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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프리즘] 최태원과 성경 "다시는 그 죄를 짓지마라"
입력: 2015.08.15 06:08 / 수정: 2015.08.15 09:39
최태원 회장, 특별사면에 담긴 뜻은? 광복절 특별사면을 받은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14일 자정께 의정부교도소에서 출소하고 있다./의정부교도소=이새롬 기자
최태원 회장, 특별사면에 담긴 뜻은? '광복절 특별사면'을 받은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14일 자정께 의정부교도소에서 출소하고 있다./의정부교도소=이새롬 기자

사면에 담긴 의미, '국민의 용서'

사면(赦免)의 사전적 의미는 '죄를 용서하여 형벌을 면제함'이다. 또 대통령의 고유권한으로 형벌권 자체의 전부 또는 일부를 소멸시키는 것으로 설명된다. 이를 합하면 사면이란 대통령이 죄를 용서하여 형벌을 소멸시키는 의미다. 대통령의 권한은 국민으로부터 부여된 것이란 점을 가만하면 사면은 곧 국민의 용서다.

14일 새벽 0시 5분께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의정부교도소에서 출소했다. 앞서 최 회장은 재판부로부터 징역 4년 실형을 선고받았고 2년 7개월째 서울구치소와 의정부교도소에서 수감생활을 이어왔다. 하지만 박근혜 대통령이 광복70주년 특별사면으로 남은 약 1년 5개월의 형기를 면제해 최 회장은 자유의 몸이 됐다. 바꾸어 말하면 최 회장은 국민으로부터 용서를 받은 것이다.

최 회장의 죄상과 관련한 과정은 다음과 같다. 최 회장은 지난 2012년 1월 횡령·배임 혐의로 검찰에 기소됐다. 당시 서울중앙지검 특수 1부는 SK그룹 계열사가 창업투자회사 베넥스인베스트먼트에 투자한 자금 497억 원 가량을 빼돌린 혐의와 그룹 임원들의 성과급을 과다 지급한 것처럼 꾸미고 다시 되돌려받는 방식으로 비자금 139억 원을 조성한 혐의로 최태원 회장을 불구속 기소했다.

최 회장은 재판부로부터 4년 실형을 선고받고 2년 7개월째 수감생활을 하다가 광복70주년 특별사면으로 남은 형기를 면제받았다.
최 회장은 재판부로부터 4년 실형을 선고받고 2년 7개월째 수감생활을 하다가 광복70주년 특별사면으로 남은 형기를 면제받았다.

이후 검찰은 법정에서 최 회장에게 징역 4년을 구형했으며 재판부는 1심에서 최 회장이 주식 선물 투자 등을 위해 회사자금을 횡령했다는 점을 인정해 징역 4년 실형을 선고했다. 2013년 9월 2심에서도 4년 실형이 선고됐으며 2014년 2월 상고심에서 대법원은 최 회장에게 4년 실형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최 회장이 약 2년의 복역을 채운 시점에서 재계 및 정계에서 최 회장의 가석방 및 사면을 요청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지난해 12월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기업인 수감자 특별사면을 언급했으며 올해 1월에는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과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이 각각 최 회장 및 기업인에 대한 선처를 촉구했다.

하지만 희대의 대한항공 '땅콩회항' 사건과 진흙탕으로 번지고 있는 롯데家 '형제의 난'으로 국민의 반(反) 재벌 여론이 거세지자 최 회장을 비롯한 재벌 총수에 대한 사면 여부는 불투명한 상황에 놓였다. 박 대통령은 경제인의 요구와 국민의 부정적 여론이라는 선택의 갈림길에서 결국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등은 사면 대상에서 제외하는 대신 최 회장을 비롯한 경제인 14명을 최종 특별사면 명단에 올렸다.

최 회장의 손에들린 성경전서는 수감생활중 그에게 어떤 위로와 회개의 시간을 줬을까.
최 회장의 손에들린 성경전서는 수감생활중 그에게 어떤 위로와 회개의 시간을 줬을까.

용서의 조건 '경제 살리기·일자리 창출'

정부가 여론 악화를 감수하고 최 회장 등 경제인에 대해 사면을 감행한 것은 경제 살리기와 일자리 창출에 역점을 둔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와 글로벌 시장 악화 등으로 난항을 격고 있는 한국경제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어 주기를 기대한 것이다. 이렇듯 최 회장에 대한 사면은 경제활성화라는 조건을 내건 것으로 실로 그 책임이 무겁다.

최 회장도 출소 직후 취재진 앞에 서서 "국가 경제와 사회 발전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며 이를 통해 국민에 사랑받는 SK그룹이 되도록 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또 SK그룹은 최 회장의 특별사면 확정 소식에 보도자료를 내고 "그룹의 전 구성원은 정부의 이번 결정에 대해 정부와 국민 모두에 깊은 감사를 드린다"며 "이번 특별 사면이 국민 대통합과 경제 활성화라는 취지에서 단행된 것인 만큼 국가발전과 경제 활성화에 이바지할 수 있도록 SK그룹은 모든 노력을 기울여 국민에게 사랑받는 기업이 되기 위해 전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기독교에서 용서는 회개를 전제로 한다. 회개란 그 죄에서 돌이키는 것이다. 신의 뜻은 너의 죄를 사하노라. 다시는 그 죄를 짓지 마라는 것이다.
기독교에서 용서는 회개를 전제로 한다. 회개란 그 죄에서 돌이키는 것이다. 신의 뜻은 "너의 죄를 사하노라. 다시는 그 죄를 짓지 마라"는 것이다.

최 회장은 성경책 한 권을 들고 출소했다. 성경책은 기독교 신앙의 상징이며 그것을 손에 쥐고 있다는 것은 신앙에 대한 사모를 뜻한다. 최 회장이 2년 7개월의 수감생활에서 신앙이 버팀목이 되어줬을 것이란 짐작을 할 수 있는 대목이다. 특별사면라는 국민적 용서가 있기 훨신 전부터 최 회장은 먼저 자신의 신께 용서를 구했을 것으로 보인다. 기독교에서 용서는 회개를 전제로 한다. 회개란 그 죄에서 돌이키는 것이다. 신의 뜻은 "너의 죄를 사하노라. 다시는 그 죄를 짓지 마라"는 것이다.

신과 국민으로부터 용서를 받은 최 회장. 앞으로 그의 행보에 회개의 흔적이 묻어나기를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기대해 본다.

[더팩트 | 권오철 기자 kondor@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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