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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 '사재만 270억 털었다' 왜?…발등의 불 면세점 '수성'
입력: 2015.11.02 11:36 / 수정: 2015.11.02 13:53

롯데 신동빈 회장이 지난 두달간 모두 270억 원의 사재를 털어 청년희망펀드, 롯데 엑셀러레이터, 롯데문화재단 등 사회 환원 활동에 박차를 가하면서 면세점 수성을 위한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더팩트DB
롯데 신동빈 회장이 지난 두달간 모두 270억 원의 사재를 털어 '청년희망펀드', '롯데 엑셀러레이터', '롯데문화재단' 등 사회 환원 활동에 박차를 가하면서 면세점 수성을 위한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더팩트DB

신동빈, 사재 출연 재계 총수 1위 등극…왜?

[더팩트 | 김민수 기자] 롯데 신동빈 회장의 사재(私財) 출연이 어느 때보다 규모가 커 주목된다. 재계안팎에서 대체로 '돈 쓰지 않기로' 정평이 난 롯데의 총수 신동빈 회장이 최근 두달여동안 무려 270억 원의 개인 돈을 기부(출연)했다.

재계에서는 형제간 경영권 다툼과 롯데면세점의 특허 갱신이라는 두 가지 숙제를 껴안고 있는 신동빈 회장이 개인뿐 아니라 기업 차원의 이미지 제고를 위해 유례없던 사재 기부에 나섰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국민 우호여론과 정부 정책방향과의 친화도를 제고해야하는 현실적 상황이 직간접적으로 신 회장의 지갑을 열게했다는 것이다.

2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 현대자동차, LG, SK, 롯데 등 주요 그룹사들이 잇따라 '청년희망펀드'에 동참하면서 기부 금액은 지금까지 810억 원에 달한다. 기업 총수의 참여가 청년희망펀드의 '희망'이 되고 있다.

이같은 재계 기부 행렬은 지난달 22일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사재를 털어 기부금 200억 원을 마련하고, 삼성 사장단 및 임원들이 50억 원을 준비해 모두 250억 원을 청년희망펀드에 쾌척하면서 시작됐다.

이후 정몽구 현대자동차 회장이 150억 원, 현대차그룹 임원진이 50억 원을 더해 총 200억 원을, 구본무 LG그룹 회장이 70억 원에, LG 임원진이 30억 원을 보태 모두 100억 원을 내놓았다. 권오준 포스코그룹 회장은 이달부터 급여의 20%를, 전 임원들이 매달 10%씩을 청년희망펀드에 기부한다. 월 평균 3억 3000만 원, 연간 40억 원 규모다.

조석래 효성그룹 회장은 사재 16억을 기부하고, 조현준 사장과 조현상 부사장 등 임원진도 청년희망펀드에 4억 원을 조성하기로 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청년희망펀드에 사재 60억 원을 출연, SK 계열사 임원들이 40억 원을 모아 100억 원을 기부하기로 하면서 동참 의사를 밝혔다.

서울 시내면세점 특허권 입찰에 나선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왼쪽부터) /더팩트DB
서울 시내면세점 특허권 입찰에 나선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왼쪽부터) /더팩트DB

신동빈 회장은 지난달 29일 청년희망펀드에 사재 70억 원, 롯데 임직원 30억 원 등 100억 원을 기부키로 했다. 신 회장의 청년희망펀드 기부 의사결정도 나름 신속히 이뤄졌다. 재계 규모 순위로 볼때 최소한 SK의 그것보다는 앞섰다.

신 회장은 앞서 청년 창업 활성화를 위한 프로그램에도 사재를 보탰다. 신동빈 회장은 지난달 26일, 투자법인인 '롯데 액셀러레이터(가칭)' 설립 계획을 밝히고 사재 100억 원을 포함 모두 1000억 원의 기금을 조성해 우수한 청년 아이디어를 육성하겠다고 했다.

지난 9월, 1차 경영권 분쟁이 끝난 뒤에는 롯데문화재단을 설립하고 사재 100억 원을 출연해 공연 예술 발전에 일조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를 모두 합하면 신동빈 회장이 지난 9~10월 두달간 출연한 개인 재산은 270억 원에 이른다. 그룹 총수들들이 개인 지갑을 열어 정부 정책 지원관련 출연으로 보면 신 회장의 지갑이 가장 크게 열렸다.

신동빈 회장이 최근 수백억원 대 개인돈을 풀어 '사회 환원'에 집중하는 배경에는 무엇보다도 롯데면세점 특허권 연장을 위한 '결단'이 자리잡은 것으로 풀이된다. 더불어 재계 안팎에서는 롯데그룹 총수일가의 경영권 분쟁과 중소기업 및 골목상권을 상대로 한 '갑질 논란'이 불거지면서 이를 잠재우기 위해 '상생' 카드를 꺼내든 것으로 보고 있다.

롯데와 신세계, SK와 두산그룹(왼쪽부터 시계방향 순)이 서울 시내면세점 특허권 티켓 3장을 놓고 적극적으로 사업계획을 알리며 경쟁을 벌이고 있다. / 더팩트DB
롯데와 신세계, SK와 두산그룹(왼쪽부터 시계방향 순)이 서울 시내면세점 특허권 티켓 '3장'을 놓고 적극적으로 사업계획을 알리며 경쟁을 벌이고 있다. / 더팩트DB

재계 한 관계자는 "롯데의 결정은 '정부바라기' 형태로 해석할 만큼 최근 롯데가 신 회장의 사재출연은 물론 주요 계열사들의 사회공헌활동이 근래 부쩍 눈에 띄고 있다"며 "'짠돌이' 롯데가 자기 금고을 열어 계산적으로 필요한 곳에 기부하는 것은 결국 면세점 사수를 위한 노력의 일환이다"고 평가했다.

롯데가 경쟁적으로 상생 공약을 내놓은 이유는 면세점 특허 심사기준에 사회기여도가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평가 총 점수 1000점 중 100점이 사회기여도 부문에 책정돼 있기에, 상대적으로 해당 영역에 인색하다는 롯데로서는 변신이 필요했다는 게 일반적 평가다.

사회 기여도 부문에 여타 면세점 사업추진사들도 유사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공성에 나선 두산은 지난달 26일 박용만 회장이 사재 100억 원, 그룹이 100억 원을 각각 출연해 '동대문 미래창조재단'을 출범시켰다. 박용만 회장은 앞서 향후 5년간 면세점 영업이익의 10%(추정금액 500억 원)를 사회환원하는 방안을 직접 지시하기도 했다.

신세계 역시 같은날 사회공헌 및 상생에 힘을 실은 면세점을 강조하고, 관련 비용으로 5년간 총 2700억 원을 집행하겠다고 발표했다. 워커힐 면세점 수성과 동대문 '케레스타'로 공성을 겸하는 SK는 하루 뒤인 27일 면세점 영업이익 10% 사회환원을 포함한 11대 상생 약속을 내놓았다.

"면세점 사업이 그룹의 빅 캐쉬카우인 롯데의 입장에서는 치고 들어오는 경쟁사를 의식해 총수의 내탕고와 그룹의 금고를 열지 않을 수 없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고 재계 관계자들은 풀이한다. 면세점 사업권자를 선정하는 관세청은 이르면 이달 중순께 해당 사업권자를 결정,발표할 예정이다.

재계 관계자는 신 회장의 최근 기부행진과 관련해, "신동빈 회장의 270억 사재 기부가 진정성을 갖추기 위해서는 사업보고서 등 기업공시에 기부금 이행 내역을 지속적으로 공개토록 하고, 이를 잘 실천한 기업에는 우대조항을 만들어 면세점 경쟁으로 물꼬가 트인 사회공헌 행렬을 지속해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hispirit@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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