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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궁정쿠데타] 신동빈, 韓 '반 롯데' 日 '신동주 반격' 뚫을 수 있을까?
입력: 2015.08.12 05:22 / 수정: 2015.08.12 05:22

한국에서도 일본에서도 신동빈 아 괴롭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한일 양국 롯데그룹의 원톱 자리를 지키고자 동분서주하고 있다./남윤호 기자
한국에서도 일본에서도 신동빈 '아 괴롭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한일 양국 롯데그룹의 원톱 자리를 지키고자 동분서주하고 있다./남윤호 기자

신동빈, 한국과 일본 전방위 압박 극복 카드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사면초가에 빠졌다. 한반도와 일본 열도, 어느 한 곳도 소홀히 할 수 없는 처지다. 한국에선 경영권 분쟁으로 시작된 사태가 국적 논란과 국부 유출 의혹으로 이어지며 국민의 반(反) 롯데 감정을 고조시키고 있다. 정부의 움직임도 심상치 않아 국세청과 관세청, 공정거래위원회, 금융감독원 등 모든 채널이 베일에 싸인 롯데그룹의 수상한 지배구조와 거래 관행에 대한 조사에 돌입했다. 정계도 재벌 개혁을 위한 롯데법 발의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여기에 이번 사태의 불을 지핀 형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일본에 넘어가 롯데그룹 핵심 투자회사인 L투자회사의 등기 변경 신청을 하는 등 반격을 위한 준비에 들어갔다.

신 회장은 전방위로 검게 드리운 먹구름을 걷어내고 '원톱'에 오를 수 있을까.

◆ 신동빈, 韓 '반(反) 롯데 확산'엔 "죄송합니다" 고개 숙이고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한국에 만연해 있는 국민적 반감을 불식시키고자 대국민 사과 성명을 발표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한국에 만연해 있는 국민적 반감을 불식시키고자 대국민 사과 성명을 발표했다.

신 회장이 11일 오전 11시께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 2층 크리스탈볼룸에서 그간 벌어진 일련의 사태에 대한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했다. 그리고 롯데그룹의 국적을 "한국"이라고 공고히 하며 문제로 꼽히는 롯데그룹 내 비밀스러운 지배구조를 투명하게 개선하겠다고 선언했다.

형제간 싸움으로 시작된 경영권 갈등이 부자(父子)간 전쟁으로 치달으면서 '반(反) 롯데 불매운동' 등 국민적 반감이 고조되고 그룹 이미지가 악화되는 상황에서 국민들에게 공식 사과하고 사태 수습을 위한 약속을 한 것이다.

이날 신 회장은 고조돤 국민적 반감을 염려한 듯 유창하지는 않지만 한국어로 대국민 사과문을 읽어내려갔다. 그리고 3가지 개선안을 약속했다. 그가 꺼낸 해결 열쇠는 ▲롯데호텔의 일본계열 회사 지분 비율 축소 ▲순환출자의 80% 이상을 연내 해소해 투명성 제고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태스크포스팀 출범과 기업문화개선위원회 설치 등이다.

특히 신 회장은 호텔롯데를 상장하고, 그룹의 복잡한 순환출자를 연내에 80% 이상 해소한다는 방침이다.

그는 "롯데호텔에 대해 일본 계열 회사들의 지분 비율을 축소하겠다"면서 "주주 구성이 다양해지도록 기업 공개를 추진하고 종합적으로 개선 방법을 찾을 것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416개 달하는 롯데그룹의 순환출자 고리와 관련해 "남아 있는 순환출자의 80% 이상을 연말까지 해소하고 중장기적으로 그룹을 지주회사로 전환해 순환출자를 완전히 해소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주회사 전환에 금융 계열사 처리 같은 어려움이 있다"면서 "대략 7조 원의 재원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그룹 순수익의 2∼3년치에 해당하는 규모"라고 말했다.

신 회장은 이어 그룹 내 지배구조 개선 태스크포스를 출범시키는 한편 기업 문화 개선위원회도 설치하는 등 구체적인 후속조치에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여전히 짙게 드리운 롯데그룹에 대한 반감을 잠재우기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미 롯데 전반을 지배하고 있는 L투자회사의 존재가 드러나면서 '일본 기업'이란 이미지가 각인된데다가 롯데 전 계열사에 대한 불매 운동이 계속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 日 '신동주 반격'은 어떻게 막을까?

한일 양국 롯데그룹 세력 구도를 장악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형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의 반격을 어떻게 막아낼까?
한일 양국 롯데그룹 세력 구도를 장악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형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의 반격을 어떻게 막아낼까?

신 회장이 국내에서 동분서주하며 반 롯데 감정을 잡으려는 사이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과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은 신 회장을 쓰러트릴 반격 준비에 나섰다.

11일 일본 법무성에 따르면 신 전 부회장이 하루 전날인 10일 오전 10시께 일본 법무성에 L투자회사 12곳 가운데 9곳(L1·2·3·7·8·9·10·11·12)에 대해 이의신청 성격의 새로운 변경 등기 신청이 접수했다.

이는 지난 7일 신 회장에 대한 법적 대응을 예고한 신 전 부회장이 일본에 도착해 신 총괄회장의 위임장을 첨부해 접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법무성 등기변경 신청서에는 대표이사 직인과 함께 위임장이 첨부돼야 한다.

신 전 부회장이 등기 변경을 신청한 9개의 L투자회사는 신 총괄회장이 단독 대표이사로 있던 곳으로 지난달 31일 신 회장과 공동대표로 등기돼 있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일본 법무성은 이 문제의 9개 L투자회사에 대해 10일부터 관련 등기 열람과 등본 교부를 중단한 상태로 등기사건을 처리하고 있다. 이 9개 회사의 공식적인 검토 작업은 짧으면 3~5일에서 늦으면 11일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L투자회사는 그간 롯데그룹의 핵심 지주사로 지분 구조 등이 베일에 싸여 있었다. 신 회장이 대국민 사과에서 설명한 내용에 따르면 이 회사는 일본 롯데의 각 계열사가 세금을 줄이고자 지주사로 전환하거나 투자사와 합병하면서 탄생한 회사들이다.

여기에 호텔롯데의 지분 72.65%를 보유하고 있어 사실상 경영권 승자의 분수령이 될 것이란 전망이다.

앞서 신 전 부회장은 일본 출국길에 오르기 전 "아버지가 동생이 멋대로 L투자회사 대표이사에 취임해 화를 내셨다"며 "일본에서 신동빈 회장을 상대로 법적 대응에 나서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형의 반격을 보고만 있을 신 회장이 아니다. 이미 일본 롯데홀딩스 이사회의 마음을 사로잡은 신 회장이 신 전 부회장과 상의도 없이 주주총회 일자를 정한 것이다.

이날 대국민 사과를 발표가 끝난 뒤 롯데그룹은 "오는 17일 '사외이사 선임의 건'과 '기업지배구조(corporate governance) 등'의 안건으로 일본 롯데홀딩스의 주총이 열린다"고 갑작스레 발표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장소와 시간 등은 "비공개"라고 밝히며 "신 전 부회장이 제출한 안건은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갑작스러운 주주총회 발표에 대해 일각에선 신 회장이 반격에 나설 신 전 부회장의 묘수를 계산한 '선수 치기'라고 보고 있다. 이미 한국과 일본에서 거대한 세력을 형성한 신 회장이 굳이 주주총회를 열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결국 그룹 개혁이란 명분을 내세워 일본 롯데 분위기를 다시 한번 재정비하기 위한 목적이라는 분석이다.

사실 신 회장은 이미 지난달 28일 신 총괄회장의 일본 롯데홀딩스 이사 해임 지시에 바로 긴급 이사회를 열어 신 총괄회장에게 넘어갈 거 같던 판세를 엎은 바 있다.

[더팩트| 김아름 기자 beautiful@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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