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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현장] 고객 발길 '뚝'…'조작 논란' 폭스바겐, 전시장 '울상'
입력: 2015.09.25 05:43 / 수정: 2015.09.25 05:46
폭스바겐의 디젤 차량 배기가스 조작 파문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하면서 소비자들의 항의와 구매를 계획했던 고객들의 전화 문의가 빗발치는 등 영업점들도 몸살을 앓고 있다. / 권오철, 서재근 기자
폭스바겐의 디젤 차량 배기가스 조작 파문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하면서 소비자들의 항의와 구매를 계획했던 고객들의 전화 문의가 빗발치는 등 영업점들도 몸살을 앓고 있다. / 권오철, 서재근 기자

"찾아오는 손님은 없고, 전화만 다섯 배는 늘었습니다. 문제 없느냐는 질문 뿐이죠."

폭스바겐의 디젤 차량 배기가스 조작 파문으로 국내 폭스바겐 영업점들도 가을 길목에서 된서리를 맞고 있다.

미국발 조작 의혹이 불거진 지 일주일도 안 돼 국내에서도 폭스바겐 디젤 승용차에 대해 추가 연비 조사를 하기로 하는 등 논란이 확산하자 해당 차량을 구매한 소비자들의 항의와 구매를 계획했던 고객들의 전화 문의가 빗발치고 있기 때문이다.

문제의 폭스바겐 차량에 대해 정부가 이례적으로 재조사를 한다고 밝힌지 하루 만인 24일, 폭스바겐 서초 전시장을 찾았다.

서초 3동 삼거리를 기점으로 메르세데스-벤츠, 아우디 등 독일 수입차 브랜드의 영업점이 밀집해 수입차의 메카라고도 불리는 지역에 들어선 서초 전시장은 '신형 투아렉' 등 폭스바겐코리아가 신차 발표회를 진행할 만큼 평소에도 고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전략적 요충지로 꼽힌다.

그러나 이날 서초 전시장의 분위기는 달랐다. 널찍한 매장 안에는 다소 지쳐 보이는 표정의 딜러들이 문을 열고 들어서는 기자를 반갑게 맞이할 뿐 차를 구경하는 사람도 딜러와 이야기를 나누거나 계약서를 작성하는 고객도 보이지 않았다.

"안녕하십니까"라는 인사말과 함께 다가오는 딜러에게 이번 폭스바겐 사태에 관해 묻자 익숙하다는 듯 일 초의 망설임 없이 "국내에서 판매되는 차량은 아무 문제 없습니다"라는 답변을 내놨다.

그는 "국내에서는 올해 10월까지 유로5 기준이 적용되기 때문에 2015년형 차량은 아무 문제가 되지 않는다. 현재는 유로6 모델을 판매하고 있다"고 강조했지만 이내 "(조작 논란 이후) 전화가 쇄도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고충을 털어놨다.

다른 전시장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폭스바겐 방배 전시장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지난 1월 강남 및 경기 남부 지역 고객네트워크 확장을 위해 오픈 한 연면적 1694.8㎡ 규모의 이곳 역시 서초 전시장과 함께 폭스바겐코리아가 출시한 신차들이 제일 먼저 고객들을 맞이하는 요충지지만, 최근 불거진 논란 탓인지 고객들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폭스바겐 배출가스 조작 파문에 대한 질문에 전시장을 지키고 있던 딜러는 "해줄 수 있는 얘기가 없다"며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이며 이내 자신의 자리로 돌아갔다.

서울 내 폭스바겐 전시장 안에는 차를 구경하는 사람도 딜러와 이야기를 나누거나 계약서를 작성하는 고객은 보이지 않았다. / 서재근 기자
서울 내 폭스바겐 전시장 안에는 차를 구경하는 사람도 딜러와 이야기를 나누거나 계약서를 작성하는 고객은 보이지 않았다. / 서재근 기자

인천과 경기지역 전시장의 상황은 어떨까. 경기도에 오픈한 전시장을 찾았다. 오픈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전시장 곳곳에는 축하화환이 눈에 띄었을 뿐 이곳에서도 차량을 구경하는 고객은 찾을 수 없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딜러는 "하루에도 10통이 넘는 전화가 걸려 온다"며 솔직한 속내를 털어놨다. 실제로 딜러의 열띤 설명이 이어지는 동안에도 전시장 내 전화기에서는 서너 차례 전화벨이 울렸다.

그는 "이번 배출가스 조작 파문이 일파만파 퍼지면서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졌다. 국내에서 판매하는 차량은 문제가 없다고 고객들에게 아무리 설명해도 쉽사리 믿지 않는 사람들이 많아 영업을 하면서도 기운이 많이 빠진다"며 "전시장을 찾는 고객의 수도 평소 대비 절반 수준으로 줄어든 것 같다. 특히, 이번에 문제가 된 모델 가운데 '골프' 등 주력 모델이 포함돼 있어 당분간 피해가 더 클 것 같다. 심지어 최근에는 계약을 취소하는 고객까지 생기는 등 고충이 이만저만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환경부가 폭스바겐 배출 가스 조작과 관련해 미국에서 리콜 조치를 받은 차량 가운데 환경부가 배출가스 검증을 하겠다고 밝힌 차종은 '골프'와 '제타', 아우디의 'A3' 등 3개 차종이다. 여기에 폭스바겐그룹이 최근 전 세계적으로 1100만 대의 디젤 차량에서 배출가스 차단장치가 조작됐을 가능성을 인정하면서 국내 시장에 판매된 차량 역시 안전할 수만은 없다는 견해도 나오고 있어 불안이 커지고 있다.

환경부와 업계에서는 조작 차량으로 의심되는 유로 5 차량 약 15만 대가 국내 시장에서 판매된 것으로 추산하고, 폭스바겐과 아우디 차량에 대한 검증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 더팩트 DB
환경부와 업계에서는 조작 차량으로 의심되는 유로 5 차량 약 15만 대가 국내 시장에서 판매된 것으로 추산하고, 폭스바겐과 아우디 차량에 대한 검증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 더팩트 DB

김필수 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는 "국내에서 판매된 수입차의 70%는 디젤 승용차다. 때문에 고연비를 강조한 중저가 모델을 주력 모델로 마케팅을 해 온 폭스바겐에게 이번 조작사건은 단순한 기업 이미지 실추를 넘어 상당한 타격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폭스바겐의 배기가스 조작은 자동차 산업 전체에 영향을 미칠 정도로 심각한 일이며 폭스바겐 뿐만 아니라 BMW와 아우디 등 독일 완성차 브랜드 전체에 대한 신뢰에 상당한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이번 리콜 사태가 구매자들의 소송으로 번질 경우 피해 규모는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폭스바겐은 지난 18일 배기가스 배출량을 속이는 소프트웨어(SW)를 자사의 디젤 차량에 설치한 혐의로 미국 환경보호청(EPA)로부터 해당 차량 48만2000대에 대해 리콜 명령을 받았다. 폭스바겐 그룹은 이번 '조작 사건'으로 미국에서만 180억 달러(21조 원)의 벌금을 물 전망이다.

환경부와 업계에서는 조작 차량으로 의심되는 유로 5 차량 약 15만 대가 국내 시장에서 판매된 것으로 추산하고, 폭스바겐과 아우디 차량에 대한 검증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더팩트 | 서재근 기자 likehyo85@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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