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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진희의 Fun한 경제] '개혁 무풍지대' 한국증권금융 사장 '낙하산 논란' 유감
입력: 2015.11.24 11:00 / 수정: 2015.11.24 11:00
27대 한국증권금융 사장 선임을 앞두고 정지원 금융위원회 상임위원 내정설이 불거지면서 낙하산 인사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더팩트DB
27대 한국증권금융 사장 선임을 앞두고 정지원 금융위원회 상임위원 내정설이 불거지면서 낙하산 인사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더팩트DB

신임 사장 공모에 정지원 금융위원회 상임위원 내정설

[더팩트│황진희 기자] 바람이 제법 차가워졌다 싶으면 어김없이 증권업계에 낙하산 논란이 들려오기 시작한다. ‘증권사의 은행’인 한국증권금융에서다. 현 박재식 증권금융 사장의 후임인 27대 사장을 뽑는 과정에서 금융위원회 출신 인사를 이미 내정했다는 이야기가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파만파 퍼지고 있다.

증권금융이 다음 달 3일 임기를 마치는 박재식 사장의 후임을 선발하기 위해 사장후보추천위원회(사추위)를 구성해 지난달 28일부터 지난 5일까지 후보자 공개 모집을 진행했다. 이후 모집된 후보들에 대한 평가와 면접이 이뤄지는 것이 정상적이다. 하지만 증권금융은 공모 절차가 마무리되기도 전에 정지원 금융위원회 상임위원을 내정했고, 정지원 상임위원은 증권금융 사장으로 자리를 옮기기 위해 이미 금융위에 사의를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놓고 증권금융 노동조합 등은 사장 후보 공개 모집이 "밀실에서 짜고치는 고스톱"에 불과하다며 공정하고 투명하게 공모를 진행하지 않은 것을 지적하고 있다.

사실 증권금융에 대한 논란은 한두가지가 아니다. 한국거래소를 최대주주로 두고 있는 증권금융은 거래소보다 고액연봉자가 수두룩한 데다 수십년 동안 주식 투자자 예탁금을 보관하고 증권업계에 주식 인수 자금을 공급하는 독점 업무를 누리고 있어 불황의 무풍지대로 통하지만, 또 공공기관도 아니다 보니 관리감독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다는 지적이 빗발친다. 한때는 여의도에서도 ‘신이 숨겨둔 직장’이라 불릴 정도였다.

이처럼 증권금융이 여러 문제점을 안고 있음에도 수면 위로 드러나지 않는 것은 ‘모피아(재무부(MOF)와 마피아의 합성어)’ 출신 인사들의 훌륭한 안식처였기 때문이라는 지적도 있다. 증권금융은 공기업이 아닌 상법상 주식회사지만 자본시장법상 증권금융 업무를 독점하는 준공공기관으로 분류돼 금융위원회의 통제를 받고 있어, 고위 공무원 출신 인사들이 증권금융 사장직을 독식하고 있다는 것이다.

증권금융의 사장으로 고위공무원 낙하산 인사가 내려온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첫 공모 사장인 조흥은행장 출신 홍석주(23대·2004~2006년 재직) 사장을 제외하고 이후 고위공무원 낙하산 인사들이 줄줄이 증권금융 사장직을 독식했다.

24대 이두형 전 사장은 행시 22회로 역시 재무부에서 공보관실, 국제금융국, 증권국을 거친 후 금융위원회 기획행정실 실장 을 역임했다. 25대 김영과 전 사장은 행시 22회로 공직에 입문해 재무부(현 기획재정부) 경제협력국장, 경제부총리 비서실장, 금융위원회 금융정보분석원(FIU) 원장 등을 지냈다.

26대 박재식 사장 역시 행시 26회 출신으로 기획재정부 국고국장, 금융위 금융정보분석원 원장 등을 거쳤다. 여기에 현재 내정설이 불거지고 있는 정지원 금융위 상임위원은 행시 27회로 재무부 기획관리실에서 공무원 생활을 시작해 금융위 기획조정관과 금융서비스국장을 거쳐 지난해에는 새누리당 수석전문위원을 역임했다. 증권금융 사장에 선임된다면 모피아의 전형이 된다.

증권금융의 낙하산 인사가 어디 사장뿐이겠는가. 증권금융은 2009년 이후 단 1명의 증권업계 출신 사외이사도 두지 않고 있다. 현재 증권금융 사외이사는 임향순 전 한국세무사회장(현 세무법인 다함 회장), 김영섭 법무법인 태평양 고문(전 관세청장, 대통령 경제수석비서관), 임진 금융연구원 연구위원 등 4명이다. 이중 임향순 회장은 국세청, 김영섭 고문은 옛 재정경제원 출신이다. 상근감사는 이명박 정부에서 대통령실 정무비서관을 역임한 김회구씨다.

이처럼 고위 공무원 출신 인사라면 모두 탐내는 증권금융이다보니 임기 교체 시기마다 낙하산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는 것. 이에 증권금융 노동조합은 낙하산 인사 선임에 반대하며 투쟁까지 불사하고 있지만, 노조의 요구는 받아들여지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증권금융도, 고위직 공무원들도 더 이상 낙하산 논란의 장본인이 되어서는 안된다는 자각이 필요하다. 금융개혁의 중추기관임을 자부하는 증권금융이라면, 증권업계의 독점업무를 담당하는 만큼 전문성 있는 현장의 전문가가 그 자리에 앉는 개혁이 필요하다. 내정설이 불거지고 있는 정지원 상임위원과 증권금융의 결정에 여의도의 관심이 집중되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jini8498@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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