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팩트

  • HOME >NEWS >경제 >경제일반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글자크게
    • 글자작게
    • 인쇄하기
    기사제보
[서재근의 Biz이코노미] '골프채 난타 부른' 벤츠, 사후관리 반성해야
입력: 2015.09.16 11:12 / 수정: 2015.09.16 11:12
메르세데스-벤츠 파손 사건이 화제가 되면서 수입차 업계의 부실한 사후 관리에 대한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잇따르고 있다. /더팩트 DB
메르세데스-벤츠 파손 사건이 화제가 되면서 수입차 업계의 부실한 사후 관리에 대한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잇따르고 있다. /더팩트 DB

'승승장구' 수입차 업계, 부실한 사후 관리 '독' 된다

최근 전국을 떠들썩하게 만든 사건이 발생했다. 2억 원에 달하는 고급 수입차를 리스한 고객이 자동차 판매점 앞에서 리스한 벤츠 차량을 야구방망이와 골프채를 이용해 부순 것이다. 이 장면을 담은 동영상은 유튜브와 SNS를 타고 급격히 확산되며 화제를 모았다.

조폭 영화에서나 나올 법한 일이 실제로 일어나게 된 배경은 차주의 답답함과 격분이다. 시속 40km 이상으로 주행하는 과정에서 '시동 꺼짐' 현상이 수차례 발생했음에도 제대로 된 수리를 받지 못한 고객이 화를 참지 못하고 스스로 차를 훼손한 것이다.

웃지 못할 차량 훼손 사건은 결국 제조사 측이 해당 고객에 대해 업무방해죄 고소를 취하하겠다고 밝히면서 일단락되는 듯했지만, 고가 수입차에 대한 안전성 논란은 쉽사리 사그라지지 않는 분위기다.

길 한복판에서 차량을 부수고, 파손된 차량을 영업소 출입로에 방치한 행위 자체를 옹호할 생각은 없다. 그러나 이번 사건에서 보여준 메르세데스-벤츠(이하 벤츠)의 '나몰라라식'의 대응을 보고 있자니 화를 참지 못한 고객의 심정을 조금은 이해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든다.

자동차 수리 및 교환과 관련한 회사 측의 절차가 있다 하더라도 생명에 위협을 느낀 고객의 '교환 요구'에 "(대리점) 대표이사가 출장 중"이라는 이유로 확답을 미루는 식의 대응은 국내 수입차 판매 1, 2위를 다투는 업체가 보여줄 태도가 아니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제품 결함에 대해 불만을 표출한 소비자가 법적 제재를 당하기 전에 충분히 납득할 만한 설명이 선행됐어야 한다.

광주의 벤츠 대리점에서 벤츠 S63 AMG를 리스한 한 남성이 결함이 있는 차량을 교환해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골프채를 들고 차량을 부수는 모습이 담긴 영상이 유튜브와 SNS를 타고 전국적으로 화제가 됐다./유튜브 영상 캡처
광주의 벤츠 대리점에서 '벤츠 S63 AMG'를 리스한 한 남성이 결함이 있는 차량을 교환해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골프채를 들고 차량을 부수는 모습이 담긴 영상이 유튜브와 SNS를 타고 전국적으로 화제가 됐다./유튜브 영상 캡처

세간의 이목이 집중된 이후에야 제조사 측은 14일 보도자료를 내고 "두 차례에 걸쳐 '시동 꺼짐' 현상과 관련해 수리 요청이 접수됐지만, 2차 요청 검사과정에서 임의로 부품을 개조된 부분이 발견돼 내부 절차상 정확한 원인 규명을 위해 수리를 할 수 없었다"고 해명했지만, 논란이 사그라지지 않자 다음 날인 15일 두 번째 보도자료에서 "해당 고객과 직접 만나 원하는 바를 경청했다"며 "딜러사 측의 경찰 신고는 당일 현장에서 일반 고객의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한 임시 조치였으며, 고객과 원만한 해결을 위해 업무방해죄 고소를 취하했다"며 사태수습에 나섰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7월 기준 수입차 등록 대수는 모두 126만8000여 대다. 특히, 벤츠를 비롯한 BMW, 아우디, 폭스바겐 등 이른바 '독일 빅4' 메이커의 수입차 점유율은 80%에 달한다.

그만큼 수입차 브랜드의 진입장벽이 낮아지고, 소비자들의 구매 패턴이 달라졌단 의미일 수도 있지만, 판매 이후 관리 부분을 살펴보면 아직도 갈 길은 멀기만 하다. 같은 기간 국내 22개 수입차 업체가 등록한 공식정비센터의 수는 276곳, 종합정비업체와 소형 자동차 정비업체 수는 174곳에 불과하다. 종합정비업·소형자동차정비업체 한 곳당 담당하는 수입차는 7290대로 국산차의 평균 수리일 4.9일 대비 두 배 가까이 더 긴 셈이다.

어디 그뿐인가. 보험개발원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수입차 평균 수리비(275만 원)는 국산차(95만 원)에 비해 3배 가까이 비싼 것으로 나타나는 등 사후 관리 부문에 대한 지적은 끊이지 않고 지속되고 있다.

이제 수입차 업계의 태도도 달라져야 한다. 국내 완성차 업계 1위 현대차 역시 내수용과 수출용 모델 간 품질 논란이 불거지자 최근 소비자 평가단을 구성, 쏘나타 내수용 모델과 수출용 모델 간 충돌 테스트 및 신형 아반떼 안전도 테스트를 공개적으로 시행하는 등 전례 없는 스킨십 마케팅으로 외면한 국내 소비자들의 마음 돌리기에 고심하고 있다.

잊을 만하면 터지는 품질 논란과 부실한 사후 서비스 논란을 외면한 채 자동차 판매에만 매달리는 식의 전략은 국내 소비자들의 높아진 눈높이를 간과한 처사가 아닐 수 없다.

[더팩트 | 서재근 기자 likehyo85@tf.co.kr]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이메일: jebo@tf.co.kr
▶뉴스 홈페이지: http://talk.tf.co.kr/bbs/report/write
- 네이버 메인 더팩트 구독하고 [특종보자▶]
- 그곳이 알고싶냐? [영상보기▶]
AD
인기기사
  • BIZ & GIRL

    • 이전
    • 다음
 
  • TOP NEWS

 
 
  • HOT 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