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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현장] "추석이 대목이라고?"…재래시장 상인들은 한숨만
입력: 2015.09.28 06:00 / 수정: 2015.09.28 01:12

추석 연휴를 하루 앞둔 지난 25일 오후 남대문 시장. 차례상에 올릴 장보기에 나선 시민들이 거리를 활보하고 있는 가운데 양손 가득 장을 보고 돌아가는 이는 사진 속 시민이 유일했다. /김민수 기자
추석 연휴를 하루 앞둔 지난 25일 오후 남대문 시장. 차례상에 올릴 장보기에 나선 시민들이 거리를 활보하고 있는 가운데 양손 가득 장을 보고 돌아가는 이는 사진 속 시민이 유일했다. /김민수 기자

추석 제수용품 물가, 시장vs마트vs백화점 비교해 보니

민족 최대 명절인 추석을 며칠 앞둔 남대문시장. 좁은 골목 가게 앞에 나와 앉아 있는 상인들의 얼굴에는 수심이 가득했다.

일년 중 가장 큰 대목인 추석을 앞둔 재래시장에는 몇몇 외국인 관광객만이 즐겁게 거리를 누볐다. 추석 장을 보는 내국인 손님이 없어선지 가게 주인은 지나가던 외국인이 진열된 상품에 관심을 보이면 금새 다가가 적극적으로 손님을 맞았다.

남대문시장 거리는 추석 대목이라고는 믿기 힘들 정도로 한가했다. 가게 주인은 "요새는 명절을 대목이라고 부르지 않는다"며 "단골손님을 빼면 대부분 외국인 관광객들이거나 와도 가격만 물어보고 지나치기 일쑤"라며 속상함을 토로했다.

추석 전날인 지난 25일 오후 찾아간 남대문시장에서 풍성한 한가위 분위기는 찾아보기 힘들었다. 차례상에 올라가는 몇몇 수산물 가게와 떡집, 전집에만 규칙적으로 손님이 들락날락했다. 이날 남대문시장을 찾은 주부 이 모(50)씨는 "마트 옆에 있는 시장에서 일부 장을 보고 왔다"며 "과일 이나 야채, 수산물, 떡 등은 재래시장이 더 저렴할 것 같아 들렀다"고 방문 이유를 설명했다.

떡과 부침종류는 재래시장이 더 저렴하고 종류도 다양한 편이었다. 차례상 준비로 남대문시장에 발걸음했다는 주부 한 모(46)씨는 "요즘은 제사 지내는 집도 전을 집에서 부치지 않고 사서 먹는 추세다"라며 "부침 종류가 가장 힘들고 손이 많이 가서 필요한 것만 골라서 구입하려도 들렀다. 마트보다 덤으로 많이 얹어주기도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부 재래시장 상인들은 대형마트와 비교해서는 경쟁력이 떨어지는 것은 인정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현실은 부정할 수 없다는 의미다. 재래시장은 동네장사이고 대형마트는 기업장사이기 때문에 규모나 가격, 청결, 서비스 등 모든 면에서 부족하다는 것이다. 이날 가게 몇곳을 둘러보던 손님들은 예상외로 저렴하지만은 않은 가격에 집었던 물건을 도로 내려놓았다.

이중 한 소비자는 "재래시장만의 가격 메리트를 크게 느낄 수 없었다"며 "이럴 바엔 마트에서 10만 원, 20만 원 이상씩 구매하고 추가할인쿠폰이나 카드할인 혜택을 받는 게 더 이득일 것 같다"고 말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가 지난 9월 2일과 9일, 16일에 걸쳐 전국 17개 지역 41개소(전통시장 16, 대형유통업체 25)를 대상으로 4인 가족 기준 25개 추석 성수품의 구입비용을 조사한 결과, 전통시장은 19만 4000원∼19만 6000원, 대형유통업체는 27만 6000원∼28만 원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소비자들의 체감 물가는 최소 30만 원에서 여유 있게 장을 볼 경우엔 50만 원에 달하는 듯 했다.

품목별로 따져보면 동태 한 마리는 지난해보다 무려 35.7% 오른 2888원에, 산적용 소고기(한우)는 1.8kg 기준으로 15.8% 오른 8만1054원에 판매됐다. 이밖에 ▲약과(150g) 19.3% ▲무(100g) 7.2% ▲배(5개) 5.9% ▲도라지(400g) 4.1% ▲고사리(400g) 3.8% 등으로 주요 제수용품의 가격이 크게 올랐다.

25일 오후 9시 30분 경기도 분당에 있는 농협 하나로마트를 찾아보니 폐점 시간이 가까워졌음에도 제수용품을 구입하러 온 소비자들로 활기를 띄었다.
25일 오후 9시 30분 경기도 분당에 있는 농협 하나로마트를 찾아보니 폐점 시간이 가까워졌음에도 제수용품을 구입하러 온 소비자들로 활기를 띄었다.

추석 연휴 하루 전날인 지난 25일 추석 제수용품 가격을 직접 비교해보기 위해 남대문시장과 농협 하나로마트, 신세계백화점 본점 지하 1층 SSG 푸드마켓을 방문해보니 대추(100g)는 남대문시장에서 1923원, 농협에서 1500원, SSG마켓에서 5600원이었다. 배(1개)는 3000원, 3300원, 7200원. 사과(1개)는 2000원, 4300원, 4600원. 황태포(1미)는 4000원, 4350원, 5500원이었다. 굴비(1미)는 3333원(3미, 만 원), 3300원, 8400원(제주마른굴비)으로 재래시장과 농협 하나로마트의 가격 차이는 미미했다. 오히려 재래시장이 더 비싼 품목도 있었다.

여기에 대형마트에서는 포인트 할인이나 적립이 가능해 재래시장보다 손님이 확연히 많았다. 마트에는 추석 제사용품들을 일목정연하게 브랜드별로 구분해놔 발품을 많이 팔지 않고도 한 바퀴만 돌면 필요한 품목을 모두 챙길 수 있다. 위생적인 면도 중요한 고려 대상이다.

이날 오후 9시 30분쯤 찾은 농협 하나로마트는 폐점이 얼마 남지 않은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제수용품을 구입하러 온 고객들로 북적였다. 마트 직원들은 마감 세일을 외쳐대며 더 저렴하게 구입하려는 고객들과 흥정에 열중했다.

추석 장을 보러 온 한 30대 주부는 "예전에는 명절이 되면 자연스럽게 재래시장으로 발걸음했었지만 요새는 모아둔 포인트를 사용하고 다시 적립해 쓸 수 있는 마트를 찾게 된다"며 "서울에서 필요한 것을 대부분 사 가지고 내려간 뒤 모자란 게 있으면 해당 지역 재래시장 등을 찾아 나머지 부분을 채운다"고 말했다.

특히 농협 하나로마트에는 고객들이 지나다니는 통로에 사과, 배, 황태포, 대추, 수산물, 식혜 등 차례상에 올라갈 품목들을 진열한 가판대를 차례대로 늘어놓고 '몇개에 얼마' 라는 팻말로 시선을 끌었다. 이 가판대를 모두 지나면 수산물 코너, 정육코너, 약과, 선물세트 코너들이 차례대로 등장해 필요한 것을 찾으러 돌아다닐 필요가 없었다.

제품과 함께 놓인 쿠폰도 고객들의 구미를 당겼다. 제품과 쿠폰을 계산대로 가져가면 일정 금액을 할인해준다. 이날 전통주를 고르던 한 주부는 동일한 용량과 가격의 제품들을 놓고 고민하다 '농협 하나로마트 카드로 구입 시 2% 할인' 문구가 붙은 상품을 골랐다. 그는 "마트에서 1+1이나 쿠폰 할인, 카드할인, 마감세일 등을 이용하면 생각보다 더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다"며 "재래시장에서 발품을 파는 것보다 가까운 마트서 빠르게 원스톱 쇼핑을 하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더팩트 | 김민수 기자 hispirit@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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