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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차 업계 고객 지갑만 '눈독'…고객 편의는 여전히 '뒷전'
입력: 2015.09.02 09:44 / 수정: 2015.09.02 19:16
개별소비세 인하 정책 발표 이후 수입차 업계가 너도나도 할인 프로모션을 내놓으며 고객의 지갑 열기에 나서고 있지만, 상대적으로 불투명한 판매 네트워크, 부족한 서비스센터, 값비싼 수리비 등 고질적으로 지적돼 온 수입차 업계의 문제점들은 여전히 제자리걸음이라는 지적이다. / 더팩트 DB
개별소비세 인하 정책 발표 이후 수입차 업계가 너도나도 할인 프로모션을 내놓으며 고객의 지갑 열기에 나서고 있지만, 상대적으로 불투명한 판매 네트워크, 부족한 서비스센터, 값비싼 수리비 등 고질적으로 지적돼 온 수입차 업계의 문제점들은 여전히 제자리걸음이라는 지적이다. / 더팩트 DB

최근 폭스바겐의 중형 세단 '파사트'를 구매하기 위해 전시장을 찾은 황모(33)씨는 자동차 구매 계획을 잠시 미루기로 했다.

방문하는 전시장마다, 상담하는 딜러마다 제시하는 판매조건이 제각각이었기 때문이다. 물론 발품을 팔아 가장 나은 조건의 차량을 선택하는 방법도 있었지만, 이 마저도 손해를 보고 사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아 결국 구매를 하지 않기로 했다.

도로 위를 달리는 자동차 10대 가운데 1~2대는 수입차인 시대가 현실화되고 있다. 한자릿수를 간신히 넘어서던 수입차 점유율은 최근 몇 년 새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며 어느덧 17%대까지 올라섰다. 여기에 최근 정부가 내수 경기를 활성화하겠다며 내놓은 개별소비세 인하 정책까지 더해지자 수입차 점유율의 80%를 차지하는 BMW코리아, 메르세데스-벤츠(이하 벤츠), 폭스바겐코리아 등 주요 독일 완성차 업계는 물론 미국과 일본 수입차 업계는 너도나도 '가격 다이어트'에 나서며 고객의 지갑 열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그러나 국내 업체들과 달리 상대적으로 불투명한 판매 네트워크, 부족한 서비스센터, 값비싼 수리비 등 고질적으로 지적돼 온 수입차 업계의 문제점들이 개선되지 않고 있어 이들 업체가 제시한 할인 조건의 실효성에 대해 의문 부호를 붙이는 시각도 적지 않다.

딜러사마다 할인율이 다르다...누구 말을 믿어야 하나

황 씨는 "똑같은 자동차에 대해 견적을 의뢰했는데도 딜러사마다 제시하는 할인율이 다르고, 심지어 전시장 딜러마다 구매 후 무료로 제공해주겠다는 서비스 품목도 달랐다"라며 "1~2만 원짜리 물건도 아니고 수천만 원에 달하는 자동차를 구매하는 소비자로서 '손해를 보고 사는 거 아닌가'라는 불안이 커질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수입차 업계가 신차를 구매한 소비자에게 제공하는 무상 수리 보증기간을 살펴보면, 엔진 및 동력 전달 계통 주요 부품 관련 워런티의 경우 국산차의 절반 수준에 지나지 않는다.

수입차 업계가 신차를 구매한 소비자에게 제공하는 무상 수리 보증기간을 살펴보면, 엔진 및 동력 전달 계통 주요 부품 관련 워런티의 경우 국산차의 절반 수준에 지나지 않는다.

이 같은 사례는 폭스바겐뿐만이 아니다. BMW 엔트리급 디젤 세단 '320 ed'를 구매하기 위해 서울·경기 지역 4곳의 전시장을 방문한 이모(36)씨는 한 딜러로부터 차량 구매 때 내비게이션매립과 차량 코팅 및 선팅을 해주겠다는 조건을 제시받았다. 또 다른 딜러는 다른 전시장에서 의뢰한 할인율을 물어본 후 추가 할인을 해주겠다는 제안을 하는 등 가는 곳마다 제시하는 판매 조건이 달랐다.

이 같은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 데는 최근 수입차 업체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일부 딜러사 및 딜러들이 '제살깎아먹기식' 판매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라고 업계 관계자들은 입을 모은다.

익명을 요구한 수입차 딜러는 "수입차 판매가 늘고 있는 만큼 업체간, 딜러사간 경쟁도 그만큼 늘고 있다. 판매실적 압박이 심화하다 보니 자동차를 판매하기 위해 사비를 들이는 경우도 있고, 심지어 일반적이지는 않지만 판매 압박을 견디지 못해 전시용 차를 새 차로 속이고 판매하다 들통 나 쫓겨나는 사례도 있다"고 말했다.

불투명한 수입차 판매 네트워크...개소세 인하정책도 수입차가 유리?

한 국내 완성차 업계 관계자는 "국산 브랜드라는 이유만으로 가격 책정에 차별을 둬서는 안 되겠지만, 철저한 가격 정찰제를 시행하고 있는 국내 업체들과 달리 상대적으로 불투명한 수입차 업계의 판매 네트워크 등 고질적으로 지적돼 온 문제점들이 개선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같은 조건의 세금 인하 정책은 결과적으로 수입차 업계에 더 유리한 결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국산차 업계 대비 상대적으로 짧은 무상 수리 보증기간과 비싼 수리비 역시 소비자의 부담을 가중하고 있다.
국산차 업계 대비 상대적으로 짧은 무상 수리 보증기간과 비싼 수리비 역시 소비자의 부담을 가중하고 있다.

턱없이 부족한 사후서비스 네트워크에 대한 지적도 수입차 업계가 풀어야 할 과제다.

지난해 4월 BMW의 소형 세단 '320i'를 구매한 염모(33)씨는 차량 뒷 바퀴 브레이크 패드와 엔진오일 누수 현상으로 지난달 서울에 있는 서비스센터를 방문했다. 여름 휴가를 앞두고 차량 수리를 받기 위해 어렵게 시간을 냈지만, 염 씨는 수리를 받을 수 없었다.

예약 없이 당일 방문할 경우 수리를 받을 수 없다는 게 서비스센터 측의 설명이었다. 경기도 부천에 살고 있는 염 씨가 자택을 기준으로 10km 거리 내에서 방문할 수 있는 서비스센터는 인천(바바리안모터스), 강서(바바리안모터스), 구로(산호모터스)서비스센터 등 단 3곳뿐이다.

염 씨는 "평일에는 직장생활 때문에 시간을 내기도 어렵고 토요일은 오전 9시부터 오후 1시까지 운영하기 때문에 시간을 맞추기 어렵다"며 "특히, 여름휴가철 등 차량 점검이 몰리는 기간에는 최소 일주일 전에는 정비 예약을 해야만 서비스를 받을 수 있어 불편한 점이 많다"고 말했다.

전국 20개 수입차 서비스센터, 현대차의 4분의 1수준 불과

실제로 수입차 업계에 따르면 BMW와 메르세데스-벤츠, 폭스바겐, 아우디 등 '독일 빅4'를 포함해 20개 수입차 브랜드의 전국 공식 서비스센터의 수는 모두 359개다. 이는 현대자동차의 공식 서비스센터의 수(1419개)와 비교하면 4분의 1 수준에 지나지 않는 수치다.

여기에 상대적으로 짧은 무상 수리 보증기간 역시 소비자의 부담을 가중하고 있다. 보험개발원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수입차의 1회 수리 비용은 평균 247만7000원으로 95만2000원을 기록한 국산차 대비 약 3배가량 비싸다. 특히, 부품 가격은 평균 2배 이상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정작 수입차 업계가 신차를 구매한 소비자에게 제공하는 무상 수리 보증기간은 국산차의 절반 수준에 지나지 않는다. BMW의 워런티(무상보증)은 일반적으로 주행거리 10만km 혹은 신차구매 때부터 5년 동안 소모품 무상교환 서비스를 제공한다. 그러나 엔진 및 동력 전달 계통 주요 부품은 그 적용 기간이 3년(구매시점 기준)/6만km로 절반 수준이다. 벤츠와 아우디 역시 각각 3년/10만km, 3년/무제한 내에서 일반 소모품 교환 및 정기점검 서비스를 무상으로 제공하고 있다.

반면, 국산차의 경우 평균적으로 차체 및 일반부품은 3년/6만km, 엔진 및 동력전달 부품의 경우 5년/10만km 내에서 무상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더팩트 | 서재근 기자 likehyo85@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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