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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추적] 대명건설, 일식집 주인과 '8억' 영업보상 마찰 왜?
입력: 2015.10.20 05:10 / 수정: 2015.10.20 08:04

대명건설은 서울 송파구 방이동 오피스텔 신축공사와 관련, 인근 상인과 마찰을 빚고 있다. /김민수 기자
대명건설은 서울 송파구 방이동 오피스텔 신축공사와 관련, 인근 상인과 마찰을 빚고 있다. /김민수 기자

"공사 때문에 건물 손상" vs "공사와 관계없음"

[더팩트ㅣ이성락 기자] 대명리조트로 유명한 대명레저산업의 모기업 대명건설이 서울 송파구 방이동 오피스텔 신축공사와 관련, 인근 상인과 수개월째 마찰을 빚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인근 상인은 서울동부지방법원에 공사중지가처분 소송을 냈지만 아직 법원의 판단이 나오지 않은 상태다. 결국 양 측은 첨예한 대립을 이어가며 '네 탓' 공방을 벌이고 있다. 이에 <더팩트>가 그 공사 현장을 찾아가봤다.

대명건설은 지난해 11월부터 방이동 43번지에 대명밸리온 오피스텔 신축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본격적인 갈등은 기존 건물에 대한 철거공사를 시작하면서부터. 오피스텔 신축공사 현장 바로 옆 건물에서 ㅅ일식집을 운영하고 있는 자영업자는 "대명건설의 공사로 건물 누수 등의 손해를 입었다"며 공사 중지를 비롯해 그동안의 매출 피해(8억 원대)에 대한 보상을 요구했다.

하지만 대명건설은 일식집 건물에 대한 피해는 공사와 상관없다며 무리한 피해보상은 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대명건설 측은 "일식집 건물의 누수 등은 해당 공사와 관계없다"고 일축하며 "건물이 노후화돼 일어난 현상"이라고 맞서고 있다.

<더팩트>는 지난 13일부터 수일 동안 이들의 갈등 양상을 추적했다. 현재 벽(壁) 하나를 둔 대명건설과 한 자영업자의 갈등은 결국 '법적 다툼'으로 번져 있다. 지난 4월 ㅅ일식집 측은 공사를 계속 진행하면 건물 붕괴 위험이 있다고 판단, 서울동부지방법원에 공사중지가처분 소송을 신청했고 판결을 앞두고 있다. 그러나 ㅅ일식집은 소송에 대한 결과가 아직까지 나오지 않아 답답함을 호소하고 있는 상황이다.

◆ "대명건설의 횡포…무단침입해 철거 작업했다"

13일 <더팩트>와 만난 ㅅ일식집 사장 박언영 씨는 대명건설의 무리한 공사 진행으로 인해 일식집 영업을 하고 있던 본 건물이 붕괴위험에 처했다고 주장했다./박언영 씨 제공
13일 <더팩트>와 만난 ㅅ일식집 사장 박언영 씨는 "대명건설의 무리한 공사 진행으로 인해 일식집 영업을 하고 있던 본 건물이 붕괴위험에 처했다"고 주장했다./박언영 씨 제공

"한 마디로 기업의 횡포다."

13일 <더팩트>와 만난 ㅅ일식집 사장 박언영(43) 씨는 "대명건설의 공사로 개인의 삶이 피폐해지고 있다"고 입을 열었다. 그는 "공사 과정에서 일어난 진동, 소음 피해뿐만 아니라 건물에 충격이 가해져 고객과 종업원들이 불안을 느끼고 있다"며 "공사가 시작되면서 일식집 매출에 큰 타격을 받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박 씨는 공사 중단을 요구하며 대명건설 측에 협조하지 않자 대명건설이 사유지를 침범, 담벼락을 무단으로 철거하고 환기용 관로를 망가뜨리는 등 불법적이고 무리한 공사를 자행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그는 "공사 진행에 ㅅ일식집이 눈엣가시가 되자 일식집 영업이 마감된 새벽을 틈타 무단으로 침입했고, 멀쩡하게 있던 참치 저장고를 철거하는 등 불법 공사를 강행했다"고 주장했다.

박 씨는 공사에 협조하지 않자 영업이 끝난 새벽에 침입해 멀쩡하게 있던 참치저장고를 철거하는 등 불법 공사를 강행했다고 설명했다. /박언영 씨 제공
박 씨는 "공사에 협조하지 않자 영업이 끝난 새벽에 침입해 멀쩡하게 있던 참치저장고를 철거하는 등 불법 공사를 강행했다"고 설명했다. /박언영 씨 제공

박 씨의 주장에 따르면 공사로 인한 피해 상황은 한둘이 아니다. 건물 누수, 지반침하로 인한 건물 기울어짐, 건물 바닥 균열 및 이격 등이 대표적이다. 박 씨는 이 모든 피해를 대명건설의 오피스텔 신축공사 탓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지하층의 상황은 심각하다. 박 씨는 "노래주점으로 운영된 지하층은 내부에 토사와 물이 유입돼 영업이 불가능한 상태에 이르렀다"고 토로했다.

실제로 지하층 내부 영업은 중단된 상태며 바닥에는 물이 차올랐다가 빠진 흔적이 남아있다. 영업 당시 사용됐을 것으로 추정되는 여러 물품은 대부분 겉부분이 마모돼 퀴퀴한 냄새와 함께 형체만 남아있다.

박 씨의 요구는 간단하다. 그는 원상복구를 원했다. 앞으로 피해가 발생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은 물론이다. 그는 "물이 새고 건물이 위태로운데 정상적인 영업이 가능하겠느냐"라며 "피해에 대한 충분한 보상을 대명건설에게 요구한다"고 밝혔다.

◆ "근거 없는 이야기…일식집서 협상 거부"

박 씨의 주장에 따르면 대명건설의 공사로 인해 수도관이 파열, 일식집 건물 지하층이 물에 잠겨 영업할 수 없는 상황이 이르렀다. /박언영 씨 제공
박 씨의 주장에 따르면 대명건설의 공사로 인해 수도관이 파열, 일식집 건물 지하층이 물에 잠겨 영업할 수 없는 상황이 이르렀다. /박언영 씨 제공

대명건설은 박 씨의 주장에 "건물 피해는 공사와 아무런 관계가 입증되지 않았다"고 일축했다. 건물 철거 과정에서 일어난 무단 침입 등 불미스러운 일에 대해서는 "철거 공사는 철거업체가 따로 진행해 대명건설과는 관계가 없다"고 말했다. 대명건설이 진행하는 오피스텔 신축공사의 기간은 지난 3월부터 오는 2017년 6월까지로 그전 공사(기존 건물 철거)는 대명건설과 전혀 관계가 없다는 것이다.

건물 손상에 대해서도 거듭 '관계 없음'을 주장했다. 대명건설 관계자는 "대명건설은 공사 실착공 전 인접건물 사전안전 진단을 통해 공사 시작 전부터 인접건물의 현황을 파악 후 공사를 진행했다"며 "현재까지 계측관리(2주 1회)를 통해 인접 건물 안정성을 관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공사와 일식집 건물의 피해에 대한 관계가 없음에도 공사의 진행을 위해 일식집 요구사항을 최대한 수용하고자 했다"며 "관련업체와 협의를 진행 중에 있으며, 조속한 협상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시행사와도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수도관 파열로 인한 지하층 피해에 대해서는 "수도관이 파열됐다는 주장은 사실과 다르며 지하 건물 관련 시설이 노후화되어 벽사이로 틈이 생겼고, 물이 지하로 유입된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관계가 없는데도, 구청의 권유와 인근 건물이라는 특수성을 고려해 배수육가의 누수로 보수를 대명건설이 해준 적이 있다"고 설명했다.

대명건설은 박 씨의 주장에 대해 일식집 건물 피해는 공사와 관계가 없다고 부인했다. /방이동=이성락 기자
대명건설은 박 씨의 주장에 대해 "일식집 건물 피해는 공사와 관계가 없다"고 부인했다. /방이동=이성락 기자

대명건설은 피해 사실이 확인되는 즉시 그에 대한 보상을 즉각 조치할 것이라고 했다.

대명건설 관계자는 "그동안 일식집 측의 요구사항을 최대한 수용하고자 했다. 그러나 일식집 측이 영업 보상만 8억 원을 요구하는 등 무리한 합의 요청을 했다"며 "애초 협상 중 공사중지 가처분 청구를 신청한 것도 일식집이며 그로 인해 협상을 중단한 측도 일식집이다"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대명건설은 협상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협의를 진행할 것"이라며 "법원의 판결이 나온다면 그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박 씨는 "말도 안 된다"고 못 박았다. 그는 "불법 침입 철거를 이뤄진 시점은 지난 4월 말부터로 이미 대명건설이 공사에 관여하고 있던 상황"이라며 "사실을 인정하지 않고 책임을 회피하는 대명건설에 대한 법적 판결을 받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피해를 줬으면 보상을 하는 게 상식적인 일이다. 처음부터 돈을 요구한 적도 없고 그저 원상복구를 원한다"라며 "건물이 원래 노후화된 상태였다면, 그전에는 어떻게 장사했겠느냐. 이런 피해 주장에 대해 대명건설이 무고죄, 돈을 요구했다면 협박죄 등으로 고발하면 되는데 그러지 못하는 걸 보면 모르겠느냐"라고 반문했다.

박 씨의 피해 사실에 대한 민원을 받은 바 있는 송파구청 측은 일단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송파구청 관계자는 "구청 측에서 피해 상황이 우려돼 공사 중단을 요청했었다. 그런데 (대명건설에서) 공사를 강행한 부분에 대해서는 인정된다"면서도 "이해당사자 간의 법원 판결이 남아 있는 상황"이라고 말을 아꼈다.

서울동부지방법원 역시 조금 더 시간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서울동부지방법원 관계자는 "해당 건에 대해서는 검토가 진행되고 있으며, 검토가 끝나면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밝혔다.

rock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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