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 상품을 온라인 사이트에서 한눈에 비교하고 가입할 수 있는 '보험 다모아'가 30일 개장했다. /서민지 기자 |
보험 다모아, 기대와 아쉬움이 함께
[더팩트 ㅣ 서민지Ⅱ 기자] '보험 다모아'는 '보험 슈퍼마켓'이라는 말과 딱 어울렸다. 성별과 나이, 원하는 조건 등을 입력하니 본인에게 맞는 상품들이 쭉 나열됐다. 보험 상품을 하나하나 찾을 필요 없이 한눈에 비교하고 고를 수 있어 쇼핑을 하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상품 비교부터 가입까지 한 번에 이뤄지는 '원스톱 서비스'를 기대했던 것과 달리 단순히 가격 비교만 하고 있다는 점에서 아쉬움도 컸다.
◆원하는 보험 상품 '한눈에'
보험다모아 사이트를 이용하면 간편하게 보험 상품 비교를 할 수 있다. /보험다모아 홈페이지 |
30일 보험 상품을 온라인 사이트에서 비교하고 가입할 수 있는 '보험 다모아'가 개장했다. 이날 오전 기자는 직접 보험다모아(http://www.e-insmarket.or.kr/)에 접속해 보험 상품을 알아봤다.
현재 보험다모아에는 생명보험사 20곳, 손해보험사 13곳이 참여, 종류별로는 단독실손 25개, 자동차 11개, 여행자 9개, 연금 35개, 보장성 94개, 저축성 43개 등 총 6종 217개 상품이 등록돼 있다. 일부 보험사들이 내년 1월 출시를 목표로 온라인 전용 자동차보험 상품을 개발하고 있어 상품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보험 다모아를 통한 보험 상품 비교는 간단하다. 보험 다모아 사이트에 접속해 원하는 보험상품을 고르고 가입 조건을 기입하면 조건에 맞춰 보험 상품 목록이 소개된다.
보험 다모아 홈페이지에 접속하니 첫 페이지는 원하는 보험 상품을 쉽게 선택할 수 있도록 단독실손의료보험, 자동차보험, 여행자보험, 연금보험, 보장성보험, 저축성보험으로 크게 나뉘어 있었다.
자동차보험에서 차종부터 가입연령, 가입경력, 연령특약, 운전자범위 등 가입 조건을 선택하면 본인에게 맞춘 상품들을 소개해준다. |
가장 먼저 궁금했던 자동차보험을 클릭해봤다. 자동차보험 가입 절차를 위해 차종부터 가입연령, 가입경력, 연령특약, 운전자범위, 성별, 당보 등 다양한 조건 등을 본인에게 맞춰 선택할 수 있다.
그동안 보험 상품을 포괄적으로 큰 틀에서 접했던 것과 달리 조건에 맞춰 상품을 비교할 수 있어 온라인 쇼핑몰에 '보험 상품'을 쇼핑하는 것 같았다. 원하는 상품 위주로 집약적으로 소개하기 때문에 확실히 가격 비교가 간편하게 이뤄졌다.
단독실손의료보험은 원하는 보험 회사 선택도 가능했고, 자기부담금과 가입담보, 성별, 보험나이 등을 누르니 조건에 맞는 다양한 상품이 소개됐다. 상품명과 자기부담금, 보험료 등을 한눈에 볼 수 있고, 낮은 보험료 순으로 정렬돼 가격을 비교하기 좀 더 수월했다.
연금보험의 경우 세액이 공제되는 연금저축보험(세제적격)과 비과세인 연금보험(세제비적격)으로 나눠서 상품을 비교할 수 있었다. 보장성보험은 질병부터 암, 상해, 운전자, 어린이, 종신, 정기, 화재·재물, 골프 등으로 나뉘어 하나하나 살펴보기 편했다.
◆기존 보험비교 사이트와 차별화 없어
보험 가격 비교를 한눈에 할 수 있다는 점에서 편의성이 증대됐지만, '원스톱 서비스'는 이뤄지고 있지 않아 기존 보험비교사이트와 크게 차별화 된 모습은 없었다. |
하지만 보험다모아가 기존에 운영되고 있던 보험비교사이트와 눈에 띄게 차별화된 모습은 없었다.
금융당국이 당초 보험다모아 설계 당시 참고했던 영국과 미국의 '보험 에그리게이터' 서비스는 사이트에서 비교부터 가입까지 모두 제공하는 원스톱 서비스지만 보험다모아는 그렇지 못하다.
보험다모아는 상품을 한눈에 비교할 수 있게 했지만, 자세한 내용을 확인하거나 가입을 하기 위해서는 보험사 사이트로 이동 또는 전화·대면 상담이 따로 필요했다. 한 사이트에서 가격 비교와 상품 내용, 가입까지 한번에 이뤄질 것이란 기대와 달리 새로운 모습을 찾기 힘들었다.
대부분의 보험상품이 전화 또는 대면상담을 별도로 진행해야 하고, 보험사 사이트에서 바로 가입할 수 있는 CM상품의 수도 전체 보험 상품 217개 중 70개에 불과하다. 종류별로는 실손의료보험 1개, 자동차보험 1개, 연금보험 18개, 보장성보험 43개, 저축성보험 7개 등으로 여행자 보험은 온라인으로 가입할 수 있는 상품이 없다.
특약사항을 자세히 볼 수 없는 것 또한 아쉬운 부분이다. 특약에 따라 가격이 천차만별인 종신보험의 경우 다른 상품보다 특약을 더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 하지만 보험다모아에서는 간단한 조건과 가격에 대한 정보만 제공하고 있어 실제로 가입을 진행할 땐 예상했던 가격과 큰 차이가 날 수도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다모아에서 가입까지 모두 가능하려면 각 보험사의 전산망을 모두 연결시키고, 신용정보도 유의해야하기 때문에 기술적·법적으로 해결할 문제가 많다고 판단하고 있다.
하지만 당초 '금융개혁'의 한 일환으로 보험다모아를 개장한 만큼 소비자들이 말 그대로 '개혁'을 느낄 수 있도록 다양한 방안 마련이 필요해 보인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보험다모아는 공정성과 객관성을 토대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기존 보험비교 사이트와 확실한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원스톱 서비스에 대해서는 "온라인 가입이 가능한 사이트가 있기 때문에 비용을 들이면서 사이트에 가입란까지 마련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다면서 "보험사와 연계를 강화하고 있고, 보험료나 환급금을 한눈에 볼 수 있는 강점이 있다. 이 때문에 소비자들이 충분히 편리함을 느낄 것이라고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자동차보험 등 보험 상품을 온라인 전용상품 개발로 유도하고 있어 편의성이 더 확대될 것"이라며 "부족한 점은 단계적으로 보다 강화하고 보완해 나갈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jisseo@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