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여성복 브랜드들이 아이와 엄마가 함께 있을 수 있도록 키즈라인을 출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신세계인터내셔날 제공

엄마와 아이가 함께 '미니미룩' 인기

[더팩트｜ 김아름 기자] 최근 여성 의류 시장이 불황을 탈피하고자 앞다퉈 성인 의류와 같은 디자인의 아동복 라인을 함께 출시해 키즈라인 활성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22일 한국패션협회가 보고한 자료에 따르면 초반에는 소비자들이 조카들 선물 구매가 주를 이뤘다면 최근엔 자녀가 있는 여성들이 매장을 방문해 아이 옷과 더불어 본인의 옷까지 함께 구매하고 있다.

이는 최근 엄마와 자녀가 똑같은 디자인의 옷을 입는 '미니미룩', '트윈룩', '시밀러룩' 등이 새로운 트랜드로 자리잡으며 인기를 모으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비욘세와 미란다 커, 빅토리아 베컴 등 해외 유명 스타들이 자녀와 똑같은 스타일을 연출한 장면이 공개되면서 미니미룩을 찾는 수요가 늘고 있다.

이러한 흐름에 맞춰 여성복 전문 브랜드인 '보브'도 지난 8월 아동복 라인인 'V주니어'를 출시해 매출 신장이라는 높은 효과를 보고 있다. 'V주니어'가 출시 2주 만에 전 제품 평균 판매율의 40%를 넘기며 일반 신제품보다 2배 이상 많이 팔려나갔기 때문이다. 아울러 25개 상품 가운데 9개가 재생산에 들어갔으며 이 가운데 롱 카디건과 롱 티셔츠는 출시 첫주에 완판되며 2차 재생산에 들어갔다.

아웃도어 브랜드인 '라푸마'도 아동복을 출시했다./라푸마 제공

LF가 전개하는 프랑스 정통 아웃도어 브랜드 '라푸마(Lafuma)'도 아동복 라인인 '라푸마 i'를 론칭해 올해 가을부터 본격적인 전개를 시작했다. '라푸마 i'는 라푸마 이노센스(innocence)의 줄임말로 '순수한 우리 아이'라는 의미를 담아 성인과 비슷한 디자인으로 다운 재킷과 신발 등을 제작해 패밀리룩 아이템으로 높은 인기를 끌고 있다.

이에 앞서 '톰보이' 역시 지난 2014년 키즈라인을 출시해 큰 인기를 끌었다. 키즈 컬렉션의 코트는 90% 이상의 판매율을 기록했으며, 아동용 카디건과 맞춰진 치마 세트의 구매도 높았다.

여성복 브랜드의 아동복 출시가 인기를 끌자 여성복 브랜드인 '수스'와 '르피타' 등도 올해 가을부터 아동복 라인 출시에 도전장은 내밀었다. '블라우반'이라는 아동복을 론칭해 합리적인 가격으로 온라인에서 유통하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선 여성복 브랜드의 아동복 판매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최근 출산율은 갈수록 떨어지면서 시장의 크기는 작아지고 있는데 2~3년간 고공행진을 달리다 성장세가 꺽인 스포츠와 아웃도어, SPA 매장이 아동복 시장에 뛰어들면서 경쟁이 심화됐다는 이유다.

또 아동복은 다양한 사이즈를 제공해야 하는 특성이 있는데 이로 인한 재고부담이 추후에 성장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아동복 시장에도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며 "젊은 부모들은 비교적 저렴한 가격의 SPA를 선호하는 데 혼자인 자녀들이 늘면서 아이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게 된 부모들이 값비싼 해외 명품에 눈을 돌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이러한 이유로 탄탄하게 입지를 쌓아오고 있던 국내 아동복 브랜드들 마저 한계에 부딪혀 중국 진출 등 활로를 모색하고 있는 상황에 무리하게 아동복 시장에 발을 넣기보다는 장기적인 안목으로 검토해야 한다" 강조했다.

beautiful@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