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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특집-재계 여성들 下] ‘금녀의 벽’ 허문 LG·GS·금호가 주인공은 누구?
입력: 2015.09.28 12:00 / 수정: 2015.09.28 18:42
구지은 아워홈 부사장(왼쪽)과 박주형 금호석유화학 상무(오른쪽), 허인영 승산 대표는 금녀의 벽을 허문 재계의 대표 여성 경영인으로 손꼽힌다. 하지만 허인영 대표는 여전히 베일에 가려진 채 두문불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더팩트DB
구지은 아워홈 부사장(왼쪽)과 박주형 금호석유화학 상무(오른쪽), 허인영 승산 대표는 '금녀의 벽'을 허문 재계의 대표 여성 경영인으로 손꼽힌다. 하지만 허인영 대표는 여전히 베일에 가려진 채 두문불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더팩트DB

재계에 불고 있는 ‘여풍(女風)’은 이제 더 이상 일시적 현상이 아닌 일상적인 일이 돼버렸다. 부드러운 카리스마를 앞세운 재계 여성 경영인들은 과거 남성 위주의 경영 환경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하지만 아무리 여풍이 거세다하더라도 여전히 보이지 않는 ‘벽’은 존재한다. 바로 재계 며느리들의 경영 참여다. 재계 딸과 며느리들의 상반되는 경영 행보를 ‘더팩트’가 짚어본다. <편집자 주>

'금녀의 벽'을 허물고 당당히 경영 일선에 이름을 내민 여성 경영인들이 있다. 바로 구지은 아워홈 부사장과 허인영 승산 대표, 박주형 금호석유화학 상무다. 이들은 단순히 경영에 참여하는 것을 넘어서 후계구도에도 한자리를 차지하며 여성도 그룹의 대권을 이어받을 수 있다는 기대감을 재계에 심어주고 있다.

그러나 이들의 경영능력은 아직 미지수다. 이들은 경영에 참여하기는 했지만, 여러 돌발변수라는 걸림돌이 여전히 널려있는 상황이다.

범LG家의 유일한 여성 경영인 구지은 아워홈 부사장은 오빠와 언니들을 제치고 후계구도 1순위에 올랐지만, 원로경영인들과 불화설로 후계구도에 적신호가 켜졌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더팩트DB
범LG家의 유일한 여성 경영인 구지은 아워홈 부사장은 오빠와 언니들을 제치고 후계구도 1순위에 올랐지만, 원로경영인들과 불화설로 후계구도에 적신호가 켜졌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더팩트DB

◆ 구지은 아워홈 부사장, 후계자 입자 흔들리나?

구자학 아워홈 회장의 막내 딸인 구지은(48) 아워홈 부사장은 '장자 승계 원칙'을 고수하는 보수적인 범LG가의 가풍 속에서 막내 딸이 경영권 승계 1순위로 꼽히며 이슈를 몰고 왔다. 실제로 4남매 중 막내인 구 부사장은 오빠와 언니들을 제치고 2004년부터 아워홈의 경영 일선에 뛰어들었다. 이후 아워홈의 외식 사업과 웨딩 사업을 진두지휘하면서도 철저히 외부 노출을 자제해 '은둔의 경영자'로 착실하게 경영수업을 받으면서 2010년 전무, 올해 2월 부사장으로 승승장구했다.

베일에 가려있던 구 부사장이 재계의 관심 인물로 급부상한 것은 지난해 10월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국정감사 증인으로 출석하면서다. 상생과 동반성장 정책에 관한 국감에 증인으로 출석한 구 부사장은 회사 내 자신의 역할에 대해 "아직 경영수업을 받고 있다"고 당당히 밝혔다. 하지만 올해 7월 원로경영진과 갈등으로, 부사장 승진 5개월 만에 보직해임되며 후계자 입지가 점차 좁아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낳았다.

1967년생인 구 부사장은 LG가와 삼성가를 각각 친가와 외가로 두고 있다. 구 부사장은 고 구인회 LG그룹 창업주의 삼남인 구자학 아워홈 회장의 막내 딸로, 4남매 가운데 유일하게 경영에 관여하고 있다. 구 회장은 구본무 LG 회장의 작은아버지다. 구 부사장의 모친은 이숙희 씨로,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누이다.

서울대 경영학과 출신인 구 부사장은 2004년 아워홈의 구매물류사업부장으로 입사한 이후 승진을 거듭하고 회사 내 지분율을 높이며 경영인으로서 발 빠른 행보를 보였다. 구 부사장이 경영에 참여하기 시작한 2000년대 초반부터 아워홈의 외식 사업도 크게 확장했다. 현재는 외식 사업이 아워홈의 핵심 성장동력으로 자리매김하면서, 외식업계에서는 '공룡'으로 표현되고 있다.

그러나 구 부사장은 ‘원로 임원들과 갈등’으로 인해 후계입지에 적신호가 켜졌다. 이로 인해 구 부사장은 구매식재사업 본부장직에서 해임돼 회장실로 보직이 이동됐다. 이는 구 부사장이 그동안 외식사업, 웨딩사업 등 다양한 신사업을 발굴해 사세 확장을 꾀하는 과정에서 원로 임원들과 알력다툼과 갈등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구 부사장은 해임 뒤 개인 페이스북에서 “외부는 인정, 내부는 모략. 변화의 거부는 회사를 망가뜨리고 썩게 만든다”는 글을 남겨 내부 경영권 갈등을 시사했다. 실제로 일각에선 구 부사장의 보직해임 직후 큰오빠인 구본성 씨가 그 자리를 대신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또 아버지인 구자학 회장과 불화설이 떠돌기도 했다.

그러나 구 부사장은 지난달 이맹희 CJ 명예회장의 빈소에 아버지인 구자학 회장과 함께 찾아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부녀갈등설'을 일축했다.

GS그룹 계열사의 유일한 여성 경영인 허인영 승산 대표는 두문불출한 채 3년 째 기업을 이끌고 있지만 지지부진한 경영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GS그룹 계열사의 유일한 여성 경영인 허인영 승산 대표는 두문불출한 채 3년 째 기업을 이끌고 있지만 지지부진한 경영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 허인영 승산 대표, 경영 능력은 의문부호?

재계 순위 8위 GS그룹 역시 유교적인 가풍으로 인한 남성 중심의 후계구도에서 여성 경영인이 있다. 허인영(43) ㈜승산 대표이사가 주인공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가운데 경영능력은 의문부호를 나타내고 있다. 계열사간 거래로 GS가의 지원이 이어지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허인영 대표가 그룹을 맡아온 이후 적자만 수백억 원을 기록하고 있어서다. 이 때문에 허인영 대표의 '비밀 경영'이 전문경영인으로서 평가를 방해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GS그룹 방계 계열사인 승산은 허완구 승산그룹 회장이 1969년 설립한 대왕육운이라는 물류회사가 모체로 주로 LG, GS그룹의 육상운송을 담당하며 사업을 확대해 온 기업이다. 허완구 회장은 LG그룹 공동창업자인 고(故) 허만정 씨의 5남으로, 3남 고 허준구 전 GS건설 명예회장의 장남 허창수 GS그룹 회장의 삼촌이다.

승산은 직계가족이 지분구조를 100% 보유한 곳이다. 허용수 GS에너지 부사장 49.26%, 허완구 회장 19.06%, 허인영 대표 17.73%, 허용수 GS에너지 부사장의 아들 허석홍·허정홍군이 각각 5.68%, 4.40%를 보유하고 있으며 허완구 회장의 부인 김영자씨가 3.87%로 뒤를 잇고 있다. 허완구 회장 일가는 GS그룹의 지분도 보유하고 있지만 비율은 높지 않다. 허완구 회장은 1.15%, 허용수 GS에너지 부사장 4.41%, 허인영 대표 1.54%, 허용수 GS에너지 부사장의 아들 허석홍·허정홍은 각각 0.87%, 0.36%를 보유하고 있다.

승산은 GS그룹 계열사 거래로 성장한 회사로 잘 알려져 있다. 승산은 2005년 4월 GS그룹 계열사로 편입된 이후 2007년부터 내부 계열사 거래가 증가했다. 2006년 10월부터 사업구조가 대대적으로 개편됐기 때문. 승산은 국내운송사업면허 및 운송사업과 관련된 부동산 영업 사업을 '저수익예상사업의 구조조정'을 이유로 양도했다. GS그룹이 2004년 LG그룹에서 분리된 이후 국내 운송사업을 모두 LG전자 자회사인 하이비지니스로지스틱스에 양도하는 등 당시 주력이었던 운송부문을 구조조정했기 때문이다.

당시 승산은 허용수 GS에너지 부사장(2000년~2007년)과 허완구 회장(2007년~2013년)이 대표이사를 맡고 있었다. 알짜배기 사업이었던 운송부문 사업을 양도 하기전 승산의 계열사 매출은 낮은 비중을 차지했다. 실제 지난 2005년 총매출 948억 원에서 내부 거래 55억 원, 2006년 총매출 515억 원 내부 거래 54억 원에 불과했다. 운송사업과 관련된 부동산 영업 사업을 LG전자 자회사에 양도한 이후 승산의 연간 매출액은 약 537억 원 이상 감소했지만 내부 계열사 거래는 오히려 증가 추세를 보였다.

실제 승산의 내부거래율은 2007년 총매출 78억 원에서 36억 원으로, 2008년 총매출 77억 원에서 36억 원로 치솟았다. 총매출의 40% 이상이 GS그룹 계열사 거래인 셈이다. 또 GS홈쇼핑, GS칼텍스 등 계열사가 올려준 매출 역시 지난 2012년 36억 원에서 2013년 65억 원으로 두배 가까이 늘었다. 2013년 GS홈쇼핑으로 올린 매출만 44억 원, GS칼텍스로부터 18억 원, GS건설 1억 원 등이다. 이들 회사는 승산으로부터 물류 창고 등을 임대하고 있으며 GS홈쇼핑의 창고임대는 지속적으로 유지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허인영 대표가 회사를 책임지고 있는 CEO로서 적절하지 못하다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허인영 대표는 내부거래 만큼이나 베일에 싸인 행보를 보이고 있어서다. 허인영 대표의 '미스터리 행보'는 오너가 아니라 전문경영인으로서의 허인영 대표를 평가하는데 방해가 될 수밖에 없다는 것. 허인영 대표의 은둔주의나 비밀주의가 경영에도 발목을 잡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의 장녀인 박주형 금호석유화학 상무가 경영일선에 모습을 드러냄과 동시에 지분 매입에도 속도를 내면서 그룹 내 존재감을 높이고 있다.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의 장녀인 박주형 금호석유화학 상무가 경영일선에 모습을 드러냄과 동시에 지분 매입에도 속도를 내면서 그룹 내 존재감을 높이고 있다.

◆ 금호가 박주형 상무, 존재감 드러내나?

69년 동안이나 여성의 경영 진출이 금지됐던 금호가에서는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의 장녀인 박주형(35) 금호석유화학 상무가 경영일선에 모습을 드러냄과 동시에 지분 매입에도 속도를 내면서 그룹 내 존재감을 높이고 있다.

금호그룹은 고 박인천 명예회장 창업 이래 여성의 경영참여를 금기시해왔고 지분 취득과 상속 등도 금지해 왔다. 하지만 딸도 능력이 있다면 경영에 참여할 수 있다는 박찬구 회장의 지론은 재계에서도 잘 알려진 사실이다. 박주형 상무는 이화여자외국어고와 이화여대 특수교육학과를 졸업하고 미국에서 연수 및 인턴 생활을 했으며 2010년 대우인터내셔널에 입사해 올 6월까지 약 5년을 근무했다. 이후 금호석유화학에 입사해 지난 7월 구매자금담당 임원으로 깜짝 승진했다.

박 상무의 경영 참여가 본격화 된 것은 최근 금호석유화학 내에서 발생한 리베이트 파문이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 자금운영 투명성을 높이겠다는 박 회장의 적극적인 의지가 반영된 것이다. 지난 7월 금호석유화학은 거액의 리베이트 수수 혐의를 받는 울산 고무품질 보증팀 직원 6명을 검찰에 고소하고 자택 대기발령 조치를 내린 바 있다. 이를 계기로 박주형 상무는 그룹 내에서의 입지를 점차 굳혀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뿐만 아니라 박 상무는 그룹 내 지분율 높이기에도 집중하는 모습이다. 금호석유화학은 공시를 통해 박찬구 회장의 장녀인 박주형 상무가 지난 7월9일부터 31일까지 자사 보통주 1만7930주(0.06%)를 장내 매수했다고 밝혔다.

한국거래소 공시에 따르면 박주형 상무는 지난 7월 9일 720주를 매수했다. 이후 22일 2140주, 23일 710주, 24일 2890주, 27일 800주, 28일 800주, 30일 4060주, 31일 5810주 등 총 8차례에 걸쳐 1만7930주를 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박 상무의 보유 주식도 20만117주(0.66%)로 늘어났으며 현재 사촌오빠인 박철완 상무(304만6782주, 10.00%), 친오빠인 박준경 상무(218만3120주, 7.17%), 부친 박찬구 회장(203만9629주, 6.69%)에 이어 4대 주주에 올라있다. 지분율을 놓고 보면 아직 미미한 수준이지만 앞으로 지분을 꾸준히 확보해 나간다면 내부에서 존재감을 증폭시킬 수 있다는 분석이다.

[더팩트 │ 황진희 기자 jini8498@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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