고 있는 것도 LG전자의 자신감의 배경이다.
현대차의 반격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자율주행차의 반도체 칩을 설계 주문 방식으로 개발하는 방식을 검토하고 있다. 2012년 반도체 설계 전문 계열사인 현대오트론을 설립했고, 올해부터 2018년까지 스마트카, IT기술 개발에 2조원을 투자할 계획을 발표한 가운데 상당 부분 자율주행용 반도체칩 개발 등에 투자할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