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바겐 배출가스 임의 조작 관련해 조사를 시행한 환경부가 "디젤 모델 가운데 구형 엔진이 장착된 일부 차량에서 배기가스 조작 행위가 확인됐다"고 26일 밝혔다. / 환경부 제공 |
환경부 "국내외 경유차 제조사 16곳 추가 조사 시행할 것"
[더팩트 | 서재근 기자] 국내에서 판매된 독일 폭스바겐의 디젤 모델 가운데 구형 엔진이 장착된 일부 차량에서 배기가스 조작 행위가 확인됐다.
26일 환경부는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국내에 판매된 폭스바겐 경유차 6개 차종 7대를 검사한 결과 문제의 EA189엔진(구형 엔진)이 장착된 티구안 유로5 차량에서 도로주행 때 배출가스재순환장치(저감장치)를 고의로 작동시키는 임의설정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환경부가 폭스바겐 구형 엔진 차량이 '임의설정'을 했다고 판단한 근거는 크게 4가지다.
첫째, 실내 인증실험 전 과정을 5회 반복한 결과, 1회째 실험에서는 배출가스재순환장치가 정상 가동됐지만, 2회째 실험부터 배출가스재순환장치의 작동(순환 통제 밸브의 개도율)이 줄었고(전자제어장치가 인증실험이 종료된 것으로 오인한 데 따른 것으로 추정) 이로 인해 질소산화물 배출량이 증가했다.
두 번째는 전자제어장치 데이터와 질소산화물 배출특성을 비교·분석한 결과 실내 인증실험 모든 과정을 반복했을 때 1회째 배출가스재순환장치가 정상적으로 작동했지만, 6회째 급가속 등의 조건에서 배출가스재순환장치 작동이 중단됐다.
아울러 차량 에어컨을 가동하는 등의 방법으로 실내 표준 인증실험 조건과 다른 가동 환경을 부과했을 때도 질소산화물 배출량이 증가했다. 마지막으로 실제 도로주행 실험에서도 미국의 조사결과와 유사한 양상을 보였다는 게 환경부 측의 설명이다.
환경부는 임의설정이 적발된 폭스바겐 구형 엔진 차량에 대해 구체적으로 아직 판매되지 않은 차량은 판매정지명령을, 이미 판매된 12만5522대는 전량 리콜명령을 내렸다. 또한, 폭스바겐코리아가 인증받은 내용과 다르게 자동차를 제작한 사실을 확인해 15개 차종에 대해 141억 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한편 환경부는 미국에서 추가로 문제가 발견된 폭스바겐과 포르셰 3000cc급 경유차를 포함해 국내에 경유차를 판매하고 있는 현대자동차, 기아자동차, 한국지엠, BMW, 메르세데스-벤츠 등 모두 16개 제작사에 대한 추가검사를 다음 달부터 시작해 내년 4월까지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뿐만 아니라 폭스바겐 사태와 같은 경유차 임의설정을 막기 위해 '실도로 배출가스 관리제도'를 도입하고, 임의설정에 관한 처벌도 강화할 방침이다.
한국과 유럽연합(EU)는 실도로 배출가스 검사를 대형차(3.5t 이상)는 2016년 1월, 중소형차(3.5t 미만)는 2017년 9월부터 각각 도입하기로 확정하고, 해당 기준을 만족하지 못하는 차량은 판매를 금지한다.
임의설정으로 적발된 차량의 과징금 부과 상한액도 현행 10억 원에서 100억 원으로 높이고 임의설정을 한 자동차 제작사를 사법조치할 수 있도록 처벌 규정을 신설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