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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면세점 전쟁'서 침묵 왜?
입력: 2015.10.15 08:57 / 수정: 2015.10.15 11:54

서울 시내 면세점 사업권을 두고 롯데와 두산, SK그룹이 회장님을 전면에 내세우며 공격적인 공세를 펼치고 있는 가운데 신세계 정용진 부회장(왼쪽에서 두 번쨰)은 상대적으로 조용한 행보로 업계의 눈길을 끌고 있다. /더팩트DB
서울 시내 면세점 사업권을 두고 롯데와 두산, SK그룹이 '회장님'을 전면에 내세우며 공격적인 공세를 펼치고 있는 가운데 신세계 정용진 부회장(왼쪽에서 두 번쨰)은 상대적으로 조용한 행보로 업계의 눈길을 끌고 있다. /더팩트DB

신세계 정용진, 2차 면세점戰서 자존심 펼 수 있을까

[더팩트 | 김민수 기자] 신세계 정용진 부회장에게 면세점 사업은 어떤 의미를 지닐까.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미래 수종사업으로 생각할까, 아니면 유통 맞수인 롯데와의 경쟁구도에서 '자존심을 세우는' 단순 비지니스 영역으로 여기는 것일까.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형인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과의 그룹 경영권 쟁탈전을 벌이는 와중에도 국감 증인으로 출석하며 '면세점 수성'을 위해 발벗고 홍보전면에 나서고 있다. 또 면세점 사업에 새로 도전장을 낸 두산 박용만 회장도 그룹차원의 네트워크를 동원해 우호적 여론 형성에 에너지를 쏟고 있다. SK 최태원 회장은 경영복귀 후 카 라이프, 패션, 면세점을 그룹의 3대 신성장 사업으로 정하고 관계사를 적극 독려중이다.

그런데 지난 7월, 이른바 면세점 1차대전 때 고배를 마신 신세계 정용진 부회장은 신동빈 회장, 박용만 회장등 경쟁그룹 총수에 비해 상대적으로 조용하다는 관측이 제기되면서 일각에서는 과연 정 부회장이 면세점 사업에 의지가 있는 것인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이는 그만큼 정 부회장의 면세점 전략이 '은밀하게' 작동하고 있다는 반대 해석도 가능케 한다.

롯데와 두산은 그룹 총수가 직접 나서 면세점 사업계획을 적극적으로 홍보하는 등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으며 SK 최태원 회장도 조만간 구체적인 면세점 비전을 발표할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그룹의 명예와 실속을 위해 '총수들 면세점전'이 전개되는 가운데 신세계 정용진 부회장만은 '침묵' 모드를 유지하고 있어 또다른 차원의 관심을 끈다. 국내 내로라하는 대기업들이 면세점이라는 '황금알'을 놓고 피튀는 경쟁 국면에 돌입했음에도 유독 정 부회장의 속내가 부각되지 않는 것을 두고 재계안팎에서 다양한 추측을 내놓고 있는 것이다.

재계 관계자들은 본래 이번 2차 면세 사업자 선정에서 '롯데의 수비'와 '신세계의 공격'을 관전 포인트로 꼽았다. 그러나 많은 이의 예상을 깨고 두산이 면세점 사업에 뛰어들면서 신동빈 롯데 회장과 박용만 두산 회장이 전면전에 나선 모양새가 됐다. 정용진 부회장은 간편결제 시스템인 'SSG페이'와 이마트 자체 PB상품인 '피코크'를 적극적으로 알리는 행보를 보이면서도 유독 면세점과 관련해서는 별다른 발언을 하지 않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신세계 측은 "그룹총수와 전문경영인의 역할이 정확히 나눠져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정용진 부회장이 신세계디에프 성영목 사장을 믿고 면세점 사업을 일임하고 있다는 것이다. 더불어 신세계의 경우 지난 1차전 때 밝힌 사업계획을 보완하는 형태이기 때문에 이번에 처음 면세점 사업계획을 내놓은 롯데와 두산처럼 대대적인 공세에 나설 필요가 없다는 입장이다.

신세계가 면세점 입지로 내놓은 서울 중구 신세계백화점 본점. /더팩트DB
신세계가 면세점 입지로 내놓은 서울 중구 신세계백화점 본점. /더팩트DB

신세계 측 관계자는 "SSG페이와 같은 신사업이나 그룹의 큰 그림에 관련된 일에는 정 부회장이 직접 나서지만 면세점 경우는 신세계디에프의 성영목 사장에게 맡기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 경영인의 역량을 믿고 신뢰하고 있다는 것이다. 신세계가 타 기업들에 비해 유독 소극적인 게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서는 "지난 1차 때부터 이미 신세계의 강점과 역량 등에 대해 계속해서 알려왔고 이를 사업계획서에 잘 정리해 제출했기 때문에 나머지는 긍정적인 결과를 기다릴 뿐"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정용진 부회장은 지난 1차 때와 달리 이번 사업계획서에는 인사말에서 "면세사업을 잘 할 수 있는 신세계 그룹이 이번에 선택돼 관광산업에 이바지하고 사업보국(事業報國)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해달라"고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세계디에프 성영목 사장은 지난달 서울세관을 방문해 사업계획서를 직접 제출하며 "지난 6월 신규특허 신청과정에서 고배를 마신 뒤 부족했던 측면을 하나씩 점검하고 보완해 왔다"고 밝히고 "신세계 본점 신관 시내면세점을 최대의 경제효과를 낼 수 있는 새로운 방식의 면세점으로 만들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신세계가 이번 사업계획서에서 보완한 점은 면세점 입지다. 1차 때 면세점 입지로 내놓은 신세계백화점 본점 '본관과 옛 SC제일은행' 대신 '신관'을 활용하기로 했다.

신세계는 본점 신관 5개층(연면적 1만8180㎡/5500평) 규모로 조성할 계획으로, 최대의 경제효과를 창출해 낼 수 있도록 운영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전체적인 청사진은 지난번과 동일하다. 기존 롯데면세점 소공점과 시너지를 더해 남대문 시장 부근, 명동 전체를 면세타운으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신세계는 이를 위해 최근 CJ E&M와 손잡고 서울 명동과 남대문 지역을 잇는 '한류 복합문화공간'을 조성하기로 했다.

면세점 사업권 획득을 위해 전면전에 나선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왼쪽부터) /더팩트DB
면세점 사업권 획득을 위해 전면전에 나선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왼쪽부터) /더팩트DB

◆롯데·두산·SK, 총수들 적극적 행보 '눈길'

롯데·신세계·두산·SK네트웍스 등 서울 및 부산 면세 사업권 입찰에 참여하는 기업들은 지난 8일 관세청에 제출한 사업계획서를 토대로 한 서울세관의 실사를 마치고 다음 달에 있을 PT(프레젠테이션) 준비에 돌입했다.

SK네트웍스가 운영하는 워커힐 서울 면세점(11월 16일 만료)과 롯데면세점 서울 소공점(12월 22일 만료), 롯데면세점 서울 잠실점(12월 31일 만료), 신세계 부산 면세점 (12월 15일 만료) 등 4곳이 대상이다.

롯데는 기존에 갖고 있는 2곳의 수성(守城)을, 신세계는 부산점을 수성하면서 서울 3곳을 공성(攻城)하고 두산도 서울 3곳을 공성, SK는 워커힐을 지키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관세청은 지난달 25일 이들 4개 기업으로부터 사업계획서를 받은 뒤 최근 서류 검증과 실사를 마치고 다음 달 초 특허심사위원회를 꾸려 선정 결과를 발표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백화점 본점인 소공동점과 잠실점(아래) /더팩트DB
롯데백화점 본점인 소공동점과 잠실점(아래) /더팩트DB

발등에 불이 떨어진 것은 롯데다. 신동빈 회장은 지난달 롯데 소공동점과 잠실점(월드타워점)의 향후 5년간의 사업계획을 발표하면서 2020년까지 1300만명의 외국인 관광객 유치와 29조원의 외화수입, 19조의 부가가치 창출을 약속했다.

1980년과 1989년에 소공동점과 잠실점 면세점을 오픈한 이래 롯데가 사업권 연장에 이처럼 대대적인 공세를 보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형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과의 다툼이 국민적 분노를 부르며 롯데에 대한 여론을 악화시키는 바람에 독과점 문제, 골목상권 침해 등 해묵은 논란들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롯데 입장에서는 지난해에만 약 2조 원의 매출을 올린 소공동점을 사수하기 위해 필사적일 수 밖에 없다. 다만 신격호 총괄회장의 숙원사업이자 완공을 목전에 두고 있는 롯데월드점의 매출은 약 5000억 원대로 소공동점보다 수성이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두산의 면세점 입지인 두산타워 /더팩트DB
두산의 면세점 입지인 두산타워 /더팩트DB

두산 역시 공격적인 태세를 보이며 경쟁사에 날을 세우고 있다.

지난 12일 저녁 기자간담회에서 면세사업을 총괄하는 이천우 부사장은 "일부 후보가 면세사업을 '수출산업'이라고 표현했는데 진정한 수출은 국내 상품을 해외에 파는 것"이라며 "기존 면세점들은 대부분 해외 브랜드를 수입해서 되파는 구조지만 두산은 국산 제품 비중을 40%로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같은 날 롯데면세점 기자간담회에서 이홍균 대표가 롯데의 독과점 문제를 지적당하자 "면세사업을 국가 경쟁력을 올릴 수출산업으로 봐야한다"고 주장한 것에 대한 비판으로 볼 수 있다.

두산은 두타면세점을 통해 쳐진 동대문 상권 활성화와 한국 브랜드를 글로벌화 할 계획이다. 동현수 사장은 이날 "동대문 근처에 좋은 콘텐츠가 상당히 많은데 상권이 쳐져 있어 빛을 발하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국산품 브랜드를 적극적으로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SK네트웍스가 운영하는 서울 광진구 워커힐면세점 /더팩트DB
SK네트웍스가 운영하는 서울 광진구 워커힐면세점 /더팩트DB

SK는 최근 최태원 회장이 경영 일선에 복귀하면서 워커힐 면세점 사수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최 회장은 복귀 후 카 라이프, 패션, 면세점을 그룹의 3대 신성장 사업으로 정하고, 기존 워커힐면세점을 사수하면서 동대문 케레스타도 면세점 입지에 추가했다.

그러나 2014년 서울 시내 면세점 3.3㎡당 평균 매출액에 따르면 SK네트웍스 워커힐점의 매출은 2억4000만 원으로 롯데면세점 소공동 본점(6억 원)과 신라면세점 장충점(5억9000만 원)에 비해 크게 떨어지는 상황이라 수성에 차질이 있을 가능성도 조심스레 점쳐지고 있다.

hispirit@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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