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이 지난 1일부터 일주일간 신규가입 및 번호이동 모집을 할 수 없게 된 가운데 나흘간 약 2만3400명의 고객을 경쟁사에 빼앗겼다. /더팩트DB |
SK텔레콤, 영업정지 후 2만3400명 빠져나가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 시행 후 처음으로 영업정지 처분을 받은 SK텔레콤이 지난 나흘간 약 2만3400명의 고객을 경쟁사에 빼앗겼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시장이 안정된 모습을 보이면서 우려했던 가입자 이탈은 일어나지 않았다는 분석이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1일부터 일주일간 신규가입 및 번호이동 모집을 하지 못하게 된 SK텔레콤은 1~4일 2만3441건의 번호이동 순감을 기록했다. 이 기간 KT와 LG유플러스는 각각 1만1752건, 1만1589건 순증했다.
일평균 번호이동 수는 1만72건으로 정부가 시장과열 기준으로 2만4000여건에 한참 못 미친다.
영업정지 첫날 SK텔레콤은 6066명을 경쟁사인 KT와 LG유플러스에 빼앗겼다. KT와 LG유플러스는 각각 3096명, 2970명의 가입자가 늘었다.
지난 3개월 간 SK텔레콤 번호이동 건수가 하루 평균 5605명인 것과 비교하면 약 8%가 늘어났다.
하지만 이는 지난 2013년과 2014년 이통3사 영업정지의 경우 직전 3개월보다 가입자 이탈이 최대 35% 가량 감소한 것과 비교하면 적은 수치다.
업계는 번호 이동이 많은 주말을 맞아 건수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으나, 영업정지 초기보다 오히려 20% 가량 줄어들어 차분한 분위기를 이어갔다.
주말인 3~4일 번호이동 SK텔레콤에서 경쟁사로 번호이동 한 사람은 1만349명으로 1~2일 1만3092건보다 줄었다.
이에 대해 업계는 단통법으로 인해 과도한 마케팅을 펼칠 수 없는 데다 번호이동 보다는 기기변경을 하는 가입자가 늘면서 시장이 과열되지 않은 것으로 분석했다.
또한 단통법 시행 1주년과 영업정지 기간이 겹치면서 정부의 단속이 강화된 것도 원인으로 꼽았다.
앞서 이통 3사는 SK텔레콤의 영업정지에 맞춰 휴대전화 지원금을 일제히 상향 조정하며 가입자 모시기에 나선 바 있다.
당시 KT와 LG유플러스는 각각 11종, 3종의 단말기에 대한 지원금을 상향했고, SK텔레콤 역시 자사 가입자를 지키기 위해 7종의 단말기에 대한 지원금을 올렸다.
시장이 과열될 조짐이 보이자 정부가 현장과 유통망에 대한 감시를 강화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차분한 분위기를 보이면서 우려할만한 경쟁은 벌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앞서 방송통신위원회는 지난 3월 불법 보조금을 과다 지급한 SK텔레콤에 과징금 235억 원과 영업정지 7일을 부과했다. 신규 스마트폰 출시, 중동호흡기 증후군(메르스) 등으로 인한 경기침체를 고려해 시행 시기는 6개월 후인 10월로 결정됐다.
[더팩트│황원영 기자 hmax875@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