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철길 SK이노베이션 대표, 혐의 부인 이규태 일광공영 회장과 함께 1000억 원대 방위사업 비리 혐의를 받고 있는 정철길 SK이노베이션 대표가 첫 공판준비기일에 출석해 혐의를 부인했다./더팩트 DB |
'방산비리 의혹' 정철길 SK이노베이션 대표, 혐의 부인
이규태 일광공영 회장과 함께 1000억 원대 방위사업 비리 혐의를 받고 있는 정철길 SK이노베이션 대표가 첫 공판준비기일에 출석해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20일 오전 10시 서울중앙지법 형사30부(재판장 이동근) 심리로 열린 첫 공판준비기일에 정철길(61) SK이노베이션 대표가 출석해 방위사업청을 상대로 공군 전자훈련장비(EWTS) 납품 대금을 속인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정 대표 측 변호인은 "정 대표는 정보통신(IT)산업에 대한 사전지식이 없는 상태에서 SK C&C의 공공-금융사업부문장으로 임명됐고, 전임자로부터 EWTS 사업에 대한 인수인계도 받지 못해 실무자 의견을 따를 수 밖에 없었다"며 "당시 업무영역이 넓었고 주로 금융 프로젝트에 주력했기 때문에 EWTS 도입사업에는 구체적인 관심을 두지 않았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SK C&C는 EWTS 도입 사업 과정에서 하청업체에 불과해 방사청을 속일 수 있는 위치도 아니었다"며 "대기업인 SK그룹이 국가를 상대로 조직적으로 사기를 벌일 이유도 없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지난 2009~2012년 SK C&C 공공·금융사업부문장으로 있으면서 이규태(65) 일광공영 회장과 공모해 EWTS의 통제·주전산장비(C2) 프로그램을 개발한 것처럼 방사청을 속인 혐의를 받고 있다.SK C&C는 일광공영이 주도한 EWTS 사업에서 핵심 소프트웨어 국산화를 맡은 국내 유일 국내협력체였다. SK C&C는 EWTS관련 장비를 신규 연구·개발한 것처럼 속여 납품했지만 실제로는 타사가 개발한 기존 제품을 싼 값에 구입해 납품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SK C&C는 협력업체로 선정된 대가로 하청 물량의 32%를 일광공영이 지정하는 업체에 재하청하며 재하청업체가 C2를 국산화하지 못해도 책임을 묻지 않는다는 내용의 이면 계약서도 체결했다. 실제 C2의 국산화는 성사되지 않은 채 9617만 달러(약 1108억 원)의 사업비가 일광공영 및 SK C&C로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날 재판부는 이규태 회장에 관련된 방산비리 혐의, 저작권법 위반, 사립학교법 위반, 여배우 클라라를 협박 혐의를 모두 병합 심리했다.
[더팩트 | 권오철 기자 kondor@tf.co.kr]