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서울 고려대에서 열린 스베누 스타리그 시즌2 결승전에서 김택용(왼쪽)과 조일장이 우승 트로피를 앞에 두고 마주보고 있다. /더팩트DB |
세대 간 소통 가능케 만드는 e스포츠 알아보기
추석은 오랜 만에 만나는 반가운 얼굴과 그동안 못했던 얘기를 도란도란 나누는 때다. 이전에는 정치와 경제 이야기가 주를 이뤘지만 세월이 많이 바뀌면서 대화의 주제도 매번 새로워지고 있다. e스포츠는 젊은이들에게 핫한 아이템이지만 일반인들이 쉽게 이해하기는 어렵다. 대표 e스포츠와 이에 속한 유명인의 이야기를 통해 젊은 세대가 관심을 보이는 전자 스포츠 유행 단면을 살펴본다.
본론에 들어가기 전 e스포츠가 무엇인지 알아보자. e스포츠란 쉽게 말해 게임을 이용해 승부를 겨루는 것을 뜻한다. 지난 1990년대 미국과 유럽에서 유행하던 오프라인 랜파티(여러 사람들이 각자 자신의 컴퓨터 등 게임도구를 챙겨와 함께 즐기는 행위)에서 출발했다. 스포츠의 영역이 최근 다양화되면서 게임을 소재로 한 가상대결인 e스포츠가 새로운 스포츠 문화로 주목을 받고 있다.
◆인터넷 실시간 검색어 단골소재 ‘롤’이 뭐지?
롤(LoL)은 미국 게임업체 라이엇게임즈가 서비스 중인 PC온라인게임 ‘리그오브레전드’의 애칭이다. 지난 2012년 정식 출시된 이 게임은 국내 PC온라인게임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는 등 인기를 끌고 있다. 게임목적은 명료하다. 자신의 영웅(챔피언) 캐릭터를 조종해 상대 진영의 본진을 점령하면 승리하면 된다.
롤 e스포츠는 최상위 프로리그인 ‘롤챔스’, 세미 프로리그인 ‘챌린저스 코리아’와 함께 다양한 아마추어 리그를 운영하고 있다. ‘롤챔스’는 지난해까지 연 3회로 나눠 토너먼트로 진행되던 방식에서 벗어나 올해 스프링 시즌부터 각 4개월씩 2번으로 나눠 진행하는 리그제가 도입됐다. ‘챌린저스 코리아’는 준 프로팀을 위한 ‘리그 1’과 프로팀 예비 선수들을 대상으로 하는 ‘리그 2’로 구분돼 진행된다.
올해로 5회째를 맞이하는 ‘롤드컵’는 각 지역별로 최고의 실력을 갖춘 팀들이 경기를 펼쳐 전 세계 최강 팀을 가리는 최고 권위의 롤 e스포츠 대회다. 지난해 10월 서울 상암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4 롤드컵’의 경우 4만 명 이상 유료관중이 입장해 세계 e스포츠의 새로운 역사를 만들기도 했다.
이상혁은 롤에서 가장 유명한 프로게이머다. 1996년생인 그는 현재 SK텔레콤이 운영하는 프로게임단 T1에서 활약하고 있다. 아마추어 시절 ‘고전파’라는 별명을 사용하면서 이름을 날리던 이상혁은 지난 2013년 SK텔레콤 T1에 스카우트된 뒤 페이커(Faker)로 바꿔 활동하고 있다.
그는 이 별명을 사용하기 위해 며칠 동안 고민을 했다고 전해진다. 사전적인 의미는 사기꾼이다. 부정적으로 비춰질 수 있지만 멋지다고 생각해 사용하게 됐다는 후문이다. 수학과 과학을 좋아하는 선수로 업계에서는 그의 계산된 전략적 플레이가 뛰어난 두뇌에 바탕을 뒀다는 말이 돌고 있다.
연습경기 중인 SK텔레콤 T1 페이커 이상혁. 1996년생인 그는 롤 최고 인기 프로게이머다. /라이엇게임즈 제공 |
◆국내 e스포츠 출발점 우주전쟁 ‘스타크래프트’
‘스타크래프트’는 국내 e스포츠 시대를 연 주역이다. 테란, 저그, 프로토스 3종족이 우주를 배경으로 벌이는 전쟁을 다루고 있다. 1탄은 지난 1998년 처음 발매됐다. 후속작인 ‘스타크래프트2’는 지난 2010년 정식 발매됐다. 3부작으로 구성된 후속작은 오는 11월 마지막 확장팩인 ‘공허의 유산’을 선보인다.
‘스타크래프트’ 시리즈와 관련된 대표적인 e스포츠 경기는 OGN 스베누 스타리그, 스베누 스타크래프트2 스타리그, 핫식스 글로벌 스타크래프트2 리그(GSL) 등이 있다. 여기서 스타리그는 개인전을, 프로리그는 단체전을 뜻한다.
OGN 스베누 스타리그는 지난 8월 30일 시즌2가 막을 내렸다. 조일장은 이번 경기에서 ‘스타크래프트’에서 현재 남아 있는 프로토스 중 실력이 가장 좋다고 소문난 김택용을 상대로 3대 0 완승을 거뒀다. 스베누 스타리그 시즌2는 ‘스타크래프트’ 확장팩인 ‘브루드워’ 기반의 e스포츠 개인리그다. 아프리카tv에서 게임전문 진행자(BJ)로 활동하다 스베누의 대표이사로 변신한 ‘소닉’ 황효진 대표가 후원을 맡아 화제를 모았다.
‘스타크래프트2’는 핫식스 GSL이 유명하다. 세계 최초의 ‘스타크래프트2’ 공식 대회로 곰TV의 인터넷 방송 플랫폼을 통해 전 세계 180여 개국에 동시 생중계 된다. 현재 시즌3가 진행 중이다.
블리자드 게임축제 ‘블리즈컨’에서는 월드 챔피언십 시리즈 글로벌 파이널이 열린다. ‘2015 스타크래프트2 월드 챔피언십 시리즈’(WCS)는 전 세계적으로 WCS 프리미어 리그, GSL, 스타크래프트2 스타리그 등 세 개의 주요 리그로 구성됐다. 세 개의 주요 리그는 각각 1년간 3개의 시즌을 진행한다. 이 중 최상위 선수 16명이 WCS 글로벌 파이널에 진출해 우승컵을 놓고 격돌한다. 지난해 우승자는 이승현(저그)이었다.
◆원샷원킬! 총싸움게임 대표 e스포츠 ‘서든어택’
서든어택 챔피언스리그 결승 현장 전경. 우측 사진은 여성부 MVP에 선정된 지은하(리마커블) /넥슨 제공 |
국내 1위 온라인 총싸움게임 ‘서든어택’의 공식 리그 역사는 지난 2006년 서울 용산 e스포츠 경기장에서 첫 방송을 시작한 ‘마스터리그’에서 출발했다. ‘서든어택’은 국내 온라인 총싸움게임 최초로 생방송에 도전해 국내 e스포츠 종목의 활성화를 이끌었다.
총 5차 대회까지 열린 마스터리그에 이어 지난 2009년부터는 총 상금이 당시 최대 규모인 1억 원으로 증가한 ‘슈퍼리그’가 진행됐다. 4차 대회까지 이어진 ‘슈퍼리그’에서는 ‘ESU’(이스포츠유나이티드), ‘EURO’(유로) 등 스타 챔피언이 탄생해 연이어 우승을 휩쓸면서 화제를 모았다.
넥슨은 지난 2010년 ‘슈퍼리그’를 잇는 새로운 정규리그인 ‘챔피언스리그’를 출범하고 상금 규모를 2억 원으로 대폭 확대했다. 일반부와 여성부 부문을 구분한 대회 틀을 처음 선보이기도 했다. 서든어택 챔피언스가 진행된 7년 동안 한 번도 빠지지 않고 여성부 경기가 꾸준하게 진행된 점도 인상적이다. 최근에는 ‘리마커블’ 팀이 우승했다.
서든어택 챔피언스리그는 여름, 겨울 시즌 등 매년 2회의 시즌으로 나뉘어 진행된다. 1년에 한차례씩 여름과 겨울 시즌 대회의 종합 결승 격인 ‘그랜드파이널’도 실시한다. 특히 지난 2월에는 부산 벡스코에서 ‘서든어택’ 오프라인 행사 사상 최대 규모의 ‘서든어택 슈퍼페스티벌 2015’를 열고 총 1만 5000여 명의 관람객 참여 속에 ‘2014년 그랜드파이널’ 대회를 진행한 바 있다.
총 상금 2억 3000만 원을 걸고 진행된 올해 여름 시즌 대회 ‘립톱 2015 썸머 서든어택 챔피언스리그’는 지난 13일 ‘제닉스스톰’의 우승으로 화려하게 막을 내렸다. 곧 겨울 시즌 대회 예선이 막을 올릴 예정이다.
[더팩트 | 최승진 기자 shaii@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