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팩트

  • HOME >NEWS >경제 >경제일반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글자크게
    • 글자작게
    • 인쇄하기
    기사제보
[롯데 궁정쿠데타] 신동주 "아버지, 신동빈한테 무시당해 화가났다"
입력: 2015.07.30 10:29 / 수정: 2015.07.30 13:30

신동주 vs 신동빈 주주총회서 격돌 지난 1월 해임된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장남)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차남)이 곧 있을 주주총회에서 임원교체를 두고 대격돌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주주총회 날짜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더팩트DB
신동주 vs 신동빈 '주주총회'서 격돌 지난 1월 해임된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장남)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차남)이 곧 있을 주주총회에서 '임원교체'를 두고 대격돌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주주총회 날짜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더팩트DB

"아버지, 신동빈 회장한테 무시당해 화가 났다"

"내가 억지로 신 총괄회장을 일본으로 데리고 간게 아니다"

"한일 (사업장)형제분업경영, 신동빈은 나와 생각이 달랐던 것 같다"

"신격호 회장, 경영자로서 판단능력 문제없다"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이 30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을 통해 자신의 입장을 털어놨다. 신 전 부회장은 창업자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92)의 장남이다. 그는 지난 27일 아버지를 제외한 모든 일본롯데홀딩스 임원들의 해임을 요구했다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이사회 반격'으로 하루만에 실패했다.

롯데가의 궁정쿠데타, 즉 창업주 장남과 차남의 골육상쟁은 사업기반인 국내는 물론 일본에서도 지대한 관심을 끌고 있다. 하지만 국내 언론에서 신동빈 회장측 주장이 부각되는 반면 신동주 부회장측 입장은 잘 알려지지 않아 <더팩트>는 신 전 부회장과 니혼게이자이신문의 일문일답을 가능한 범위에서 전재한다.

-지난 1월 말 일본롯데홀딩스의 부회장직에서 해임된 이유는 무엇인가

"내가 진행하고 있던 투자안건이 예산을 초과해서 회사에 손해를 입혔다는 이유다. 손해는 수억엔 정도였지만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나 쓰쿠다 다카유키 사장으로 의심되는 인물이 왜곡된 정보를 아버지에게 전달해 영구추방에 가까운 상태가 됐다"

-해임됐을 당시 어떤 상황이었나

"지난해 12월 중반, 매월 진행되는 영업보고를 위해 아버지를 방문했다. (아버지는) 상당히 화가 많이 나 있었고 어떤 이유인지 설명도 없이 내게 "그만둬라"고 했다.

다음 날 쓰쿠다사장이 신 총괄회장의 지시라며 '상무 이상 5명은 한국으로 가라'고 지시했다.

그러나 신 총괄회장의 지시는 있었지만 '해임'이라는 말이 나오지는 않았던 것 같다. 거기서 고바야시 전무가 "신동주 씨를 해임하면 되겠습니까"라고 입을 열자 (신 총괄회장)이 "그렇다"고 답한 것으로 알고 있다.

신 총괄회장은 한번 마음을 먹으면 아무 이야기도 듣지 않는 성격이기 때문에 쓰쿠다씨 등의 발언이 맞는 말이 아니라고 설명하는 데 애를 먹었다. 일주일에 1~2번은 직접 만나서 설명했다. 아무 이야기도 들어주지 않는 상태였지만 겨우 지난 5월 (일본) 연휴가 끝날 때 쯤이 돼서야 내 이야기를 들어주기 시작했다"

-이번엔 반대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을 해임하려고 했는데

"7월 들어 상황이 크게 바뀌었다. 쓰쿠다사장이 그동안 공적을 쌓아온 임원 등을 1년간 9명이나 해임시킨 일에 아버지는 크게 화를 냈다. 그리고는 7월 3일 직접 그의 해임을 지시했다. 그러나 그 다음주 쓰쿠다사장은 평소처럼 출근했다.

신동빈 회장도 중국사업부터 한국롯데의 업적을 (아버지에게) 제대로 보고하지 않고 있었다. 신 회장이 한일양국 롯데의 경영을 모두 본다는 신문기사가 났지만 아버지는 전혀 알지 못했다. 그래서 (아버지는) 7월 18일 신 회장을 일본롯데홀딩스 임원직에서 내려오라며 해임을 지시했다. 하지만 신 회장은 아버지를 직접 찾아오지도 않고 그만두지도 않았다. 아버지는 (신 회장에게) 무시당한 일로 화가 났고 "내가 직접 (일본에) 가서 해임을 전달하겠다"며 일본으로 건너갔다"

-지난 27일 도쿄 롯데본사에서 어떤 일이 있었나

"(신 총괄회장을 제외한) 6명의 임원들을 해임하고 집행위원 4명을 선임하는 인사를 발령했다. 아버지가 퇴사한 뒤 없던 일이 되기 했지만...

롯데 인사는 창업 이래 신 총괄회장이 전부 결정해왔다. 이번 인사에 관해서도 아버지의 지시서가 있다. 인사는 통상 구두(口頭)로 행해져왔고, 이번처럼 서류에 사인까지 하는 케이스는 거의 없다.

신 총괄회장은 계속해서 신동빈 회장 등을 내쫓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그들이 이를 듣지 않았기에 일본에 직접 건너가 말하려고 했던 것이다. 내가 억지로 신 총괄회장을 데리고 간 게 아니다. 아무도 신 총괄회장의 의지에 반해 억지로 데리고 갈 수 없다"

-신동빈 회장은 신 총괄회장을 만난 적이 없나

"(신동빈 회장은) 27일에도 본사에 있었지만 아버지가 불러도 나타나지 않고 자신의 방에 계속 틀어박혀 있었다. 아버지는 지팡이를 짚고 신 회장의 방 앞까지 갔지만 신 회장은 문을 걸어잠그고 불러도 대답하지 않았다"

-신 총괄회장은 92세라는 고령인데, 건강 상태는 어떤가

"1년 반정도 전에 골절로 인해 수술을 한 적이 있다. 한때 휠체어를 타고 다녔지만 지금은 지팡이만 짚고도 걸을 수 있다. 경영자로서 판단능력에는 문제가 없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날 해임한 뒤 신동빈 회장도 "신 총괄회장의 판단"이라고 말했다. 한일 롯데 모두 (신 총괄회장의) 판단을 우러러보고 있다"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왼쪽)과 그의 장녀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이 곧 있을 주주총회에서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둘 중 누구 편을 들어줄지 귀추가 관심이 몰리고 있다. /더팩트DB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왼쪽)과 그의 장녀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이 곧 있을 주주총회에서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둘 중 누구 편을 들어줄지 귀추가 관심이 몰리고 있다. /더팩트DB

-일본 롯데의 경영간부는 왜 신동빈 회장 편에 선 것인가

"(신동빈 회장은) 창업 이래 줄곧 근무해오던 토박이 임원들은 모두 내치고 쓰쿠다사장이 발탁한 인물로 모두 교체해버렸다. 지금 남아 있는 임원들 가운데 공장을 직접 경영해본 경험이 있는 사람은 단 한 명도 없다. 즉, 어떤 문제가 생기면 사안의 중대성을 파악하는 능력이 없다. 이 점이 무척 걱정된다. 식품업체가 한 가지 사고만 일으켜도 바로 망할 수 있는 시대다. 기술(실무)을 아는 사람이 필요하다.

가을이 되면 과자업체는 신제품을 내놓는다. 그러나 롯데는 개발이 지체되고 있어 거의 신제품 출시가 불가능한 상황이다. 기업은 어느 정도 위험을 감수하면서 설비투자를 한다. 성공한다는 보증은 없지만, 위험을 감수하고 도전하지 않으면 획기적인 상품은 나오지 않는다. 투자를 결단해야할 상황이지만 은행출신 사람이 경영층에 있어 실패를 감수하지 않는 방침으로 바뀐 것 같다. 어느 누구도 새로운 일을 감행하려고 하지 않는다. 디자인과 신제품도 결정하지 못하고 기계구입조차 진행하지 못하는 상황이 돼 가고 있다"

-신동주씨는 일본, 신동빈씨는 한국을 맡아 형제분업이 이뤄지고 있다고 생각했다

"나는 지금껏 그럴 생각으로 해오고 있었다. (신동빈 회장의) 일에 끼어들거나 사업을 방해한 적은 없었다. 그러나 신동빈 회장 측은 나와 달랐던 것 같다

-하지만 신동주씨가 불문율을 깨고 한국 롯데제과의 주식을 사들였다는 이야기도 있다

"사실이다. 그러나 오해가 있다. 이 건은 신 총괄회장으로부터의 지시였다. 2013년 아버지로부터 회사 주식을 사들이라는 지시를 받았다. 신동빈 회장에게 대항해서 주식 보유율을 높이려고 한 것은 아니다"

-주주총회를 열기 위해 본격적인 행동에 나서는 것은 언제인가

"최대한 신속하게 진행하려고 생각하고 있지만 이사회 결의가 없으면 불가능하다. 총회에서는 임원들의 교체를 제안할 것이다. 일본롯데홀딩스의 결의권은 아버지가 대표를 맡고 있는 자산관리회사(광윤사, L투자회사 등)가 33%를 갖고 있다. 나는 2%에 채 달하지 않지만, 사원주주회가 32% 넘게 갖고 있는 주식을 합하면 3분의 2에 달한다. 신동빈 회장이 갖고 있는 일본롯데홀딩스와 자산관리회사의 결의권은 나보다 적다.

사원주주회는 지난 27일 이사회를 열고 임원해임에 찬성하기로 했다. 그러나 사원주주회 이사회장은 직을 박탈당했다. 신동빈 회장 측의 이사장이 나설 가능성도 있다"

[더팩트 | 김민수 기자 hispirit@tf.co.kr]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이메일: jebo@tf.co.kr
▶뉴스 홈페이지: http://talk.tf.co.kr/bbs/report/write
- 네이버 메인 더팩트 구독하고 [특종보자▶]
- 그곳이 알고싶냐? [영상보기▶]
AD
인기기사
  • BIZ & GIRL

    • 이전
    • 다음
 
  • TOP NEWS

 
 
  • HOT 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