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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철의 시네마 비즈] 신동빈 체제 롯데家를 향한 '암살' 총구
입력: 2015.08.13 10:17 / 수정: 2015.08.13 18:31
롯데 경영권 분쟁은 오너가의 갈등에서 롯데와 국민의 갈등 구도로 번졌다. 이제 신동빈 회장이 가장 상대하기 힘든 적은 아버지나 형이 아닌 국민이 됐다. 형제의 난에서 누가 승자가 되든 마찬가지다./더팩트 DB
롯데 경영권 분쟁은 오너가의 갈등에서 롯데와 국민의 갈등 구도로 번졌다. 이제 신동빈 회장이 가장 상대하기 힘든 적은 아버지나 형이 아닌 국민이 됐다. 형제의 난에서 누가 승자가 되든 마찬가지다./더팩트 DB

"롯데가 일본 기업이구나" 충격 받은 국민들 '배신감 커'

재벌 경영권 분쟁은 드라마에서 흔히 쓰이는 소재다. 어디 드라마뿐인가. 실제 현대, 삼성, 금호, 효성, 두산, 한화, 한진 등 국내 내로라하는 재벌(그룹)들이 재산 및 경영권을 둘러싼 형제 간 갈등을 일으켰다. 하지만 이번 롯데 사태는 기존의 흔한 재벌 경영권 분쟁과 사뭇 다른 느낌이다.

재벌 경영권 분쟁으로 대표이사가 대국민 사과를 하는 경우도 매우 드물다. 왜일까? 롯데의 경영권 분쟁은 오너 일가 간의 갈등으로 끝나지 않고 롯데와 국민 간의 갈등 구도로 번진 초유의 사태이기 때문이다.

이제 신동빈 한국롯데그룹 회장이 가장 상대하기 힘든 적(?)은 아버지나 형이 아닌 국민이 됐다. '형제의 난'에서 누가 승자가 되든 마찬가지다. 이 같은 구도로 사태가 악화할지는 '형제의 난' 당사자인 롯데 오너 일가 사람들은 아마 상상하지 못했을 것이다.

롯데는 공정위 등의 정부와 정치권의 고강도 압박을 받고 있다. 그런데 그 이면에는 국민의 정서가 내재돼 있다. 일반 국민이 롯데 사태에서 주목한 것은 불투명한 지배구조, 순환출자 등의 문제에 앞서 "롯데가 일본 기업이구나" 하는 인식이다.

어린 시절부터 롯데껌을 씹고 롯데 칠성사이다를 마셔왔던 국민들에게 롯데 오너가 사람들이 서로 일본어로 소통하며, 일본식 이름을 부르고, 어눌한 한국어를 쓰는 모습은 적잖은 충격을 안겼다. 그 충격은 롯데가 지배구조상 일본 롯데가 한국 롯데를 지배하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배신감으로 바뀌고 롯데 불매운동으로 확산했다.

반(反) 롯데 정서에 기름을 부은 것은 신격호 총괄회장 처가의 A급 전범 관련설이다. 신 총괄회장의 두 번째 부인 시게미쓰 하츠코의 외삼촌이 2차 대전 종전 당시 외무상이었던 시게미쓰 마모루(重光葵)이며 신 총괄회장은 시게미쓰 가문의 자본을 발판으로 롯데를 일으켰다는 주장이다. 이 주장은 지난 1998년 정순태 씨가 쓴 '신격호의 비밀'이란 책에서 처음 제기됐다. 신 총괄회장의 일본식 이름이 시게미쓰 다케오라는 사실도 이 주장에 힘을 실었다. 물론 롯데측은 이같은 주장에 대해 강력 부인한다.

롯데는 여전히 불투명한 지배구조와 일본 기업이란 지적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국민들의 분노와 적개심은 암살의 총구처럼 앞으로도 롯데를 향할 것으로 예상된다.
롯데는 여전히 불투명한 지배구조와 일본 기업이란 지적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국민들의 분노와 적개심은 '암살'의 총구처럼 앞으로도 롯데를 향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달 22일 개봉해 1000만 관객 흥행을 앞둔 영화 '암살'에 시게미쓰 마모루가 등장한다. 그는 윤봉길 의사의 '도시락 폭탄'에 한쪽 다리를 잃고 절뚝거리며 미국 전함 미주리호에서 일본의 항복문서에 서명한다. 영화 개봉 5일 후 '신동주의 난'이 일어난 것을 생각하면 마치 롯데 경영권 다툼을 예견하기라도 한 듯한 절묘한 타이밍에 나온 영화다. 영화의 흥행을 타고 신 총괄회장 처가의 A급 전범 관련설은 급속도로 퍼져나갔다.

롯데는 이번 사태가 터지고 나서야 이 주장에 대해 전면 부인에 나서며 시게미쓰 하츠코는 시게미쓰 마모루와 무관하며 신 총괄회장의 일본 성을 따랐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신 총괄회장이 시게미쓰란 성을 쓴 것도 일제강점기 당시 영산 신(辛) 씨 일가가 시게미쓰로 창시개명 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과연 진실이 무엇인지는 숙제로 남겨져 있다.

하지만 신 총괄회장 처가의 시게미쓰 마모루 관련설과 별개로 롯데가 일본 기업이란 국민적 인식은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 한국 롯데의 지주사격인 호텔롯데 지분의 99% 이상을 일본 롯데 계열사들이 장악하고 있다는 명백한 사실 때문이다.

신동빈 회장이 두 번이나 대국민 사과를 하며 롯데는 한국 기업이라고 강조해도 이 사실을 가릴 수 없다. 신 회장은 한국에서 매출의 95%가 일어난다고 말하지만 배당금이 일본으로 빠져나가는 것을 감출 수 없다. 그 외에도 과거, 롯데는 일본 기업이라는 이유로 막대한 세금을 면제받은 사실을 역사가 기록하고 있다. 롯데는 여전히 불투명한 지배구조와 일본 기업이란 지적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국민들의 분노와 적개심은 '암살'의 총구처럼 앞으로도 롯데를 향할 것으로 예상된다.

'암살'에서 일본이 패전하고 해방이 되자 독립군들은 "집에 가자!", "집에 가자!", "집에 가자!"라고 외친다. 이 모든 사태가 마무리 되고 롯데 오너가 사람들이 돌아갈 집은 어디인가. 롯데의 실체, 그 집은 답을 알고 있다.

[더팩트 | 권오철 기자 kondor@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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