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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감 증인 신동빈 회장, '원 리더'로 도약하나 추락하나
입력: 2015.09.16 05:10 / 수정: 2015.09.17 09:30

신동빈 롯데 회장이 17일 오후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 증인 출석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재계의 비상한 관심이 쏟아지고 있다./ 더팩트DB
신동빈 롯데 회장이 17일 오후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 증인 출석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재계의 비상한 관심이 쏟아지고 있다./ 더팩트DB

신동빈 롯데 회장, 17일 오후 국회 정무위 국감 증인 출석

재계의 대표적 ‘은둔형 오너’로 꼽혔던 신동빈 롯데 회장의 ‘정공법’이 들끓고 있는 비난여론을 잠재울 수 있을까? 내일(17일)로 예정된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 증인 출석을 앞두고 신 회장에게 재계의 비상한 시선이 쏟아지고 있다. 그의 서툰 한국말은 차치하더라도, 경영권 분쟁과 '갑질' 논란, 그룹 정체성 의문등에 대해 정면으로 맞선 신 회장의 과감한 승부수가 국민들에게 통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기 때문이다.

당초 재계에서는 신 회장이 국감 증인으로 채택되더라도 벌금을 내고 해외출장 등을 이유로 출석을 피하지 않겠느냐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신 회장은 국감 증인 출석을 다시 회피할 경우 형제간 경영권 분쟁의 과정에서 나빠진 롯데그룹의 이미지가 더욱 악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정공법을 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뿐만 아니라 신 회장은 국감 증인 출석과 더불어 최근 이미지 친화 작업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신 회장은 주 활동영역인 경제계를 넘어 문화와 스포츠까지 다각도로 보폭을 넓히며 국민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가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롯데그룹의 지배구조만큼이나 베일에 쌓여있던 신 회장의 이 같은 행보는 이례적이라는 평가를 받을 정도다. 일각에서는 국감용 여론플레이라고 꼬집는다.

이처럼 국감 증인 출석을 앞두고 그룹 전면에서 다각적 행보를 보이고 있는 신 회장의 전략에 기대와 우려의 시선이 엇갈리고 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2012년 해외 출장 등을 이유로 국감에 불출석해 법정에서 벌금 1000만 원을 선고받고 “앞으로 국회 출석 요구를 받을 경우 성실히 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더팩트DB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2012년 해외 출장 등을 이유로 국감에 불출석해 법정에서 벌금 1000만 원을 선고받고 “앞으로 국회 출석 요구를 받을 경우 성실히 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더팩트DB

◆ 신 회장, 10대 그룹 오너 중 첫 국감 증인 출석

올해 국회 국정감사의 화제 키워드는 재계 10대그룹 오너 중 첫 국감 증인으로 출석하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다. 국회 정무위원회, 기획재정위원회, 법제사법위원회, 국토교통위원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국방위원회, 환경노동위원회 등 무려 7곳의 국회 상임위원회가 신 회장을 증인으로 세우겠다고 나섰지만, 국토위와 국방위, 환노위, 산자위 등의 증인 신청이 불발돼 결국 국회 정무위의 공정거래위원회 기관 국정감사 때 신 회장은 일반 증인석에 서게 됐다.

이에 대해 롯데는 지난 10일 증인 채택 직후 “성실하게 준비해 국회 출석에 임하겠다”며 신 회장의 출석을 예고했다.

사실 재계 총수의 국감 증인 출석은 무슨 핑계를 대서라도 ‘피하고 싶은' 최우선 과제다. 그도 그럴 것이 국감이나 국회 청문회에서 문제로 지적되곤 하는 의원들의 ‘보여주기식’ 엄포와 대기업 총수를 불러놓고 반복질문으로 무작정 붙잡아두는 ‘군기잡기 국감’을 재벌 총수가 감내하기 어렵지 않겠냐는 것.

실제로 신 회장은 지난 2012년 국정감사 때도 골목상권 침해와 관련해 증인으로 채택됐지만, 해외출장을 이유로 출석하지 않았다. 이후 청문회 출석에도 응하지 않았던 신 회장은 검찰 고발까지 당하고 벌금 1000만 원을 부과 받았다.

그러나 이번만큼은 신 회장은 회피전략을 세우지 않았다. 신 회장은 이번 국감장에서 그간 경영권 분쟁으로 물의를 빚은데 대해 또 한번 국회와 국민 앞에 사과할 것으로 알려졌다. 또 한일 롯데의 총수로서 지배구조 개선와 순환출자 해소, 글로벌 기준에 맞는 기업 문화 구축 및 전문경영인 체제 확립, 사회 공헌 사업 확대 의지를 밝힐 예정이다. 날선 비난을 불러오고 있는 ‘일본 기업’이라는 논란에 대해서도 진솔하게 해명하고 이해를 구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국감 증인 출석이 거세게 확산되고 있는 반 롯데 정서를 잠재울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더팩트DB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국감 증인 출석이 거세게 확산되고 있는 '반 롯데' 정서를 잠재울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더팩트DB

◆ 신 회장의 증인 출석, 그룹엔 어떤 영향?

그러나 신 회장의 정공법이 기대처럼 승부수로 작용될지는 미지수다. 면세점 특허 재승인을 앞두고 있는 데다 ‘반(反) 롯데’ 정서가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고 있는 만큼 신 회장이 정치권의 집중 추궁에 미숙하게 대처할 경우, 비난 여론이 더욱 악화되는 역효과도 배제할 수 없을 것으로 재계는 보고 있다. 롯데 내부에서도 신 회장의 국감 증인 출석을 ‘반전의 계기’로 만들지 못할 경우, 오히려 출석하지 않느니만 못한 상황이 펼쳐질 수 있다는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특히 17일 정무위 국감은 TV 생중계까지 예고돼 있는 것도 한국말이 서툰 신 회장에겐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신 회장의 일본 억양식 서툰 한국말이 ‘롯데=일본 기업’이라는 정서 확산에 도화선이 될 수도 있는 데다, ‘반 재벌정서’가 짙은 국민들의 반감을 살 수 있는 답변이 나올 경우 ‘롯데 불매운동’도 더욱 번질 우려가 높기 때문이다.

일단 정무위 국감에서는 재벌개혁을 이슈화하려는 야당 의원들을 중심으로 이번 롯데 ‘형제의 난’을 통해 노출된 해외 계열사를 통한 불투명한 지배구조와 순환출자 문제 등을 도마 위에 올릴 것으로 보인다. 이 밖에도 신 회장의 국적 문제, 부친 신격호 총괄회장·형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 등 가족 분쟁 전말 등에 대한 질문도 예상된다.

아울러 국감에서 다뤄질 것으로 보이는 면세점 독과점 논란도 신 회장에겐 조심스러운 부분이다. 롯데면세점이 독과점 논란에 휩싸인 가운데 자칫 신 회장이 여야 의원들의 심기를 건드리는 발언을 할 경우 면세점 재승인에 불리하게 작용할 공산이 크다. 최근 정치권에선 시장 점유율에 따라 면세사업자의 신규 특허와 재승인을 제한하는 내용의 법안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서울 시내면세점 매출 중 롯데면세점의 비중은 60% 수준으로 약 26%를 차지하는 호텔신라와 함께 독과점 논란에 휩싸인 상태다. 면세점 낮은 수수료율 역시 도마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국회 내에서는 지난해 기준 면세점들이 약 8조 3000억 원의 매출을 올렸음에도 특허수수료로 0.05%만 납부하고 있다며 이 비중을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최근 소상공인들이 롯데에 대한 불매운동을 전개, 롯데에 대한 뿌리 깊은 불신을 드러내면서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의 반발을 일으킨 골목상권 침탈 논란도 건드릴 가능성도 높다.

또 신 회장을 증인으로 소환하려다 무산된 법사위나 국방위 등 다른 상임위의 관심사인 재벌개혁 관련 상법개정안, 제2롯데월드 허가 문제 등에 관한 질문도 함께 쏟아질 수 있다. 이에 대해 국감 증인 출석이라는 표를 던진 신 회장이 어떠한 발언을 내놓느냐에 국민적인 관심이 쏟아지고 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국감 증인 출석을 앞두고 부산 사직구장 방문 등 이미지 친화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롯데그룹 제공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국감 증인 출석을 앞두고 부산 사직구장 방문 등 이미지 친화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롯데그룹 제공

◆ 신 회장, 국감 앞두고 이미지 제고 작업...일각 '여론 플레이' 지적도

국감 증인 출석을 앞두고 신 회장은 이미지 친화 작업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재계에서는 신 회장이 국감에서 진솔한 답변을 내놓는 동시에 다양한 영역에도 보폭을 넓히면서 ‘유통 공룡’의 롯데가 아닌 ‘소비자 친화적’ 롯데의 이미지 다지기에 나선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신 회장은 15일 기업문화 개선과 변화를 위한 기업문화개선위원회를 열어 기업 이미지 개선에도 나섰다. 개회식에 참석한 이인원 롯데정책본부 부회장은 “외부의 객관적 시각을 통해 내부에서 간과하고 있는 문제점들을 냉철하게 판단하고 허심탄회하게 조언해 달라”며 “그러한 활동들을 통해 롯데가 국민 모두에게 사랑받는 진정한 국민기업으로, 또 경쟁력 있는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해 나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는 이틀 뒤인 17일 국감을 앞두고 롯데가 스스로 문제점을 찾아 해결해 나갔겠다는 의지를 표현하려는 것으로, 야당 의원들의 날선 질문에 대해 ‘노력하고 있다’는 인식을 심어주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재계 관계자는 “신 회장이 국감 출석을 위해 다각도로 노력하고 있는 모습을 수차례 보여주고 있다”면서 “그의 정공법이 여야 의원을 넘어 국민들에게도 통할 수 있을지 지켜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지난 11일 신 회장은 부산 사직구장을 찾아 선수들에게 격려와 투자 지원을 밝힌 동시에 관중석에 앉아 환한 미소를 짓고 있는 모습이 TV중계 화면에 잡혔다. 신 회장이 사직구장을 방문한 것은 지난 2009년 8월 삼성라이온즈전 이후 7년 만이다. 국민들의 관심이 높은 스포츠를 통해 친화적인 이미지를 그리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신 회장은 같은 날 오전 부산창조경제혁신센터도 찾았다. 롯데가 운영을 맡고 있는 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부산 지역 고교·대학의 취업 담당자, 청년 창업자들을 만나 “부산 지역 청년 일자리 창출과 창조 경제 확산을 꾸준히 돕겠다”고 약속했다

롯데그룹 측은 “부산은 울산과 함께 지역으로 매우 중요한 곳”이라며 “기대수요가 높은 지역인 만큼 지속적인 투자를 아끼지 않겠다는 약속과 함께 직접 민심을 챙기고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롯데 원 리더 자리를 골육상쟁의 민낯을 노출하면서까지 꿰어찬 신동빈 회장이 과연 국감 증인으로서 어떤 성실하고 진솔된 모습을 보일지 주목된다.

[더팩트 │ 황진희 기자 jini8498@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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